우리 집은 어디 있을까?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집에 대한 필요성을 사실 느끼지 못했습니다.
결혼을 한 후 에도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집에 대한 것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지인들이 초대한 집들이로 흘러갑니다.
그렇게 집들이를 갈 때면 우리는 네이버 부동산으로 여기는 얼마일까?
검색을 해보면 상상하지도 못하는 금액이 나옵니다.
둘이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세상에 이렇게 비싼 집들이 있구나!
어떻게 이런 곳에 사는 것일까? 설마 돈을 다 모아서 샀을까?
부모님이 사준 것일까? 둘이서 이리저리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궁금증이 정말 많았지만 막상 당사자에게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아파트에 들어가니 세상에 멋진 차들은 다 모여 있는 주차장입니다.
혹시나 사고가 나면 안 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였습니다.
우리 집과 비교하면 입구부터 모든 것이 다릅니다.
주차를 하는데 앞 차가 있으면 전화해서 내일 몇 시에 나가시는지
물어보고 저보다 일찍 나가시면 그분을 기다렸다가
차를 바꿔서 주차를 해야 하는데 이곳은 편하게 주차장에 주차만 하면 됩니다.
입구에 들어올 때부터 어디에 왔는지 확인 작업을 하고
주차장을 발급해서 차에 올려 둬야 하는데 우리는 그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차에서 짐을 옮기려면 힘들게 몇 번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여기는 주차장 바로 앞이 승강기로 바로 옮길 수 있습니다.
비교를 하려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는데
탑 층이라 그런지 계속 올라갑니다.
도착하자마자 밖을 보니 멋진 야경이 눈앞에 있습니다.
이런 곳은 연예인이나 고위층만 사는 곳인 줄 알았는데
아내의 친구가 살고 있으니 아내의 마음은 어떨지 더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더 열심히 살자!라는 다짐이 마음속 깊이 새겨집니다.
벨을 누르니 문이 자동으로 열립니다.
우리는 문까지 와서 작은 구멍으로 누군지 쳐다보고 열어 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하나하나가 다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집에 들어가는데 네 발자국이면 다 돌아다닐 수 있는
우리 집에 비하면 이곳은 궁궐입니다. 이렇게 큰 집은 처음 와보았습니다.
인사를 하고 들어가니 고급스러운 소파, tv, 식탁, 장식품들이 눈에 보입니다.
소파는커녕 식탁도 우리는 접이식 2인용인데
여기는 나무를 그대로 잘라서 가져온 것 같은 6인용입니다.
집을 구경시켜 주시는데 감탄사가 목구멍 위로 계속 올라왔지만
꾹꾹 눌러서 못 나오게 만들고 멋집니다!라고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계속 도착을 하고 다 같이 모여 집들이를 시작했습니다.
고급인지는 잘 모르지만 딱 봐도 고급처럼 보이는 접시가 식탁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접시에 음식을 담아서 그런지 맛도 맛있습니다.
음식도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주차장에 내려왔습니다.
혹시나 아내 친구들이 나의 차를 볼까 봐 서둘러 차에 올라탑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아내에게 대화를 꺼내려고 하는데 대화가 쉽게 나오질 않습니다.
우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차에서 내려서 언덕을 힘들게 올라가야 합니다.
그 누가와도 들어갈 수 있는 출입문으로 들어가 도어록도 아닌
열쇠로 자물쇠를 열고 집으로 들어가서 두 발자국으로
안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었습니다.
오면서 이야기하지 못한 대화를 꺼냅니다.
나 : 자기 친구 집 진짜 좋더라.
아내 : 응. 그 친구는 예전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어.
나 : 어떻게 그런 집을 샀을까?
아내 : 남편이 의사이고, 집에서 도와주신 것 같아.
나 : (안도의 한숨) 아 의사시구나.
아내 : 오래 연예도 했고 돈도 많이 모아 둔 것 같아.
나 : 나도 더 열심히 살아서 우리도 누군가 집에 초대하자.
아내 : 나 부러운 거 없어. 이제 시작인데 하나씩 성장하면 되지.
나 : 그래.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와줘서 고맙고 미안해.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면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녹물로 인해 갈색으로 바뀐 필터를 보며 열심히 노력해서 이곳을 떠나보자.라고
또 다짐을 하였습니다.
친구 집들이를 다녀온 이후부터 집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어디를 갈 때면 저렇게 많은 아파트, 빌라, 주택들이 많은데
우리 집은 어디 있는 것일까? 여기는 얼마일까? 몇 년을 모아야 사는 곳이네 하면서
계속 집값을 체크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여행을 지방으로 가게 되면 어? 이곳은 살 수 있겠다! 하면서
우리도 살 수 있는 곳이 있구나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 될지 모르는 그날에 우리가 집을 산다면 우리를 초대해 준 분들을
초대해서 대접을 해 드리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집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긴 버릇이 있었습니다.
혹시 지인을 만나게 되면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집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집을 사게 되었는지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들
각자 다르게 집을 사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편한 지인에게 어떻게 해야 집을 살 수 있는지 물어보니
우선 책을 몇 권 추천해 주었습니다.
그 책을 다 보고 난 다음 다시 대화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지인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서점에서 말한 책들을 포함해서 5권의 부동산 책을 사서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는 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신기했습니다.
근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에는 내가 집을 산다고?
설마 이렇게 시작을 했습니다.
점점 어? 나도 살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점점 변화되고 있는
나 자신이 신기했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아내에게 이렇게 집을 살 수 있는 방법도 있어.
또 이렇게도 살 수 있는 방법도 있어. 하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집을 사려면 돈이 필요했습니다.
목표가 생기니 어떻게든 그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하고 있던 가계부도 더 열심히 쓰게 되고 적금도 들고
더 작게 계획을 세워서 올해는 얼마까지 저축한다.
몇 년 후에는 얼마까지 종잣돈을 만든다. 이렇게 주문을 계속 외웠습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기에 무작정 했던 것 같습니다.
밑으로 내려가는 것보다 위로 올라가는 것만이
우리가 더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때 그렇게 독하게, 때론 치열하게 돈을 모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똑같이 하라고 한다면 못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습니다.
단 하루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좋습니다. 혼자였다면 못했을 것입니다.
아내와 함께 이기에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아내에게 그때 힘들였는데 표시도 안 내고
묵묵히 나를 응원해 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면
아내는 그때 그렇게 안 힘들었는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 마저도 고맙습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예전에 살았던 그곳에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웃으면서 그땐 그랬지? 하면서 추억에 잠시 빠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