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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현 Nov 23. 2019

'SNS'

아무것도 아닌 단어 하나

나는 SNS를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이 SNS를 시작하기에 덩달아 나도 시도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곧 SNS 세상을 떠났다.


그만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공포였다. 무언가를 올려야 한다는 귀찮음도, 다른 이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번잡스러움도, 나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아니었다.

나는 SNS 세상에서 공포를 느꼈다.


SNS를 시작하며 다른 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 다른 이들의 계정에 들어갔다. 지인의 계정도, 모르는 이의 계정도 보게 되었다.


모두가 웃고 있었다. 멋진 장소에서, 좋은 물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그들은 모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밝게 웃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보며 웃을 수 없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없다. 우리가 무릉도원, 낙원, 유토피아, 천국을 꿈꾸는 이유는 현실에 없는,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SNS 세상은 그 상상 속 세계와 비슷해 보였다. 모두가  멋진 곳에서 좋은 물건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을 누리는 그런 세상. 말 그대로 이상향이었다.


그런 세상이 있을까? 그것도 현세에?

지금 이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매일매일 눈으로, 기사로 보고 있는 내게, 그곳은 모두가 행복이라는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무도회장 같아 보였다.


너도 행복하고 쟤도 행복하니 나도 행복해야 해라고 외치듯..


왜 좋은 모습만을, 혹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올리면 안 되는가라고 누군가 물어볼 수도 있다.

모두가 언제나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다. 그런 인생은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분명 힘들고 슬픈 순간이 온다.


그때 SNS 세상은 그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모두가 행복한 모습? 너만 행복하지 않으니 너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다는 무언의 압박?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 믿는 나에게 SNS 세상은 모두가 행복하다는 자신의 말만 하는 곳 같았다.

그래서 나는 SNS 세상이 무서웠다.

다른 이에게 아무것도 아닌 단어 SNS가 나에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여전히  행복한 이들로만 가득한 SNS, 나는 그곳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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