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실시간 임신일기#1

feat. 두개의심장

by 지켜보는사람



#1. 임신

야간당직을 하고 아직 여전히 리즈를 실시간으로 갱신중인 겨울 동장군의 매서운 칼바람을 만끽하며 퇴근준비를 하고있던 찰나에 핸드폰으로 와이프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 오빠야, 선물줄거 있으니까 빨리온나 "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와이프의 목소리는 선물을 준다는 단어와는 다르게 매우 담담한어조였다.


와이프와 다년간의 연애생활과 아직은 짧지만 2년간의 결혼생활동안 쎄한느낌이왔다. 뭐지? 뭔가 이상하다. 나 뭐 잘못한게있나? 아닌데 잘못한거없는데..

선물이라고말을 들어도 일단 출근전까지 집에서 지나온 발자취를 회상해본다. 불도 다 껐고, 내가먹었던거 설거지도 해놨는데 뭐지... 수건도 제자리에 놔뒀는디..

약간의 불안함과 함께 퇴근을 했다.

하지만 나는 불안함을 그리 오래 담아두지않는다. 10분도 채 되지않아 퇴근길속 차안에서 울려펴지는 잔잔한 시티팝과함께 사라졌다. 찬 바람과 새벽에 잔잔하게 가라앉은 아스팔트냄새가 다시 올라오는 아침 모두가 출근할때 집으로 퇴근하는 느낌은 매번 기분이좋다. 후후후

물론 저녁엔 이 상황이 바로 역전되버리긴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즐거우니 중요치않다. 아침 퇴근길 여유롭게 즐기며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고 아까의 불안감은 싹 사그러진채 기분좋게 집으로 올라갔다.


'띠띠띠띠띠띡 띠리리 ♫ ♪ ♩♬~ '


경쾌한 도어락 열리는 소리와함께 들어갔고 신발장바로앞엔 와이프가 떡하니 서있었다. 그리고 담백하게 나에게 말했다.


" 오빠 , 나 두줄이야 "


" 코로나가? 내 그랄줄알았다. 진즉 테라플루 (물에타먹는 감기약) 한개 타서 마시라했다이가 ㅋㅋ 언능 드가 방에가서 누워 쉬라 ㅋㅋ"


"(한숨을쉬며) 아니 ! 반피야 ! 임신테스트기가 두줄이라고 ! "


"아~ 그라면 임신테스트기 두줄이라고 말을했어야지 헷갈맀다이가."


...

...


.......


응? 음.. 어? 오오???????

순간 양팔을 번쩍들고 두발을 동동 구르면서 와이프를 있는힘껏 앉아주었다.

와이프는 임신테스트기 상으로 두줄이라 병원으로가서 직접 진단해봐야지 확실한지 아닌지 알수있다고 가까운 병원으로 가보겠다고 했다.

나도 따라가겠다고 하니 와이프는 그냥 혼자갔다올게 라고 덤덤하게 나에게 말했다. 집에서 2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여성의원이 하나있어서 와이프는 그곳으로 갔다오겠다고했다. 그리고 1시간 남짓 뒤에 다시 집으로 들어온 와이프는 나에게 초음파사진을 한장보여주었다.


검은방 안에서 혼자 밝게 빛나고있는 하얀빛.


7주차라고 한다.

아직까진 어안이 벙벙하다. 나는 어디론가 조용히 들어갔다.

그리고 걱정이 들기시작한다. 돈도 얼마 못버는데 아기를 잘 키울수있을까? 이직을 하거나 일을 새로구해야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겹치긴했지만 그런 고민은 아주 잠깐이였다. 돈은 중요하지만 그리 중요하지않다. 현재의 내능력으로 돈을 많이벌기위해선 몸이 갈려나가는 일을 할수밖에 없다. 그러면 아기가 크기도 전에 내가먼저 병상에 눕거나 사라져 버릴지도모르지. 그리고 직장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집에오면 아기를 볼수도없을뿐더러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나는 나대로 몸과 마음이 고단한 상태가 지속이될것이고 이는 아기에게 부정적인 영향으로 옮겨갈것이다.

결정했다. 이후 태어날 아기 그리고 와이프를 위해선 돈이 작을지언정 일이끝나고 가정에쏟을 애너지를 챙길수있는 밸런스좋은 지금의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리고 귀찮아서 뒤로 미루어두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아기를 가지고있는 임산부는 여러가지 호르몬변화와 알수없는 여러증상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것이다 이걸 서포트 하는게 현재의 내역할일것이다.

나는 게임을 해도 서폿을 좋아한다. 힐러를 좋아하기도하고 앞에서 든든하게 탱킹해주는 탱커역할도 좋아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뒤에서 우리팀이 이길수있게 지원하는것을 좋아한다.

지금의 우리팀은 와이프다. 물론 올해 태어날 아기도있겠지만 나에게 첫번째는 와이프다. 그리고 현재 와이프는 임신을 했고 심리상태가 오르락 내리락한다 그렇다면 내가 할것은 간단하다. 와이프를 정신적으로 지지해주고 스트레스를 최소화 해주면 된다. 훗.. 임신 서포트 뭐 별거없네 괜한걸 걱정하고있었어.. 후후


" 오빠 !!!!! 아, 뭔 똥간에서 뒤졌나 왜이래 안나오노!!! 우째된게 변소만들어갔다하면 나올 생각을 안하노!!! "



벌써부터 나의 해피타임이 방해받는군. 후후.. 쉽지않군





#2.태명


태명을 짓는건 고민할 필요가없었다. 와이프가 임신사실을 알리기 2주전쯤이였나 누나에게 전화가왔었다.


" 야 ! 니 혹시 뭔일없나? 애를가졌다거나? 그런거 "


"응? 뭔 소리임 ? 그런거없음. "


"사실 내가 꿈을 꿨는데 우리가족 모두가 거실에 앉아서 이야기하고있었는데 그 거실에 커다란 두꺼비가 세마리 있더라. 그중에 하나가 초록색빛으로 반짝반짝 빛이났는데 그 두꺼비를 만질려고하던차에 내가 깼다. 이거 이거 태몽아이가 ! 니 뭐 있제? "


" 읎다 그런거 끊으라 "


" 아~ 뭐있는데.. 알겠다 "


나는 미신을 잘 안믿는다. 꿈해몽도 그렇고 점집에서 점을 보는것도 그렇고 사주역시 믿지않는편이다.

왠지 사주나 점괘그리고 꿈해몽을 보면 괜히 그런쪽으로 스스로 내가 움직여주는것같은 불쾌감에 더더욱 외면하는편이다.


그리고 2주뒤에 와이프가 나에게 임테기를 보여주었다.

오.. 지쟈스.. 그게 진짜 태몽이라고?

비록 안정기가아닌 7주차이긴하지만 누나네 가족이 출국하기전에 가족이랑 다같이있을때 알리기로 와이프와 함께 입을 모았다.

하얀 봉투안에 초음파사진을 넣어서 친가로 들고갔고 어머니에게 봉투를 넌지시 건냈다. 어머니는 봉투를 받더니 안에는 확인도하지않고


"잘쓸게 !"


라고 하셨다. 돈인줄 알았나보다.


"엄마. 그게 뭔지알고 잘쓴다고 하노 "


" 돈아니가? "


" 한번 열어봐라 "


하얀봉투를 스윽 열어본 어머니는 이내 굳으셨다. 그리곤 정신을 다시 차리고


" 엄마야 ! 엄마야 ! "


엄마가 엄마를 부르다니 나란 효자놈. 대단해. 아기를 보고있던 누나는 (2025년 10월에 누나의 아기가 태어났다) 뭔데 뭔데? 하면서 뛰어와서 초음파사진을 확인하더니 엄마와 같이 똑같이 잠깐 굳었다. 그리고선


"으아아악!! 경아 경아 ! (경아는 내 와이프의이름이다) "


와이프를 부르면서 두손을 번쩍들고 두발을 통통거리면서 뛰어가서 부둥켜안고 울었다. 와이프도 연애때는 눈물이 많지않았지만 결혼하고난뒤부터 감성이 풍부해졌는지 눈물이 많아졌다. 결국 누나의 울음에 와이프도 같이 울었다. 화장실에 앉아서 큰일을 보고있던 매형도 화장실안에서


" 축하한다 축하한다 !! "


라고 말을 해주었다. 이렇게 단전에서 우러나오는 축하를 받다니 부러운걸...누나는 아기를 보더니


"니 쫄따구생겼다 좋겠네 "


동생의 아기를 쫄따구라고 하다니.. 하지만 맞는말이다. 쫄따구지뭐..

누나는 내심 걱정했었다. 누나역시 많이 늦은 나이에 아기를 가졌었는데 우리가족중에 아기는 누나 아기 한명밖에없었다. 그러다보니 추후 20년에서 30년뒤에는 가족중에 또래가없고 사촌도 없는데 혼자서 너무 외로울거같다고 많이 우울해하기도했었다. 그러던찰나에 와이프가 임신을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

누나랑 매형은 나와 와이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거 느그 다가져가라 ! 당근할생각이였는데 그럴필요가없네 이제! 싹 가져가라 이거 다 새로산거다이거 "


오.. 개이득.

아기용품들도 하나하나 모아두면 굉장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렇게 또 다가져오는군 기꺼이 쫄따구가 되어드리지.

그렇게 기쁜소식과함께 가족이랑 저녁을 먹으면서 태명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고민없이 말했다.


"꺼비 어떻노 꺼비 .ㅋ 누나가 두꺼비를 봤응게 꺼비지 꺼비 "


와이프랑 누나는 밥을 먹다가 돌씹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와이프는 내게 말했다.


"뜻은 좋은데 뭔가 발음이 그릏다이가 만약 남자가 아니라 딸래미면 꺼비라는 발음은 좀 그릏지않나? "


"흠... "


맞는말이다 뭔가 촥촥 감기긴하는데 뭔가 그릏다. 고민하던찰나에 와이프가 해답을 내주었다.


"꺼비 를 조금 이쁘게 다듬어서 꼬비 어떻노 꼬비 "


혜안이다.

아주 좋다. 꼬비 ! 누나도 매형도 엄마도 납득했다. 꼬비. 아주 깜찍하니 좋구만.


태명은 꼬비로 정했다.



꼬비 의 시계바늘은 이제 6주하고도 4일차다.


-fin








서폿은 내가 전담한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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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글은 담담하게 적었으나 실제로 임신결과를 알게된순간부터 글이 손에 잡히지않아서 발행날 발행하지못하고 일주일을 넘기고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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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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