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한달간의 병가를 허가받은 심장쪽으로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갔고 이두근거림의 원인을 찾기위해 내원했다.
10일 뒤에 심전도,초음파,운동부하검사,동맥경화검사를 받기로 예약후 터덜터덜 집으로 향했다.
제발 검사받기전 10일동안 아무일도없어야할텐데 무서울 따름이다.
이와중에도 심장은 빠르게 뛰었다가 멈췄다가를 반복한다. 실제로 심장이 그렇게 뛰는건지 내가 그렇게 느끼는건지는 알수없다.
물론 처음 들렀던 병원에선 부정맥심방세동을 진단받긴했다. 그리고 대량의 약을 받기도했지만 먹지않았다.
문득 그냥 약을 먹을까 생각도 들긴했지만 참았다. 죽는건 두려워하면서 또 약은 꾸역꾸역 안먹고 버티고있는것이다. 이렇게 모순적인사람. 그게바로나다.
첫번째로 나를 진료한 의사가 틀렸다는건 절대아니다. 다만 내가 인정하고싶지않았을뿐, 다만 딱 몇군데만 더 돌아다니면서 너 부정맥아니야 라고 말해줄 의사 찾기를 희망한것일수도..그만큼 간절했고 인정하고싶지않았다.
아무도없는 텅빈집안은 내가 가슴팍부여잡고 넘어졌을때 아무도 구해줄 사람이없다는 불안감에 여트때와 똑같이 이마트로 향했다.
이마트안 카페에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구경을 하고있었다. 마트카페에 앉아있을땐 특정상황이와도 나를 구해줄 사람이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이나 심정떨림은 크게 느껴지지않았는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심장이 매우 요동쳤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했다. 괜찮다. 괜찮다 를 되뇌였다. 아직 엎어질수는 없다.
나는 카페의자에서 벌떡일어나 음료를 정리하고난뒤 마트안으로 들어갔다. 좀 걸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하는 계산도있었다. 밖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마트안을 돌아다니는걸 선택했다. 물건을 구경하는척하면서 마트를 걸어다니며 이런저런 물건들을 보고있는데 문득 그런생각이 스쳤다.
고카페인은 심장에 좋지않은 영향을 주기때문에 여러가지 심장질환에 걸릴확률이 높아진다는 글을 본게 생각이났다.
확실히 지금의 나는 커피를 너무 자주마시고있었다. 그리고 코로나펜데믹때에 일할땐 레드불이나 몬스터 또는 핫식스 같은 초고카페인음료를 많이마셨다. 그리고 콜라도 엄청마셨다.
참 많이 마시긴했지...흠...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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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 이건가!!!!
이걸로인해 내심장이 바운스를 엇박으로 리듬을 타가며 뛰고있는건가!!!!
유레카!
이게 다 카페인때문이다. 이 나쁜카페인 녀석.
그렇다면 카페인을 끊으면 지금 이 상황을 조금은 타개할수있지않을까? 바로 실행에 옮긴다.
이제부터 담배에 이어 카페인도 끊어버리겠다!!!
카페인에 너무집중해서 그런걸까 뛰고있던 심장은 이내 가라앉았고 긴장감역시 내려앉았다.
카페인을 끊은지 2일차.
누가 담배끊기 어렵다고 했는가? 내 기준에 담배보다 더 끊기어려운건 카페인이다.
카페인을 끊기시작하면서 우리생활속에 정말 많은 카페인이 스며들어있다는걸 세삼깨달았다.
디카페인에도 카페인은 들어가있고 콜라, 녹차, 코코아분말, 초콜릿 뭐 기타등등 굉장히 많은 음료에 카페인은 소량 함유 되어있다. 그때당시의 나는 카페인이 나의 심장박동에 영향을 주고있고 그것때문에 이렇게 고생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아주 작은 카페인이라도 절대 입에 대지않았다. 음료를 고르기전엔 음료를 검색해서 카페인이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다확인하면서 카페인을 피했고 그결과..
마실게없는데?
아니지 마실게없다기보단 평생을 카페인 신경안쓰고 마셔재끼다가 이제 신경을 쓰려고하니 당장 마실게 없다고 느껴졌다.나는 본격적으로 카페인이 안들어가는 음료를 찾기시작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의 음료기업들과 카페들은 위대했다. 카페인이 안들어간 음료는 굉장히 많았고 여러 카페 역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해 카페인이 첨가되지않은 음료들이 항상 준비되어있었다. 카페인을 피하기위한 나의발악은 지금의 공황을 어느정도 극복하고난뒤 몇달 지나지않아 또다른 엄청난시련을 주었다.
카페인이 안들어가고 맛있는 음료는 많았다. 맛있는 음료.
그렇다 맛있는음료들의 공통점은 '설탕' 이 굉장히 많이 첨가된다는 사실. 카페인과 담배를 끊고 오는 무료함을 달달함으로 채우기시작했고 이 달달함은 곧 나의 췌장 성질머리를 더럽게 만들었다.
그랬다. 달달함으로 공허함을 채운나는 머지않아 '췌장의 난'으로 발발하게된다. 허나 지금의 나는 이런 일어날거라곤 상상도 못했고 그저 달달함이 나의 카페인과 흡연의 공석을 채우고있었다.
확실히 카페인을 끊은이후로 미미하지만 어느정도 효과는 있었던거 같다. 일종의 플라시보 일지도 모르겠지만 엇박으로 뛰던 내 심장은 정박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루에 몇번이나있던 긴장감도 그 횟수가 줄어들긴했다. 그냥 괜찮아질때가 되서 괜찮아진것일뿐일수도있고 진짜 카페인을 끊었기 때문에 그런건지는 잘모르겠다.
결론은 조금은 괜찮아졌다는것.
하지만 괜찮아졌을뿐 하루에도 몇번씩 긴장감과 두근거림은 잊을만하면 찾아와서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집에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계시면 나도 집에있고 집이 비어있으면 나역시 집에 있지못하고 밖으로 나가 사람많은 마트카페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두근거려도 의학관련 정보는 절대 검색하지않았다. 검색하는순간 자극적인 썸네일이 많고, 의학정보를 알면알수록 불안감은 더커졌기에 그냥 모르는게 약이라고 생각했다.
가장중요한건 의사들마다 하는말이 죄다 달랐다. 어떤의사는 이렇게 하셔야합니다. 또다른 의사는 이렇게 하시면 큰일납니다. 라고 말을 하니 그냥 지금당장 나를 진료하고있는 주치의말만 믿기로하고 검색따윈하지않았다.
집 -> 마트카페 -> 집 이런 루틴으로 10일을 보냈다. 10일동안 큰 증상은 딱히 없었고 그리고 카페인을 끊기 시작한 그시점부터 간헐적으로 두근거림과 긴장감이 노크했다가 문을 빼꼼 열고 들어왔다가 돌아갔을뿐 문을 확!! 열고 들어오진않았다.
10일이지나 검사날이되었다.
예정대로 심장초음파,동맹경화검사,운동부하검사를 했다. 신기한경험은 운동부하검사였다. 심전도검사하는것과 동일하게 가슴팍에 이것저것 붙히고 러닝머신위에서 걷기도했다가 뛰기도했다가 경사각을 만들어서 걷기도했다. 다른 검사를 할때는 긴장감이 어느정도있었는데반해 운동부하검사를 할때는 딱히 긴장감이 올라오진않았다. 그냥 힘들었다.
마지막으론 당연하게도 24시간 홀터검사를 진행했다. 가슴팍에 전자기기를 붙히고 미래인이되어 집으로갔다.
며칠후, 병원에 내원하여 긴장되는 마음으로 검사결과를 들으러갔다. 제발 아무것도아니길 빌고 또 빌었다.
의사는 나에게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으니 약을 먹어라고했다. 심장엔 이상없으니 혹시 또 심장이 두근거리고 긴장감이 올라오고 불안하면 심리상담을 한번받아보란다.
심리상담이라니... 이때까지 내가 느꼈던건 뭐지? 별안간 내가 거짓말쟁이가 된 기분이였다.
그렇게 떨떠름하게 알겠습니다. 하고 병원밖을 나와서 약국으로가 처방받은 약을 받았다.
약은 고지혈증약 즉, 콜레스테롤약을 받았고 다른걸로는 알프라낙스정이라는 약과 인데놀정 이라는 약을 처방받았다. 의사가 말하길 긴장감이느껴지거나 심장이두근거릴때'만' 복용하라고말했다. 굳이 챙겨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내심장엔 별다른문제는없었다. 공황인가? 라고 생각하기엔 의사가 직접적으로 '자네는 공황장애입니다.' 라고 딱 찍어 말하지도 않았다.
처방받은약을 가지고 터덜터덜 머릿속에 의문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서 의사가 한말을 곱씹으면서 눈을 붙혔다. '심장에 별다른 이상은없으니까 또 심장이 뛰거나하면 심리상담을 한번 받아보세요.'
그렇게 걱정했던 심장이 문제가없다고했다. 심장쪽으론 유명하다는 전문의가 그런말을 해주니 무언가 마음안에 큰 짐을 치워버린거같아 다행이라는생각에 오랜만에 깊은잠을 잤다.
의사의 이상없어요 라는 한마디가 그어떤 말보다 큰 위로가되었다.
심장도이상없고, 콜레스테롤수치가 좀 높지만 약처방받았고 혹시모를 두근거림에 대비해 약까지 처방받았다.
하지만 이 간헐적인 두금거림과 긴장감은 당최 사라지지않았다. 의사는 나에게 운을 띄워주었다. 심리상담받으세요. 그말인즉, 몸은 멀쩡하단소리. 답은나왔다 '공황'
한동안 닫아두었던 인터넷을 켜고 공황에대한 정보를 캐내기시작했다. 그리고 한가지 결과를 도출했다.
'죽진 않네??'
안죽는다면 답은나왔다. 공황이라는 놈과 한번 대차게 싸워볼생각이다. 뭐어때 안죽어~
일단 내가 가장싫어하는 '돌연사'는 피했다. 공황은 죽지않는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힘을얻었다.
싱글벙글 컴퓨터에 앉아서 공황이란놈과 어떻게 싸울지 구상하기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