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Slam Dunk
중학생일때 학교에 만화책을 가져와서 몰래몰래 보는 만화책은 정말 재미있었다.
한번은 친구가 이거 스포츠만화인데 한번봐바 재미있더라. 하고 나에게 추천해주었다. 당시에 학원물 만화 위주로 봐왔기에 스포츠만화엔 그리 관심없었지만 어차피 다른거 볼 만화책도없었고 그냥 보기로했다.
1권만봐보자 하고 보았다.
그시대에 나올법한 일본교복에 적당히 폭력성이 가미된 그저그런 만화였다. 하지만 적당히 흥미로운 전개를 가지고있었고 깨알같이 나오는 개그포인트가 내취향이였다. 그리고 2권을 보았다.
흠흠... 좀 재미있네? 3권까지만 봐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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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였다.
농구가 이렇게 멋진 스포츠였던가!!
이 만화를 접하고 난뒤 나는 농구를 참 좋아했다.여기에 더큰 시너지로 NBA에선 마이클조던이 날라 다니고있던 시절이였다.그러다보니 그냥 농구에 미쳐있었다. 그리고 보는것도 좋아했지만 하는것역시 좋아했다.
키가 딱히 크지 않다보니 점프력을 키워서 덩크 해볼려고 발 양쪽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점프하다가 점프력은 안늘고 아킬레스에 염증이생겨서 한동안 쩔뚝거리기도했었다.
학교마치면 운동장에서 드리블 연습도 하고 친구들과 항상 농구를 했었다. 농구 그 자체가 재미있었다.
이렇게 나를 농구에 미치게 만들게 해준 만화책이 있었는데 다들 예상하겠지만 그건 바로 슬램덩크였다.
SLAM DUNK
모르는분들을 위해 아주아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하나씩 나사가 빠져있는 5명의 고등학생들이 농구로 하나되어 뭉쳐지기 시작하고 전국 고등학교대회에 출전해서 성장을 이루어내는 전형적인 성장형 소년만화다.
나를 더욱더 슬램덩크 만화로 빠져들게한 요인은 각자의 캐릭터들 매력이 정말 뛰어났다.
만화의 주인공은 강백호라는 빨간머리 캐릭터인데 강백호외에도 다른 주변인물들도 워낙 입체적이라 주인공보다 주변인물들이 인기가 많은 그런 만화였다.
내 학창시절은 슬램덩크와 함께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슬램덩크를 방영하긴했지만 만화책의 끝부분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지않았기에 아쉬움도 컸었다. 마지막 산왕공고 와의 대결은 책장을 넘기고있는데도 현장에있는 느낌이 들었고 손에 땀까지 흘리던 정도였다. 그렇게 슬램덩크가 완결되고 1년.. 2년.. 어렸던 아이는 성장해서 어른이되었다. 어른이되었던 어린이는 추억한켠에 슬램덩크를 뭍어두고 한번씩 꺼내서 추억을 곱씹었다.
그러던 2022년 겨울 어느날 인터넷으로 포스터 하나를 보고말았고 그대로 바지에 오줌을 지려버렸다.
아아... 이것이 정녕 내가 잘못본게 아닌건가? 제대로 보고있는거맞는가 혹시 누군가가 관심받기위해 거짓 정보를 올려둔게 아닌가 재차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확인을 했고 진실임을 알게되었다.
진짜 나온다고?????!!!!
더퍼스트슬램덩크의 내용은 만화책으로 나에게 땀을 쥐게했던 마지막 산왕공고 와의 경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다루고있다고했다. 국내출시는 2023년 1월 이라고 정보가 돌아다녔고 무료했던 나의 날에 설레이는 기다림이라는 감정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대망의 2023년 1월 에 국내출시를 하게되었고 지금은 와이프가 된 당시의 여자친구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와이프는 영화보는걸 그리 선호하진않았는데 내가 이영화 저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항상 같이가주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작품이였고 앞의 서사를 모르면 재미가 반감되기때문에 억지로 같이보자고 말할수가없었다. 그렇게 머뭇머뭇거리자 와이프는 가서 같이보자고 말해주었다. 이건 서사를 모르면 재미가 반감되기떄문에 혼자보고와도된다고 말했지만 당시에 와이프는 내가 보자고한 영화가 실패했던적은 없었기때문에 보러가자고하면 무조건 간다고했다.
덤덤한척 입꼬리를 실룩거리면서 와이프와 함께 예매를 하고 더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나왔다.
내 브런치 책 제목은 '사심가득한리뷰'다. 사심을 가득채우는 작품이다. 나의 영화픽은 객관적이지않다. 매우 주관적이고 리뷰역시 주관적이다.
그렇다 난 찬양할거다.
만약 되도안한 전개를 보여주고 이상한 짓거리를했으면 화가났겠지만 그런게 단 한개도없었기에 그냥 찬양할것이다.
슬램덩크의 주인공팀에는 송태섭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만화책에서 주인공팀캐릭터는 다들 서사가있었는데 이 송태섭이라는 캐릭터는 서사가 비어있었다. 그렇기때문에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는 송태섭이 주가 되어 서사를 풀면서 마지막 산왕공고의 경기를 보여주었다.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는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보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않았다. 슬램덩크 팬입장에서는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미 다알고있기때문에 송태섭의 서사를 보는것도 나름 나쁘진않았다. 사실 경기만 싹 빼서 경기만 보고싶은마음도 있긴했다. 하지만 어릴떄부터 만화책으로 봐왔던 캐릭터들이 살아움직이고 마음깊숙히 숨어있던 내추억에 불을 붙혀준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만족하면서나왔다.
슬램덩크를 봤는데 귀찮아서 보지않았던 분이있다면 지금 넷플릭스나 쿠팡플레이 같은곳에 더퍼스트 슬램덩크가 풀려있으니 맥주하나 놔두고 집에서 즐겨보는걸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만약 슬램덩크를 보지않은사람이있다면 만화방가서 만화책을 한번달려보고 보는걸 추천해본다.
저.. 이노우에 슬램덩크감독님 저 윤대협좋아하는데 더세컨드 기다려도되는지...
영화관에서 보고난후 너무좋아서 2번더 영화관에서 보았고 2번다 와이프는 따라와서 같이봤다.
글을 적다가 문득 궁금해서 와이프에게 물어보았다. 정말 재미있어서 3번이나 영화관에서 슬램덩크를 봤던거냐고 물어보니 '재미는있었는데, 솔직히 당시에 사귀면서 이렇게 눈이초롱초롱한걸 본적이없어서 신기하기도하고 슬램덩크를 보고있는 나를 보는게 재미있어서 따라갔다' 라고 말해주었다.
나한테만 재미있었나보다.
이후로 와이프는 슬램덩크 굿즈같은게 보이면 오다주웠다 같은느낌으로 나한테 던져준다. 이러니 내가 와이프한테 뻑이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