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좀.. 귀엽기도..
밖을 돌아다니거나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많은 아기들을 마주치게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아기들을 그리 살갑게 대하진못했다. 주변에서 안아보라고해도 괜시리 나섰다가 내 실수로 아기가 다치기라도할까봐 겁나서 선뜻 나서지 못했다. 뭐, 이건 그냥 단순한 변명일뿐이다.
가장큰이유는 가난의 대물림 이라고해야하나, 남들 처럼 풍족하게 아기를 키울 자신이없다. 물론 내가 당장 내일 밥값을 걱정해야할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녀가 아이폰을 사달라고했을때 고민없이 사줄정도의 능력은 못되기때문이다. 그리고 어릴땐 개근상이 좋은것이였지만 요즘초등학생사이에서 개근하면 '개근거지'라고 한다고하더라.
집안에서 해외여행을 못가니 학교를 나오는것이라고 아이들사이에서 놀림거리로 개근거지라더라. 그 뿐만아니라 월세거지/전세거지 라고 하며 급을 나눈다고하는 뉴스를 보았다.
현재의 나는 월세에서 살고있고 해외여행을 휙휙 갈 형편도안된다. 한마디로 우리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거지가 되는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그러면 열심히 노력해서 몸을갈아넣어서 돈을 벌면되지! 노력이 부족하고 간절함이없네'
'남들 잘시간에 일을하고 7시간잘거 4시간자라'
그렇게 노력해서 몸을 갈아넣고 시간쪼개자면 뭐가오는데? 돈은 물론 모이겠지. 하지만 이제 허리좀 펴볼까? 하는순간 이미 구르고 구르다 썩은몸과 정신은 버티지 못하고 고꾸라지고 힘들게 번돈은 병원에 갖다 바치고있을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돈이적어도 몸이안힘들게 벌고 살면서 결혼을 해도 아기는 절대 가지지 않을것.
이라는것이 내 20대 그리고 30대극초반까지의 생각이였다.
시간이흘러 와이프인 경아를 만나고 결혼을 했다. 현재 결혼을 한지 2년차 밖에 되지않았지만 아기에대한생각은 경아나 나나 얼추 비슷했다. 그러다가 나와 경아 생각에 뿌리부터 흔들어 뽑는 존재가 나타났다.
내위론 누나가한명있는데 정말 친하게 지냈다. 그리고 가족끼리도 사이가좋다. 아이러니하게 경아네가족은 그런거라곤 찾아볼수없을 정도로 삭막했다. 그러다보니 경아는 누나그리고 가족과 친하게 지내는 나를 굉장히 의아해하고 신기해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처음엔 굉장히 어색해했는데 지금은 나보다 시댁을 더 자주간다.
하여튼, 나의 친누나는 굉장한 워커홀릭이였다. 그리고 가세가 많이 기울어졌을때 가족의 지원없이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홀로 베트남으로 떠나 집안을 일으켰다. 셋방에서 이젠 전세지만 그래도 '집' 이라는곳에 들어갔다. 어머니역시 솔직히 도망갈법한 상황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우릴 놓치않으셨고 버텼다.
그렇게 지금은 '집' 에서 살고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집안에 아기가없는걸 걱정했다.
앞만보고 달려온 누나도 40을바라 보고있었고 나역시 아기를 안낳을려고 하니 어머니는 약간은 서운했겠지만 그래도 우리끼리 잘살자 라고 하면서 내색을 하진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누나에게 남자친구가 생겼고 연애한지 1년도 채 되지않아 결혼준비를 시작했다. 물론 지금의 매형은 정말 사람이 좋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결혼하고 시간이흘러 2025년 9월말 우리가족에 그 존재가 나타났다.
어머니 입장에선 이모든게 2년사이에 일어났다.
그렇게 결혼을 안한다고 버티던 자식들이 졸지에 1달반 차이로 같은결혼식장에서 4월엔 누나가 6월에 내가 결혼을 해버렸고 그다음해 누나가족에서 아기가 태어난것.
누나는 베트남에서 살다보니 집이 베트남에있었지만 출산은 한국에있는 어머니집으로와서 매형과같이 살면서 출산을했다. 그리고 현재 출산휴가중이라 어머니집에 다같이 아기와 거주중이다.
나는 살면서 아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건 처음이였다.
태어난지 100일도 안된 아기를 가까이서 계속 본건 처음이였다. 사실 처음 태어났을때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봤지만 그리 큰 느낌은 없었다. 그냥 아기가 태어났구나 정도였다.
하지만 조리원에서 퇴원을하고 아기와함께 어머니집으로 와서 경아와함께 백일해 주사를 맞고 아기를 보러갔는데 오..지쟈스
누나는 나에게 오염덩어리 저리 꺼져라고했지만 날 막을순없다.
이런거였나. 나는 몰랐네. 우리집안 아기라서 그런가? 분명 그런건아니다. 생긴걸로 따지면 나나 누나나 얼굴피지컬은 보통수준이하이기때문에 잘생기고이쁜아기가 태어날 확률이 낮다. 하지만 쟤는 왜이리 귀여운거니.
누나는 와이프인 경아에게 "느그 남편좀 저기 멀리 떨쳐내라" 라며 경아를 바라보았으나
이미 경아역시 돌이킬수없는곳으로 빠져들어버렸다.
지금도 경아는 시댁에가자고 나를 조른다. 평소에도 많이갔지만 아기탄생이후 더 자주간다.
그리고 나도 경아도 아기를 보면서 생각이 바꼈다.
20대때 했던 그 모든건 그저 핑계에 지나지않았고 현실회피였을뿐이였다는걸.
친구들은 항상 나에게 말했다. 아기를 낳아보면 생각이바뀔것이라고말이다. 하지만 그말은 나에게 그리 와닿진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알겠다. 왜 생각이 바뀌는지.
아기를 왜낳냐고?
-귀엽잖아.
너 돈없잖아?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인도 빈민층에서도 애기를 낳아기르는데 여긴 한국인데뭐 거기보단 내가 형편이 좋지
애기를 거지로 키울셈이야?
- 물질적풍요는 부족하겠지만 적어도 마음이가장행복한 '집'으로 만들어줄순있음.
너지금 나이많잖아?
-그래서 후회중이다. 그리고 그 후회를 더이상 늘리고 싶지않다.
너 순간의 감정으로 애기낳으면 나중에 후회한다?
-뭔 멍멍소리야 이건 순간의감정이아니야 그리고 빨리 안낳은걸 후회하고있다.
그리고 내가 낳고싶다고 바로 생기는것도아니더라...노력이 부족하네라는 말은 여기다가 써야할말이야..(크흡!!)
아마 아기가 생기게된다면 내 브런치는 육아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아기를 왜 낳아? 난 혼자살거야 라는 마인드를 가지신분이있다면 나는 고민없이 말해줄것이다.
오늘도 난 노력을 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