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200 28화

신혼여행(끝!)

다짐

by 지켜보는사람

고성 통일 전망대를 뒤로하고 속초로 내려왔다.


속초에왔으니 속초해수욕장의 심벌인 관람차를 한번봐줘야겠지.




와이프인 경아를 사진찍어주면서 이정표를 봤는데 특정나라 하나가 지구밖에있었다. 정답은 맨밑에 적어두었다.



관람차는 아쉽게도 가동중이진 않았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사실 전혀 아쉽지않았다.)

속초해수욕장을 거닐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나라바다는 동해바다만한게 없다. 탁트이고 아무것도없는바다 그리고 끝없이 길게 뻗어져있는 해변을 바라보고있으면 자일리톨 씹은것마냥 상쾌했다.


속초해수욕장을 보고난뒤 해번근처에서 잠깐 휴식을 하고있다가 별안간 와이프인 경아는 나에게 강원도에 왔으니 설악산 한번 가봐야하지않겠냐며 설악산에 한번 가볼것을 제시했다. 경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등산을 그리 좋아하지않는다. 하지만 그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경아의 말을 흔쾌히 수락했고 설악산으로 차를 돌렸다. 하지만 우린 설악산을 갈수없었다.


우리 신혼여행의 출발은 6월2일. 그리고 4박이 지난 현재 날짜는 6월6일 (현충일) 이였다.


설악산 가는 초입부터 차가 슬금슬금 많아지기시작하더니 결국 도로에서 멈춰버렸다. 사실 설악산으로 출발하기 전만해도 공휴일 이라는걸 인지는 하고있었다. 하지만 사람들 많이 몰려봤자 얼마나 많이 몰리겠어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설악산으로 핸들을 움직였고 그결과 도로중간에서 고립되고말았다. 설악산의 인기는 정말 굉장했다. 꿈틀꿈틀 야금야금 달팽이 기어가듯이 올라가다가 문득 경아와 나는 눈을 마주쳤고 이내 끄덕였다.


그랬다. 설악산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암묵적으로 동의한것.



하지만 왕복2차선도로라서 도중에 돌릴수도없었기에 꾸역꾸역 올라가긴해야했다. 조금씩 올라가다가 호텔하나가 등장했고 호텔을 기점으로 잽싸게 돌려서 설악산을 떠났다.

경아도 설악산을 가본적이없고 나역시 너무 어릴때가서 설악산을 제대로 기억하진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날이 아니였고 꼭 다시와서 설악산을 보리라 경아와다짐했다. 그런데 그게 언젠가 될진 사실 나도 모르겠다. 언젠간 가보겠지뭐..


그렇게 설악산이라는 목표를 잃어버리고 우린 다시 강원도를 방황하기시작했다. 하지만 강원도는 사방팔방이 전부 산길이라서 방황한다는 느낌보다는 제대로된 피톤치트드라이브를 즐기는 느낌이였기에 별로 방황이라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그리고 이젠 속초를 떠나서 슬슬 부산으로 내려갈 준비를 해야했기에 최종목적지를 원주로 잡고 국도를 타고 푸른 자연을 만끽하며 내려가고있었다.




경아와 강원도로 신혼여행을 와서 이것저것 다먹어보았지만 정작 중요한걸 아직 먹어보지못했다. 그리고 원주로 내려가는길에 정확하게 그지역을 통과를 해야하기에 경아와 나는 흐르는침을 소매로 슥슥 닦으면서 그곳으로 향했다.


'횡성'


횡성하면 바로 생각나는것이 무엇인가? 그렇다 바로 한우.


우리가 간곳은 횡성함밭식당.




네이버보단 구글이 조금더 믿음이가서 구글로 횡성한우를 검색하고 아무거나 골라잡아서 간곳이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별점이 좋았기에 이가게나 저가게나 비슷비슷할거라 판단하고 찍은곳이 함밭식당.

가게에 들어가니 정육점처럼 한우부위를 고를수있게 해뒀는데 사장님에게 그냥 추천해달라고했다. 사실 고기면 다 좋았기에 어떤 부위던 다 맛있게 먹을 자신이있었다.

게다가 경아와 나의 말투때문이였는지 사장님이 부산에서왔냐고 물어보기에 그렇다고 답하니 사장님께선 강원도에서 갔던 여러 식당중 처음으로 우리가 놀랄만한 말을 해주었다.


된장이나 냉면 먹을때 간이 약할거니 간을 쎄게해달라고 하면 해줄테니 언제든지 말하라고 웃으면서 말씀해주었다.


사실 그랬다. 강원도에와서 먹었던 음식들 모두 간이 슴슴하였고 뭔가 확당기는 맛이 아니였다. 하지만 간이약할뿐 음식이 맛없는건 절대 아니였다. 그랬기에 그냥 대충 소금치거나 양념을 더 달라고해서 양념을 더 쳐서 먹었기에 큰 문제는 없긴했다. 다만 이걸 직접 집어주시는 사장님은 처음이었기에 놀랐다.

우린 너무놀라서 어떻게 아셨냐며 되물어보았고 사장님은 식당에오는 경남이나 전라도분들이 대부분 간이약하다고 항상 말해서 혹시나해서 말해주었다고한다.

이제 이 식당이 맛이있건없건 사장님의 배려에 우린 이미 기분이 한껏좋아졌고 소고기로 응답하기로 마음먹었다.

드디어 불판이깔렸고 대망의 횡성한우를 불판에 올렸다. 그리고 불판엔 칙 ~ 칙 ~ 하고난뒤 고기 중간은 약간 붉그스름하게 익은듯 안익은듯 하게 만들고 소금장에 톡! 찍어서 입안에 넣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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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나는 맛이다.

한우의 육즙이 입안에서 퐝 하고 터지는데 육즙의 파도가 내입속에서 넘실거린다. 이것이 바로 횡성한우란 말인가! 사실 수입산 소와 한우를 나는 구분하지못한다. 근데 그냥 너무맛있다. 횡성한우라는 네이밍과 사장님의 배려 , 그리고 여행 이 3가지가 고기와 잘버무려져서 플라시보마냥 더 맛있게 느껴졌다.

한껏 고기를 음미하고있는와중 경아는 이미 다른 부위를 카운터에서 계산하고있었다. 확실히 나는 결혼을 잘한거같다. 나의 니즈를 명확하게 파악하고있다니. 후후..

혼자좋아서 웃고있을때 경아는 나를 보며말했다.


" 뭐해? 빨리 구워 ! 난 흐름이 끊기면 안돼 바로바로 먹어야한단말이야"


음.. 뭔가 살짝 이상하긴하지만 나역시 흐름끊기는건 싫다. 잽싸게 굽기시작했고 경아와 나는 정말 원없이 먹었다. 어차피 소고기 먹으려고 신혼여행경비에서 따로 빼둔 돈이있기에 우린 아낌없이 먹었다. 거기서 먹은 된장과 냉면은 뭐 말해뭐해 다 맛있었다. 강원도여행중 가장 만족한 식사였고 경아와 나는 배가불러서 정말 숨을 헐떡이면서 나왔다.

사장님, 덕분에 너무잘먹었습니다 !


이후 우린 부른배를 두드리며 잠깐 쉬면서 왜 강원도음식이 간이 슴슴한지 알아보았는데 강원도는 동해를 끼고있다곤하지만 대부분 내륙산간지역이였기에 소금을 구하기가 어려웠다고했다. 그래서 염분이 많은 소금이나 젓갈등의 저장식품을 구하기 어려웠고 산나물,감자,곡류등이 발달했다. 게다가 강원도는 기온이낮고 기후가 서늘해서 음식이 잘 상하지않았기에 굳이 간을쎄게해서 절이거나 염장할필요가 없었다고한다. 그래서 대부분 간이쎄지않고 재료본연의맛을 강조하는 담백함 쪽으로 음식이 발전했다고한다.


오호.. 그랬구만 그래서 간이 계속 슴슴하게 느껴졌던것이였어. 궁금증은 해결됬고 이제 횡성에서 마지막 숙소가 있는위치인 원주로 다시 핸들을 틀었다.




숙소로 잡은 곳은 원주에있는 인터불고 호텔.



원주로 들어오고나니 뭔가 여행이 이제 진짜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객실도 도심뷰

여행을 마무리하는 호텔치고 나쁘지않았다. 마치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준비를 하라는 느낌의호텔

우리가 설악산으로 가는 일정을 강행했다면 아마 아직 설악산을 다 내려오지못했거나 아니면 몸에 힘이 다빠져서 속초 아무 숙소나 잡고 엎어져있었을지도.


설악산 일정을 강행하지않았던것이 또 호재로 다가왔다. 물론, 설악산을 들어갔다면 수려한 자연경관에 넋이 빠져서 잊지못할 추억을 가져올수있었겠지만 뭐, 이것도 나쁘지않다.



우리 객실은 도심과함께있는 깃발뷰였다. 좋았어, 뭔가 외국에 온듯한 느낌이야.

이제 여기서 여행의 마지막을 끝내고 다음날 부산으로 내려간다.






다음날, 정말 푹 자고 일어나서 차에 시동을 걸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가기시작했다. 집가는길이 내심 아쉬웠는지 나오는 휴게소마다 괜히한번 쉬었다가가고 음료수 한잔하고가고 그러길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기존 도착시간에서 3시간정도 오바해서 도착했다.




부산 톨게이트를 보고나니 뭔가 고향에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고향맞지. 고향에 돌아왔다.


강원도 여행을 하는동안 특정장소에 가서 있는시간보단 차안에서 옮겨다니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운전은 산속에서 이루어졌고 그 드라이브는 가히 나쁘지않았다. 거의 뭐 강원도 드라이브여행이였던것. 하지만 시간이된다면 한번더 올라가서 강원도 산속을 드라이브 하고싶다. 그리고 아직 못가본곳도 많다.

강원도뿐만아니라 대한민국엔 아직 내가 못가본곳들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충청도 쪽은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못했다. 가보지 못했다기보단 갈일도 없었고 거리도 멀어서 자연스럽게 안가게됬던거같다.

2박3일정도로 경아와 충청도 여행을 한번 계획해봐야겠다. 성심당에서 빵도 한번 먹어봐야지.




경아와 4박5일신혼여행동안 해외안가는대신에 국내에서 흥청망청하며 돈아끼는거없이 먹고싶은거먹고 막 쓰면서 돌아다닌 총비용은 기름값포함해서 200만원이 조금 안됬다. 그중 지분을 가장 크게 차지한건 횡성한우.

하지만 너무 맛있는걸..


그리고 우리를 안전하게 잘 데리고 돌아준 또다른가족.




트둥이 !


강원도 여행동안 우리 발이되어준 우리 '트둥이' 트레이블레이저 에게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잘부탁해잉. 길고양이의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는 우리트둥이 마음도 착하지.




이렇게 모든 신혼여행이 끝이났다.

집 대문을 여는순간 신발장에서 센서등이 반짝이며 잘놀다왔냐고 먼저인사를 해주었다. 강원도 다닐동안 수없이 맡았던 숲속내음도 좋았지만 뭐니뭐니해도 우리집 냄새가 제일 좋았다. 무슨냄새인지는 모른다. 그냥 좋다. 100명의집에 똑같은 방향제를 놔둬도 100명의집에선 각각 다른 향기가 날것이다.

원룸이던 투룸이던 전세던 월세던 자가던 집안이 화목하고 가족끼리 사이가 좋은 집엔 무조건 좋은냄새가 날것이다. 최고의 방향제이자 향수인셈.

나역시 앞으로도 그런 좋은 향을 뿌리기위해 최선을 다해 경아를 사랑할것이다. 그리고 우리가족들도.

이제 나혼자만 사는 세상이아니다. 모든일은 경아와 의논하고 같이 행동하게된다. 결혼하기전에도 경아랑 여행은 많이 다니긴했지만 이번신혼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때는 뭔가 느낌이 달랐고 새로운다짐을 하게된다.


살다보면 우린 항상 이런말을 달고산다.

'다음에하자~' '다음에놀러가자' '다음에꼭가자'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다음이 영원히 안생길수도있다. 내가 사랑하는사람들은 예고하고 사라지지않는다. 어느순간 사라진다. 그렇기에 지금 사랑하는사람들의 웃고있는 그 순간을 계속해서 눈에 넣어야한다. 누군갈 증오하고 미워하기엔 사랑할시간도없다.

사실 나역시 이런말을 하지만 피곤을 핑계로 다음에를 입에달고살았다. 하지만 한순간 내가 사랑하는사람이 사라진다고 상상해보니 다음에란 말이 그렇게 잔인할수가없다. 그러니 피곤을 핑계로 다음을 기다리지말고 타협하지말자고 다짐을해본다.


역광.PNG



-Fin-




마침, 경아에게 전화가왔다.


"오빠, 퇴근하면 드라이브가자 "


"아.. 그 피고..온. 다으...ㅁ에.."


"가자."


"그래! "


난 경아를 많이사랑한다.





대한민국 모든 가정에 방향제가 필요없는 행복한향기가 피어나길 기원해본다.



























정답 : 지구밖에있는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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