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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켜보는사람 Nov 01. 2024

7화 술

알콜병동

내가 있었던곳은 만성정신과 병동이였지만 몇년간 알콜병동에서도 일을 했었다.

3년정도 알콜병동에있었는데 알콜병동에서 일하기전에는 나는 인류애가 풍부한 사람인줄알았는데 그게 착각이라는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진않았다.

처음 알콜 병동에 갔을때 환자들을 본 소감은 '어? 너무 평범한데? ' 정도였다 . 심지어 굉장히 친절하신분도 많았다.  만성보단 훨씬 수월했다. 병동내의 기구들도 깨끗하게 쓰시고 정말 괜찮았다. 그리고 나의 그생각은 1시간을 넘기지못했다.

당시 알콜담당 간호사한테 콜이왔다. 원무과에 신규환자가 왔으니 가서 데리고 오라는 호출이였다. 원무과쪽으로 가보니 멀리서 큰소리가 고래고래 났다.

서둘러서 뛰어가보니 병원복도에서 소리를 지르고있었고 사설응급차 직원으로 보이는 두분이서 소리를 지르는 환자를 간신히 잡고있었다.

그자리에서 바로 다른 보호사들에게 헬프 요청을 했고 나도 그 환자를 잡는거에 동참했다.

가까이가니 특유에 찌든술냄새가 코끝을 후벼팠다.

통상적으로 스스로 병원으로와서 입원하는 케이스는 많이 없었다.
대부분 몸이 술에 담겨져 특유의 알콜 비릿한냄새를 온몸으로 풍기며 사설응급차에 실려온다.
그리고 딱 두가지로 분류된다.
거의 기절직전까지 가서 비몽사몽한상태이거나. 아니면 화가 매우 많이 나있다..

 1분도되기전에 보호사들이 왔다.  사설응급차 직원2명과 헬프와준 보호사5명과 함께 총 7명의 장정이 환자를 둘러쌌다.

아무래도 우리병동에 입원하는 환자다보니 내가 나서서 환자를 다독였다. 그나마 뒤에 장정들이 여럿있으니 약간은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내가 다독거리는거에 응해주었다.

눈뒤집혀서 덤비는 환자들도 여럿있지만 이분은 다행이 효과가 있었는지 덤비진않고 말을 들어주었다.

사설응급차 직원에게서 조용히 인계받은후 병동으로 데리고왔다.

하지만 안심할수없다. 언제까지 보호사가 있을수없으니 가고나면 다시 난리날수도있기때문에 병동오기전 원무과앞에서 있었던일을 간호사에게 말을해주었다. 그리고 환자는 격리실로 일단데리고가서 눞히고 소지품검사를 했다. 소지품검사를 하는동안 의사오더는 이미 나있었다.환자 RT(Restraint :신체억제)이후  주사처방이였다. 일단은 RT 전에 환자에게 상황 설명을 한후 주사를 맞게 하려했지만 이미 화가잔뜩나서 눈에 뵈는게 없는 환자에게 내가 말하는건 그저 시끄러운 소음일뿐이고 계속해서 공격성향을 보이고있어서 더이상의 설득은 포기하고  빠르게 결정을 한다.

알콜에있을때는 보통 이렇게 응급입원으로 많이온다.
이렇게 응급입원으로 오는환자는 3일간 입원및 전문의의 진단을 받게되고 3일 이내로 퇴원또는 입원의 절차를 밟게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미디어에서보는 강박복은 잘쓰이지않는다.

보통 이런 옷을 많이들 생각한다.
위사진과 같이 이런류의 옷은 있긴하지만 잘 쓰이진않는다.
보통 저런옷을 입어야하는경우는 환자와의 소통이 일단 이루어지고 의사오더를받아 타해가아닌 자해가너무심할경우 입게된다. 내가 일할동안 강제로 입히는 경우는 드물었다. 환자 대부분 설명을 하면 수긍하고 스스로 입었다.


공격적성향을 내비치는 환자를 RT할경우엔 신속하고 힘있게 진행하는게 가장좋다. 내가 자칫 망설이는순간 같이 온 동료직원이 환자에게 맞아 다치게될수있으므로 빠르게 시행한다. 그렇기에 보호사들이랑 환자들을 둘러쌈으로써 약간의 압박감을 주고난후 바로 각자 맞은 부위에 달라붙어 RT에 들어간다. 저번에도 설명했듯이 팔.다리를 기본으로 거기서 자해까지 하려한다면 가슴압박까지 들어간다.

그리고 우리가 잡아주면 간호사가 와서 처방받았던 주사를 놔주게된다.



나는 오래살것이다. 정말 신기한욕을 많이 들었다. 살면서 내가했던 욕은 정말개성없는욕이구나 싶을정도로 환자들이 뱉는 욕은 굉장했다.

그렇게 알콜환자의 응급입원을 있는힘없는힘 다빼내며 진행한후에 한시름 돌렸고 그렇게 20분정도뒤에 확인해보니 화를 언제냈냐는듯이 흔한말로 꿀잠을 주무시고 계셨다. 주무시고있는걸 확인한후 의사오더를 받아 RT를 해제했다

간호사는 나에게 고생많았다고 해주며 음료수를 주었다.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한후에 보통 이렇게 입원하는경우가 자주있나요? 라고 물어보았다. 간호사는 나지막하게 날 바라보며 말해주었다.

내일도 입원있습니다.



와.... 신난다.....


그리고 나는 당시엔 몰랐었다.

 

저녁에 거대한산이 하나더 남아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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