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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Aug 16. 2016

제주의 숲에서  무지개를 보았다

내 안의 연료를 채우는 일


<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124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124번째 2.5그램


+


-다섯 번째 제주여행의 마지막 날 늦은 밤-


내일 저녁 비행기로 올라갈 예정이라

 약간의 일정이 남아있지만

 지금 몸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아 특별히 무엇을 할지는 알 수 없는 그런 밤.


이 돈이면 외국도 간다고들 하지만

난 사실 제주가 좋다.
물놀이는 하지 않지만(못하지만)

발만 담그고

지는 해를 보고만 있어도 좋았던

협재의 그 에메랄드빛 바다도 너무 좋고

바다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커다란 숲이 있는 것도 좋다.

외국에도 그런 곳이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제주로도 충분하다.

제주의 하늘도 좋았고 구름도 좋았고

5번째 보는 사람들도,

그 공간들도 모두 사랑한다.  

제주에 오면 마치 여행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그 시절로부터

 '와아 이만큼이나 왔네'

얘기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

언젠가 더 멀리 갈 수도 있겠지만

못가도..

상관없다.


나는 지금 그런 마음이다.

원하는 것을 얻으면 좋고
못 얻어도 상관없다.
사람이라 계속 아쉬워하겠지만

딱 그만큼이다.
아쉽네.... 할 수 없지. 다음이 있겠지. 언젠가 하겠지.
이런 마음.


그동안은 나름 잘 관리해서 2-3년 동안

심한 2차 감염(아토피로 인한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조금 고생했어요)은 없었는데

정말 오래간만에 제대로 안 좋아져서 아마 한 달(혹은 조금 넘게) 고생할 듯하다.

제주 탓도 아니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의사 탓도 아니고 내 탓도 아니다.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고 좀 보기 안 좋고 괴롭고 아프고 힘들지만 나아질 테고 그러면서 계속 지나가는 거다.

돌아가면 남은 50일 동안 스토리펀딩 연재와 열네 번째 시간기록장 작업을 하고

카카오브런치 연재도,

11번째 책 작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몇 가지 또 자잘한 꿈들을 제주에 있으면서 기록해놓았다.

몇 가지는 이루어지겠지만

몇 가지는 안 이루어질 거다.
그러면 또 위에 써놓은 이야기처럼,

"아쉽네" 하고

과한 욕심이었으면 버리고

적당한 욕망이었으면 챙겨서 다음에 다시 꺼내 들고 또 가보는 거다.


생각처럼 안된 것들도 많지만

이루어진 것도 많다.

세 번의 북콘서트도 그렇고

두 번의 제주여행도 그렇고.
내 안의 연료를

많이 채우는 것 같아 기쁘다.


또 그렇게 가본다.





그날 난,

하늘에서도 보지 못하던 무지개를

제주의 숲에서 보았다.









-덧붙임 1-


2004,2005,2006,2007,2008,2009,2010,2011,2012,2013,2014,2015,2016

13권의 시간기록장들.



그리고

14번째 시간기록장 이야기가

카카오스토리 펀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14년간의 이야기를 연재할 거예요.

많이들 들러서 이야기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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