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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Nov 10. 2023

우리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야 해

-새 책 <귀여운 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 속 이야기나 비하인드를 연재합니다.





며칠 전 명동의 오래된 백화점에 들를 일이 있었습니다.

평일이고 시간대가 그래서 그런지 나이 든 분들이 많으셨어요.(아! 나도! -_-;;) 

미팅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백화점 안 카페에서 커피를 하나 시켜놓고

작업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할머님 세분이 앉으셨습니다.

아마 옆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드시러 오셨나 봐요.
그리 크지 않은 카페라 (마침 점심시간) 자리가 가까워서 

세분이 나누시는 얘기가 다 들렸습니다.

그러다 한분이 제가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는 게 재미있으셨는지
보시고는 


"아이고 젊은 사람이 희한한 거 하네. 이거 먹어요"


하시면서 

계피사탕을 두 개 주셨습니다.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작업을 마저 하는데

할머님들 나누시는 대화가 들려옵니다.

한분이 최근에 여행을 다녀오셨고, 조만간 또 여행을 가시나 봐요.
다른 친구분들이 '잘했다! 잘했어' 이런 얘기를 하시는데 그중 한 분이


'우리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야 해. 좋아하는 거 많이 하고, 갈 수 있으면 무조건 가'


이러시는 거예요.

나머지 두 분이 까르르 웃으시면서


 '맞아 맞아' 


이러시는데 저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마치 나의 어른이 제게 해주는 말 같았습니다.


"이렇게 살아! 살아보니까 그게 좋은 거야'

라고.

-

오늘을 사는 게 참 힘들어요.
왜냐면 우리한테는 항상 내일이 있으니까요. 그냥 당연하게 말입니다.(사실은 없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할머님들의 이야기는 정말로 삶의 황혼으로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그게 꼭 나이와는 상관없는 말이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물론 저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고요.

계피사탕을 입에 물고 토피넛라떼를 한 모금 입에 물으니 묘한 맛이 납니다.
알싸하고 달달하고 고소한 맛.

오늘은 계피사탕을 주신 할머님의 말씀을 입에 물고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요.


-

새 책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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