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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은 언제나 옳다

육아일기(45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6.11.13

저녁에 글자판을 두발 모아 뛰어가면서 복습을 했다. 낮잠을 자고 나서도 아직 눈가가 부어있다. 며칠 두고 봐도 계속 그러면 병원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다. 아빠에게 글자판 건너는 법을 알려주고 따라 해보라고 했다.


2006.11.14

박람회에서 사 온 글자판으로 한글공부를 했다. 매일 10분 정도라도 꾸준하게 하려고 한다. 아직은 멀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2006.11.15

아빠와 병원에 다녀와서 신이 났다. 약 먹고 싶어 하는데 별로 심하지 않은 것 같아서 먹이지는 않았다. 너무 관심 있는 일이 많아서인지 한글공부에 큰 흥미가 없다. 저녁에 혼자서 놀라고 하면 심심하니 엄마와 놀자고 한다. 하루 종일 어울려 노는 것이 좋은 나이인 것 같다.


2006.11.16

색종이 찢어 붙이기, 한글공부, 영어그림책 읽기, 영어그림책 CD 듣기, 노래 부르며 춤추기 등을 하며 저녁시간에 엄마와 신나게 놀았다. 엄마가 지쳐 이만 자자고 하니 그럼 이제 아빠랑 논다고 아빠가 오길 기다린다며 엄마는 그만 자라고 한다.


2006.11.17

통문자에 별 흥미가 없어 낱글자로 한글을 가르쳐주었더니 실력이 쑥쑥 느는 것 같다. 그래서 낱글자로 조금씩 한글공부를 하고 있다. 저녁 내내 '아'자가 들어간 말, '코'자가 들어간 말을 노래를 부르며 찾았다. 글자를 읽으려는 시도도 많아졌다. 이대로 가면 곧 한글을 마스터할 것 같다.


2006.11.20

어린이 영어 그림사전을 가지고 다니면서 본다. 서점에서 처음 보고 사달라고 했을 때는 내키지 않았는데 테이핑 처리를 해야 할 정도로 보고 또 보고 하는 모습을 보니 사주기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00 이의 넘치는 궁금증 때문에 제대로 된 어린이용 영어사전을 사주어야 할 것 같다. 요즘 모든 사물이 영어로 무엇인지 물어 어휘력 짧은 엄마가 고생하고 있다.


2006.11.21

워낙 건강한 편이라서 감기에 걸려도 금세 이겨내는 00이지만 이번에는 계속 무리를 해서인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즐겁게 잘 놀고 잘 먹어서 다행이다. 휴식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2006.11.22

요즘은 저녁에 비디오를 한편씩 보고 싶어 한다. 비디오를 보면서 체조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교육의 효과가 좋아서 옷 입는 법을 비디오를 보더니 이제는 웃옷을 스스로 입는다. 지퍼 올리기, 단추 끼우고 풀기 등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


2006.11.23

엄마 앞에서 노래와 율동하기를 즐긴다. 얼굴표정까지 가사의 내용에 맞추어 바꿔가면서 열창하는 00 이를 보면 '댄스가수'가 되고 싶었던 엄마의 예전 모습을 닮은 것 같다.


2006.1124

요즘은 스스로 한글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파서 통 신경을 못썼더니 혼자서 한글학습지 거의 한 권을 다 썼다. 획순이 너무 틀려서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스스로 써보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다. 이제 자신의 이름은 잘 쓴다. 예전에는 'ㅈ'자를 쓰기 힘들어했었는데...


2006.11.27

감기약을 일주일 넘게 먹는데 차도가 없다. 올 한 해 동안 감기도 잘 안 걸리고 걸린다 해도 이틀 정도면 다 나았는데 이번에는 좀 오래 걸리는 것 같다. 크게 아픈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동에 제약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2006.11.28

아빠와 놀러 가서 아빠가 의자에 똑바로 앉으라고 하자 아빠를 때렸다. 아빠가 엄마에게 말한다고 하자 안된다고 엄마한테 혼난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와서 아빠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아빠가 너무 권위가 없어서 걱정이다. 아빠한테는 사과도 잘 안 하고 사과하면서도 분해한다.


2006.11.29

처음에는 저녁마다 조금씩 한글공부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더니 이제는 스스로 학습지를 꺼내어 조금씩 공부를 한다. 낱글자를 이용해서 조금씩 익히는 모습을 보인다. 받침 없는 글자들은 꽤 잘 읽는 모습에 어제는 감동이었다.


2006.11.30

오랜만에 저녁시간에 가베공부를 했다. 9 가베로 친구의 웃는 얼굴, 우는 얼굴을 만들어 주었는데 머리카락을 중간반고리로 깔끔하게 만들어 주었다. 여러 가지 패턴 놀이도 곧잘 하고 즐거워했다.


2006.12.1

밤마다 잠꼬대를 많이 한다. 대부분 친구들과 물건을 나누어 사용하는데서 생기는 각종 트러블이 꿈속에서 재현되는 듯 소리 지르고, 울고 한다. 스스로 이겨내야겠지만 마음이 아프다.


2006.12.4

주말에 놀이센터에, 서울 나들이에 분주하게 보냈다. 00 이는 바깥에 나가서인지 기분이 더 좋아 보였다. 요즘 스트레스가 많은지 다시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인 것 같다.


2006.12.5

[이슬이의 첫 심부름]이라는 책을 너무 좋아해서 읽고 또 읽는다. 스스로 외워서 읽고 본문에 나오는 쉬운 단어를 짚으며 읽기도 한다. 00 이는 수업에서 접한 책을 계속 반복하는 것 같다.


2006.12.6

10 가베를 가지고 눈 오는 것을 표현한다면서 10 가베를 눈송이처럼 뿌리고 다닌다. 생각이 기발해서 놔두었는데 예상처럼 뒷정리를 하기 어려워했다. 그래도 정리를 다해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2006.12.7

크리스마스트리를 스스로 장식했다고 뿌듯해했다. 요즘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로션 바르는 일을 척척 잘하고 옷도 스스로 갈아입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어느새 다 큰 것 같다.


2006.12.8

주말에 서점에 가서 좋아하는 책구경도 하고 책도 사고 했다. 예전의 '스토리텔링'은 가기 싫다고 해서 수지에 있는 영어서점에 갔다. 당분간은 서점에서 책구경을 하면서 놀아야 할 것 같다.


2006.12.11

갑자기 색종이 접기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냥 색종이만 꺼내주었는데 이것저것 접어서 풀도 붙여 가방도 만들고 창문도 만들고 했다. 배우지 않았는데도 잘하니 조금싹 가르쳐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6.12.12

승주가 좋다고 승주를 안아주고 싶어 한다. 민재랑 재호는 블록을 부서트리니까 싫고 승주만 좋다고 한다. 또래와 동생과는 트러블 발생 여지가 많아서인지 언니와 노는 것을 좋아하고 언니와 노는 날을 기다린다.


서점에 놀러 가면 아이가 사고 싶어 하는 책을 한 권씩 사줬다. 그런데 어느 날 어린이 영어사전을 골랐다. 두껍고, 아직 영어를 익히기에는 어린 00 이에게 적합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언제나처럼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그랬는데 의외로 그 책은 아이의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다. 거의 매일 가지고 다녔다. 영어를 읽기보다는 영어 예문 아래에 있는 한글 해석을 읽으면서 한글을 떼었다. 어느 날 그 해석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그리고는 영어 단어까지 읽으며 여러 번 테이핑 처리를 해야 했다. 그 책이 왜 아이의 마음에 들었는지는 아직까지 미스터리지만 아이의 선택을 존중한 덕분에 큰 선물을 받았다. 정말 고마운 어린이 영어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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