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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육아일기(44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6.10.13

날씨가 쌀쌀해져서 앞으로 저녁산책을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저녁에 해가 일찍 지니 괜히 집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00 이가 토요일 놀이센터에 가서 5시간 놀다 보니 주말 외출을 하지 않아도 별로 심심해하지 않는다.


2006.10.16

한글이나 영어의 알파벳을 그리는데 획순이 엉망이다. 계속 바로잡아주자니 쓰는 재미를 잃을 것 같고 엉망인 획순이 고정될까 봐서 걱정이 된다. 쇠똥구리 전집 중 좋아하는 책 몇 권만 읽고 아직 많은 책이 읽지 않는 채 있다. 하루에 한 권씩 읽어주려고 한다.


2006.10.17

요즘은 yes/no놀이를 한다. 영어로 질문(색깔, 동물)을 하면 yes나 no로 대답하는 놀이이다. 00 이는 no, no, no라고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며 즐거워한다.


2006.10.18

시간이 날 때마다 00 이와 예전에 배웠던 학습지를 가지고 한글공부를 하고 있다. 00 이가 요즘은 스티커 붙이기보다 직접 글자를 써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스티커 붙이는 자리에 글자를 써보도록 하고 있다. 조금씩 글자를 읽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2006.10.19

허수아비 노래와 도깨비나라의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구절을 반복해서 부르고 또 부른다. 전래동화를 읽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방에 있는 방망이를 두드리며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을 외친다.


2006.10.20

[I SPY] 책을 봐서 그런지 숨은 그림을 잘 찾는다. 요즘은 선긋기도 잘하고 많이 자란 모습이다. 7 가베 학습을 할 때 둔각이등변삼각형, 둔각부등변삼각형 등을 보고 척척 찾아낸다. 다소 어려운 내용이어도 분류하기는 잘한다.


2006.10.23

돈이 있어야 차도 탈 수 있고, 책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안 것 같다. 예전에는 자기가 계산한다고 버티고 돈도 안 내고 가지고 나오려고 하더니 이제 '돈'이라는 존재를 확실하게 안 것 같다.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 00 이이다.


2006.10.24

이제 낮잠을 자지 않고 저녁 일찍 잠이 든다. 어느새 이렇게 커버렸나 싶다. 초저녁에 함께 사는 시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저녁에 오르다 게임을 하면서 보냈다.


2006.10.25

요즘 매일 한글을 함께 공부한다. 하루에 4-6개 단어를 익힌다. 00 이가 익힌 글자를 직접 써보려고 해서 진도가 빨리 나가지는 않는다. 그래도 꾸준하게 하다 보면 한글을 마스터할 수 있을 거다. 내년 2월 전에 한글을 떼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2006.10.26

색종이 모자이크 한 실력이 보통이 넘는다. 앞으로 모자이크 놀이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주말에 언니 결혼식에 가려고 00이 앞머리를 잘랐다. 이쁘게 잘라지지 않았다. 다음에는 미용실을 바꾸어 보아야 할 것 같다.


2006.10.27

요즘은 의도적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00 이와 한글 공부를 하려고 한다. 하고 싶은 활동의 선택을 00 이에게 맡겼는데 계속 한글만 하자고 하니 조금씩 꾀를 낸다. 하지만 나도 놀이하는 것처럼 한글을 익히게 하려고 머리를 쓰고 있다.


2006.10.30

오르다 탑에 스티커 붙여 돌리면서 글자 찾기, 온몸에 스티커 붙이며 글자 읽기 등 매일 기상천외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한글의 조합을 조금싹 알아가는 것 같은데 속도가 붙질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2006.10.31

요즘은 한글 읽기보다는 쓰기에 더 큰 흥미를 보인다. 하루에 한글자라도 빠르게 익히도록 하고 있다. 연필을 바르게 잡는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도 잘 잡고 있다고 자랑도 한다. 당분간은 쓰면서 한글을 읽여야 할 것 같다. 쓰느라 속도가 안 나서 안타깝다.


2006.11.1

미술작업을 하다 보면 스케치죽에 풀칠을 하고 색종이를 붙이는 것에 익숙해서 색종이에 풀칠을 하다고 하면 어색해한다. 우선 스케치죽에 풀부터 듬뿍 바르고 보는 00 이이다. 어제는 [신기한 한글나라]로 한글공부를 했다. 다양한 교재로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한글과 친해졌으면 한다.


2006.11.2

요즘에 한글교육에 신경 쓰느라 책 읽어주는 것에 신경을 썼더니 00 이가 다시 책 읽는 것을 즐기게 된 것 같다. 부쩍 책 읽어 달라고 하고 혼자 책을 들고 읽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꼭 한글을 한자라도 가르치려고 애쓰지 말고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겠다.


2006.11.3

00 이가 부쩍 자란 것 같다. 엄마 장 보는 동안 책코너에서 혼자 책도 보고, 약국 다녀오는 동안 혼자 식당에서 국수를 먹으며 기다리기도 했다. 나이에 비해서도 독립적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모습을 보이니 고맙고 대견하다. 책 읽는 곳에서 엄마 앉은 자리 좁을까 봐 걱정도 해주는 멋진 딸이었다.


2006.11.7

엄마, 아빠와의 외출이 너무도 즐거웠는지 집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밤잠이 부족한 데다 낮잠도 자지 않아서 저녁밥을 먹고 일찍 잠이 들었다. 점점 낮잠을 떼려는 모습을 보이는 걸 보니 참 많이 자란 것 같다.


2006.11.8

아빠에게 원에서 배운 노래와 율동도 보여주고 책도 많이 읽으며 재미있게 보냈다.


2006.11.9

00 이가 부쩍 자란 것 같다. 일요일 유아박람회에 가서 각종 체험에 참가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흐뭇했다. 유모차 없이 그 긴 시간 걸어 다니고 밥도 안 먹겠다고 하며 각종 체험에 푹 빠져 있었다.


2006.11.10

토요일마다 놀이센터에 가서 7살 언니와 함께 노는 재미에 푹 빠져 피곤한지도 모르는 00이다. 많이 피곤한데도 20분 자고 스토리텔링 듣고 서점에서 1-2시간 책을 본다. 엄마인 내가 더 파김치가 되는 토요일이다. 그래도 00 이가 즐거워해서 보람이 있다.


기억 속에서는 4살에 한글을 읽었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육아일기를 보면서 한글을 읽게 하는데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00 이는 정말 쓰는 것을 좋아했다. 놀러 가면 수첩이랑 볼펜을 사달라고 해서 수첩에 무언가를 적으면서 다녔다. 미니멀리즘을 시작하면서 집에 있는 수첩과 볼펜을 한자리에 모아보니 얼마나 많던지... 수첩과 볼펜을 사주면 한동안 열심히 쓰기 때문에 엄마 욕심으로 사달라는 대로 사준 것 같다. 이제는 아이패드와 펜슬만 사용하는 아이인데... 처치 곤란한 수첩과 펜은 요즘 내가 열심히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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