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일기(7개월)
Day 169
엄마는 요즘 컨디션이 무척 좋단다. 어쩌면 우리 00 이가 무척 건강한 아이여서 엄마도 건강하게 잘 지내는 거 같다. 아빠말로는 아빠가 많이 사랑해 줘서 그런다고 주장을 한단다.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고 편안하게 있으려고 노력할 거야. 네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서 엄마 배는 점점 부르고 몸이 무거워지고 있단다. 너는 쑥쑥 크고 엄마는 살이 안 쪘으면 좋겠다. 그런데 요즘 엄마가 야식을 먹어서 살이 안 찔 수는 없을 것 같다. 대신 많이 움직여야겠지?
Day 172
너를 낳고 몸조리를 할 산후조리원을 고르고 있단다. 생각보다 비용이 비싸서 맘이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엄마는 휴양지에 들어가는 것처럼 조금은 들뜨는 기분이다. 3주 동안 그저 푹 쉬는 일상은 어떤 건지 궁금해. 00 이도 엄마도 산후조리원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우리 내일 초음파로 만나는구나. 우리 00 이가 무척 자라 있을 것 같다. 내일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자.
Day 176
엄마가 갑자기 불안해졌다. 우리 00 이에게 무슨 장애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우리 00 이는 여전히 잘 놀고 있는데... 00아. 엄마는 네가 건강한 장애 없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우리 00 이는 꼭 그럴 거야, 그렇지?
Day 177
오늘 엄마랑 아빠는 엄마가 00이랑 3주 동안 쉴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러 갈 거야. 두 군데를 둘러보고 결정을 할 예정이란다. 안락한 곳에서 00 이와 첫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출산 준비물을 인터넷으로 구입하려고 해. 직접 사러 가면 이쁜 것이 많아서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고들 하더라. 엄마는 심사숙고해서 우리 00 이에게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려고 한다.
Day 179
어제 아빠랑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었단다. 너무 과식을 한 것 같다. 우리 은이가 태어나면 당분간 레스토랑 같은 곳은 가기가 어려울 거야. 00 이를 만나는 것은 좋지만 앞으로 엄마와 아빠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엄마는 조금 염려가 된단다. 특히 아빠 회사일이 많이 바빠서 00이랑 엄마랑 둘이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 우리 둘이서 아빠 응원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자
Day 181
00아. 엄마는 오늘부터 숨 쉬는 것이 불편하다. 앞으로 쭈욱 그럴까? 조금 두려운 생각이 든다.
Day 190
이제 00 이가 움직이면 아빠가 잘 느끼고 좋아한단다. 가끔 엄마는 배가 아프기도 하지만 우리 은이가 잘 놀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 요즘 가끔 동요를 듣는데 우리 00이 잘 듣고 있니? 엄마 느낌에는 우리 00 이가 동요보다는 캐럴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Day 191
지금 엄마와 아빠는 감기에 걸렸다. 아빠는 우리 00 이와 엄마를 위해 빨리 나으려고 병원까지 갔단다. 엄마는 약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대추차하고 유자차를 열심히 마시고 있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는데 아직 머리가 많이 아프다
Day 192
오늘은 2002년도 마지막 날이란다. 엄마가 2002년도를 되돌아보면 힘들기도 했지만 좋은 일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아빠가 좋은 회사로 옮겼고, 우리 00 이도 가졌고... 그리고 정말 많은 일들을 경험했단다. 새해에는 우리 00 이와 함께 더 행복한 일들을 많이 만들려고 해. 우리 00 이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하는 것이 새해 큰 소망이란다. 아빠는 내년 여름에 00이랑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다. 00아 신나겠지? 엄마와 아빠는 기쁜 마음으로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Day 195
엄마와 아빠의 감기가 차도를 보이지 않는다. 조금 속이 상한다. 아파도 어른이 되면 해야 하는 일을 미룰 수 없단다. 그래서 힘이 든다. 우리 00이는 엄마처럼 아프지 않고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다. 요즘 엄마가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이 우리 00 이의 피와 살이 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에서 심리상담과 검사를 하던 때여서 ‘장애가 없는 아이를 낳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사는 것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절하게 목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후조리원에서의 생활은 좋았다. 매 끼니 식사가 준비되고, 아이는 돌봐주니 회복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와 방에서 함께 지내면서 기저귀 가는 것이랑 모유 수유하는 것에도 점점 능숙해졌었다. 처음에는 아이를 안는 것도 어색했는데 말이다. 산후조리원에서 아이의 별명은 엄지공주였다. 엄지공주라고 불러주시면서 이뻐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많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