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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시작했어요

육아일기(생후 12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4.2.17.


이제 00 이가 혼자 걷기 시작했다. 앞으로 걷기보다는 옆으로 걷기를 하지만 스스로 걸으려 하는 모습이 너무 이쁘다. 조심스럽게 한 두 발짝 떼고 자리에 주저앉았다가 다시 시도한다. 팔을 내밀고 붙잡을 것이 있으면 잡아서 몸의 균형을 잡는 모습이 기특하다.


2004.3.7.


한 달 동안 00 이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한 단계, 한 단계 잘 밟아가던 00 이가 무척이나 빠르게 젖병을 졸업했다. 평소에도 컵으로 마시려 하긴 했지만 빨대컵에 하루 만에 적응해서 젖병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 물론 그전부터 잠자기 전 수유나 잠에서 깬 수 즉시 수유하는 것을 점진적으로 줄이며 연습을 하긴 했지만, 너무 빠른 진전이었다. 젖병을 전부 버리고 벌써 몇 주일이 흘렀다.


매일매일 걷는 모습이 발전되고 있다. 걷는 횟수도 늘고 하루 종일 걸음마를 놀이 삼아하느라고 앉아서 놀기보다는 걸어 다닌다. 정말 날씨가 따뜻해지면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공원에 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00 이는 생우유를 마시지 시작했다. 생우유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던데 00 이는 무척 잘 마신다. 이유식도 일품요리에서 밥과 반찬으로 바꿨다. 00 이는 밥도 잘 먹지만 반찬도 무척 좋아한다. 아직 간을 하지는 않지만 00 이는 유아식으로 무난하게 진입할 것 같다.


먹는 것을 잘 먹이는 것이 가장 좋은 육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00이 먹는 것에 더 신경을 쓰려한다. 그리고 집에서 돌잔치 준비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풍선 장식도 하고, 현수막도 만들려고 한다.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꾸미는 것이 몸이 힘들기는 하지만 너무 보람된다.


집안일 중에서 식사 준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청소나 빨래는 하루 정도 걸러도 되지만 식사준비를 하루라도 거를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음식은 건강과 직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때는 건강에 대한 정보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서 너무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을 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당의 위험에 대해서 몰랐다. 지금 다시 키운다해도 아이를 그때만큼 잘 키울 자신이 없는데 한 가지 아쉬운점이 먹거리에 대한 부분이다.


고등학생때까지 열심히 집밥을 먹인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나는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매 끼니 다른 음식을 먹이려고 했고, 바로 조리해서 따뜻하게 먹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아이는 냉장고에 들어있던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한 가지 요리를 반복적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덕분에 편의점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자신이 요리해서 먹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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