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생후 16개월)
2004.6.13
00 이가 산책과 사랑에 빠졌다. 어떤 날은 하루에 네 번이나 산책을 나가자고 한다. 한낮만 아니면 같이 나가서 놀고 있다. 너무 뛰어다녀서 많이 넘어져 다친다.
2004.6.14
낮잠을 한 번만 자는 대신 3시간 정도 푹잔다. 하루에 두세 번씩 산책을 나가는데 1시간 이상 씩 뛰어다니며 논다.
2004.6.15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에게 '인나(일어나)'라고 말한다. 책을 읽어달라고 가지고 와서 엄마에게 주면서 '어어'라고 한다. 몇 번이고 같은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2004.6.16
먹고 싶은 것과 아닌 것의 욕구표현이 강해졌다. 컵을 들고 마시는 것이 예전보다 많이 능숙해졌다.
2004.6.19
토요일밤에 급하게 제대로 씹지 않고 먹어서 토했다. 일요일 고형식을 먹고 싶어 하지 않아서 미음을 먹였다. 먹은 것이 없어서 기운 없어하고 누워서 놀거나 안아달라고 한다. 기분은 좋았다.
2004.6.21
먹은 양이 많이 줄었지만 억지로 먹이지 않았다. 저녁에 쌀과자 2-3개, 죽 조금, 아기밀 조금, 두유 조금 그리고 사과 갈아서 반 개 먹었다. 예전 같으면 두유 400ml, 죽 한 그릇 분량은 먹었을 텐데... 내일 소아과에 가서 진찰을 한 번 받아봐야겠다. 체해서 그런 건지, 여름을 타는지, 혹 목이 부은 것은 아닌지... 산책을 나가자고 해서 나갔지만 걷는데 힘이 없어 보였다.
2004.6.22
소아과에서 00 이는 장에 가스가 차서 먹지 않는 거라고 하신다. 억지고 먹이지 말라고 하셔서 미음, 죽 등을 원하는 만큼만 먹였다. 기분은 좋고 잘 놀았다.
2004.6.24
먹는 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두유는 하루에 600ml 먹는 것 같고 주먹밥을 하나 먹었다. 배변상태도 좋아졌다. 그런데 예전보다 짜증을 내는 경향이 있다. 천천히 고형식을 미음부터 시작해야겠다.
2004.6.25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자극을 원하는 것 같다. 무엇이든 엄마나 아빠가 같이 해주길 원한다. 컵에 물을 조금 따라주면 곧잘 혼자 들고 마신다. 언어로 표현을 못하니 짜증스러운 우는 소리로 표현을 하는 것 같다.
2004.6.27
토요일 저녁 9시, 일요일 새벽 3시. 38.3도 3cc 해열제 복용 후 바로 떨어짐. 토요일 오후부터 콧물 나고 기침함. 식욕은 많이 돌아와서 밥 먹음. 기분은 좋지만 때때로 힘들어한다.
2004.6.29
3시 39도 3cc 해열제 복용 후 바로 떨어짐. 감기로 인해서 눈곱이 끼는데 전염성이 없다고 한다. 감기증상이 심하지 않은데 예전에 비해 00 이가 힘들어한다. 먹는 것은 잘 먹는다.
2004.6.30
새벽 3시 38.8도. 3cc 해열제 복용 후 바로 떨어짐. 이제 눈곱은 끼지 않고 콧물과 기침이 난다. 방송에서 보니 여름 감기가 기승이라고 한다.
2004.7.1
콧물과 기침도 아주 많이 좋아졌다. 요즘은 더워서 아침, 저녁으로 목욕을 하는데 물놀이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물속에서 발을 굴러서 내 옷을 다 젖게 한다.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아침저녁으로 밥을 먹는다. 두유를 하루에 600ml, 아기밀을 200ml 마시는데 양이 좀 많지 않나 싶다.
2004.7.3
기침은 새벽에만 하고, 콧물은 아직 나지만 색깔이 옅어지고 양이 많이 줄었다. 책을 가지고 와서 무릎에 앉는다. 책을 읽어주면 소리를 따라 하기도 한다. 똥상태가 완전히 좋아져서 두 유한번 줄이고 과일과 치즈를 준다. 밥양이 예전만 못하지만 꾸준히 먹고 있다.
2004.7.6
롤케이크를 포크에 찍어서 주니 포크를 들고 조금씩 베어 먹었다. 두유도 다 마시고 나면 싱크대에 넣거나 엄마에게 준다. 남은 걸 먹여주기도 한다. 같은 책을 하루에도 여러 번씩 읽고 또 읽는다. 월령에 적합한 책을 몇 권 사 주었다.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를 읽고는 문뒤에서 나타나거나 내 등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까꿍'한다. '여보세요'라는 책을 읽어서 요즘 전화기를 너무 좋아한다.
2004.7.7
새벽 5시 38.1, 39.6 해열제 3cc+2cc 먹임. 아빠와 병원에 감.
2004.7.8
콧물도 안 나고 완전히 좋아졌다. 밥보다 반찬이나 마실거리를 찾는다. 요즘은 하루 종일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5-6권의 책을 5-10 번식 읽어주느라 목이 아플 정도이다.
2004.7.11
금요일 낮부터 설사를 했다. 된장국의 건더기가 그대로 나오는 것 같다. 설사가 심해서 지사제를 먹였다. 토요일은 설사를 하지 않고 일요일에는 설사를 한 번 했다. 밥은 잘 먹었고, 두유는 하루에 한 번 물에 희석해서 먹었다.
2004.7.12
밥도 잘 먹고 똥 상태고 좋아졌다. 손조작 능력이 많이 좋아져서 목공놀이, 기차블러, 롤러코스터를 가지고 놀기를 즐긴다
지금은 많이 건강한 아이인데 이때는 정말 많이 아팠다. 매일 아이의 건강을 민감하게 체크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돌이 지나면 원래 자주 아픈 거라고 하던데 아픈 아이를 돌보는 것이 참 힘들었다. 지금도 아이가 기침만 해도 마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