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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가 안보고 싶대?

육아일기(38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6.4.13

오랫만에 책을 여러권 읽어주었다. 고미타로의 [나하고 놀자]라는 책을 두 번 읽어주니 외워서 혼자서 읽는다. 그림책 읽고, 찰흙놀이하고, 쇼핑센터에 다녀오고 바쁜 저녁시간을 보냈다. 찰흙으로 국수를 만들어 엄마에게 먹으라고 주고 모든 찰흙을 혼합해서 정체불명의 색으로 만들며 즐거워 한다.


2006.4.14

00이의 수학적 개념의 향상을 위해 시간이 날때마다 색종이와 가베를 이용해서 분류와 서열을 가르치려 한다. 수학을 어린시절 좋아하지 않았기에 00이에게 즐거운 수학놀이를 기회가 될때마다 해주고 싶다


2006.4.17

장거리 여행을 했다. 벚꽃도 보고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들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할머니께서 얻어주신 책과 인형을 가지고 놀고 강아지도 보았다.


2006.4.18

24개월쯤 할머니댁에 가서 처음으로 가까이서 개를 보았다. 그동안 무서워 가까이에게 개를 못보았었다. 개가 더워서 혀를 길게 빼고 있자 '개가 메롱해요'하면서 개앞에서 계속 메롱을 했다. 그러다가 개가 한 번 짖자 무서워 도망가다가 넘어져서 다쳤다. 지금도 여전히 개를 조금 떨어져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2006.4.19

오랫만에 00이와 그림책을 여러권 읽으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얻어온 비디오보다 엄마와 책보기를 좋아한다. 아빠가 늦게 오자 '아빠는 나를 안 좋아해요'라고 말해서 간담이 서늘해졌다. 아이들은 같이 놀아주는 만큼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2006.4.20

귀를 다쳐서 한동안 매일 병원에 다녀야 할 것 같다. 00이는 엄마와 병원에 가는 것을 놀이로 생각하고 즐거워한다. 사소한 상처에 연연해하지 않는 00이가 대견하다.


2006.4.21

영어수업을 한 날이면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책꽂이에서 수업한 책을 꺼내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저녁에 색칠놀이도 하고 찰흙놀이도 하고 책도 읽으며 즐겁게 보냈다. 아빠가 계속 늦어서 00이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난다. 이제는 아침밥도 챙겨 먹일 수 있어서 좋다.


2006.4.24

00이 귀가 잘 아물어 반창고를 풀었다. 이제 몇 일 약만 잘 바르면 될 것 같다. 주말에 영어서점에 가서 스토리텔링도 듣고, 엄마친구 아들과 만나서 신나게 놀았다. 서점에서 스토리텔링 들을때 잘 듣지 않고 딴 짓을 했다. 아직은 습관이 안되어서 그런것 같다.


2006.4.25

아픈 엄마를 위해서 00이가 저녁에 혼자서 놀았다. 철든 아이처럼 보채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조금 아팠다. 요즘은 누워서 나를 안고 다독여주기도 하고 조잘조잘 하고 싶은 말을 하기도 한다. 참 많이 컸다. 매일 30분 정도씩 영어 오디오나 비디오를 접하게 해주려고 한다. 00이가 다행이 좋아한다.


2006.4.26

저녁에 아빠와 '드리머'라는 영화를 인터넷으로 보고 아빠 몸을 타고 오르며 놀았다. 아빠와 엄마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지 연신 흥분상태였다. 몇일 엄마와 일찍 자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일찍 잠이 들었다. 푹자고 일어나면 또 한 뼘 커있을 것 같다.


2006.4.27

어제 저녁 자자고 불은 끈 00이가 누워서 쉬지 않고 1시간 30분동안 떠들었다. 대답을 해주다 해주다 너무 지쳐서 밀려오는 짜증을 참느라 혼이 났다. 한 말을 조금씩 바꾸어 하고 또 하고...이렇게 언어의 유창성이 발달하는 것이겠지? 결국 잠이든 엄마때문에 00이도 잠이 들었을 거다.


2006.4.28

옷 앞에 있는 알파벳을 하나씩 물어보고 똑같은 알파벳을 구별해내는 모습을 보았다. 아직 한글도 못 읽으면서...지금은 무엇이든 궁금한 모양이다. 부쩍 질문이 많아졌다.


2006.5.1

주말에 양평에 가서 들꽃 식물원, 두물머리, 정약용선생 생가를 둘러보았다. 00이는 너무 신이나 했다. 나비도 보고 닭도 보고 토끼도 보고...자연과 벗하며 보낸 멋진 주말이었다. 앞으로 00이와 여행을 자주 다녀야 할 것 같다.


2006.5.2

요즘 글자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데 관심만큼 알려줄 시간 내기가 어렵다. 관심을 보이면 알려주고 손잡고 써보기도 하려고 한다.


2006.5.3

이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00이와 함께 보낼 저녁시간이 너무 적어져 버렸다. 함께 했으면 하는 일들이 많은데 아쉽다. 하지만 00이에게 좋은 습관이 자리 잡은 것을 기뻐해야할것 같다. 어제는 00이의 침대를 엄마, 아빠가 골라서 주문해 주었다. 00이가 침대가 오면 정말 좋아할 거다.


2006.5.4

연휴동안 이모, 이모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이곳저곳 놀러도 많이 다녔다. 건강하게 잘 따라다녀서 고마워다.


2006.5.8

저녁에 엄마한테 간다고 울어서 아빠와 놀러갔다가 예정보다 빨리 집에 돌아왔다. 00이가 자연을 마음껏 만끽하면서 놀다 오기를 바랬는데 아쉽다. 결국 내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2006.5.9

00이가 저녁이 되면 아빠를 많이 기다린다. '아빠는 00이 안보고 싶대?'라고 물으면 정말 속이 상한다. 원하는 만큼 함께 해주지 못하는 건 속상한 일인것 같다. 아침에도 헤어지길 싫어하는데 안쓰러울 때가 있다.


2006.5.10

아직 6과 9는 많이 헷갈려 하지만 수를 읽기 완전해지자 밖에 나가서 모든 숫자를 읽으려고 한다.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번호판부터 시작해서 메뉴판의 숫자까지 읽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너무 이쁘다.


2006.5.11

어제는 자신이 경찰관 아저씨라고 하면서 왼쪽으로 가세요. 오른쪽으로 가세요하는 수신호를 했다. 방향을 정확하게 지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놀라웠다.


2006.5.12

산책을 하면서 기차, 자전거, 비행기 그리고 헬리콥터를 표현해보았다. 스스로 골똘하게 생각해가면서 신체표현을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했다. 다양한 동작놀이를 해보면 무척 좋아할 것 같다.


어제 딸아이와 좋아하는 술집에 가서 술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너의 4살때 육아일기를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데 그때는 굉장히 애교가 많았었다고 이야기해주니 웃는다. 지금은 시크한 딸이다. 딸아이가 많이 바빠서 다음 술자리는 12월에나 가능할 것 같다. 어제 간에 기별도 안간다고 말하며 공부하러 가는 딸아이에게 '간에 기별이 가면 큰일난다'는 개그를 날렸다. 이제 정말 다 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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