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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를 시작했어요

육아일기(40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6.6.13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과천에 있는 대공원에 다녀왔다. 다양한 동물들을 보며 무척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다. 주중에는 아빠와 체험학습을 주말에는 엄마와 인지학습을 할 계획이다.


2006.6.14

아직은 어리지만 선생님과 함께 하는 집단활동과 엄마와 둘이 하는 개별활동이 모두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선생님에만 의존하고 개별활동을 함께 해주지 못해서 아쉽다. 요즘은 책 한 권 함께 읽지 않은 날이 많다. 아무래도 날씨가 좋으니 밖으로만 나가게 된다.


2006.6.15

00 이가 저녁시간에 영어 DVD를 보고 싶어 해서 통 텔레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보고 또 보고 한다. 나는 자막 읽다 힘들어 포기하곤 하는데...


2006.6.16

매주 품앗이 형태로 가베와 한글수업을 시작했다. 가베는 원에서 하기 때문에 한글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 일주일 만에 먹글자를 외워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한글 읽기 프로젝트를 달성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2006.6.19

피아노에 관심을 보인다. 피아노 건반을 뚱땅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피아노를 가르쳐보려고 한다. 00 이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면 너무 흐뭇할 것 같다.


2006.6.20

색칠하기, 그림 그리기, 풀칠하기 등은 나날이 발전해 가는 것 같다. 앞으로는 가위질하는 연습을 시켜보려고 한다. 마음껏 자르기는 많이 해보았는데 이제는 선대로 오리기도 시도해 보려고 한다.


2006.6.22

00 이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자면서 많이 울고 '내 거야'라고 하며 통곡을 한다. 때로는 한 시간 이상을 울면서 괴로워해서 잠을 깨우기도 한다. 많이 속상하다. 일시적이겠지만 관심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할 것 같다.


2006.6.23

직선 따라 오리기를 시켜보았더니 곧잘 한다. 예전에는 뜻대로 되지 않으면 찢어버렸는데 끝까지 가위를 사용해서 마무리했다. Polar Bear에 나오는 동물을 칼라믹스로 칠해보면 즐거워했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어 보라색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2006.6.26

주말에 실내놀이터에 가서 실컷 놀았다. 00 이가 거의 소꿉놀이 영역에 머무르는 것이 신기했다. 미끄럼틀 등의 짐시설을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벌써 3주째 과천에 있는 동물원에 다녀오고 있다. 매주 봐도 좋은가보다. 매주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한다.


2006.6.27

아빠와 철도박물관에 다녀와다. 아빠에게 기차를 사달라고 해서 기차를 신이 나서 작동시킨다. 작동완구가 별로 없어서 작동완구만 보면 신이 나나 보다. 기차도 보고 기차도 타고 왔다고 한다. 피곤한지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잠이 들었다.


2006.6.28

엄마와 우무를 가지고 정육면체도 만들어보고 햄으로 원기둥도 만들어 보았다. 조금 더 크면 함께 쿠키를 만들어보고 싶다.


2006.6.29

올해 한글 읽기를 목표로 한글공부를 시키고 있다. 먹글자라서 진도가 잘 나가지는 않는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려고 하지만 일주일에 2-3번 하는 것 같다.


2006.6.30

요즘 인형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 가는 것을 좋아한다. 매일 저녁 피카추를 태우고 나갔다 오는데 힘들다고 하지 않고 잘 태우고 다닌다. 정말 많이 큰 것 같다.


2006.7.3

낱글자를 시작해야 할 정도로 갑자기 한글실력이 늘었다. 낱글자 교재를 만들어 주어야 할 것 같다. 마더구스를 벌써 조금씩 흥얼거린다. 매일 한편을 한 번씩 보여주고 있다. 즐겁게 봐주니 산 보람이 있다. 막상 배송된 것 것을 받아보니 내 눈에는 안 차는 교재여서 조금 실망했었다.


2006.7.4

장난감 할인마트에 갔는데 은이는 장난감 사달라고 하지 않고 이것저것 재미있게 구경만 했다. 기특하다.


2006.7.5

저녁에 내가 공부하려고 가베비디오를 틀었더니 00 이도 하겠다고 가베를 가지고 와서 비디오에 나오는 활동을 했다. 4 가베를 랩으로 감아 물감도 찍어보고, 5 가베로 집도 만들었다. 확실히 가베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지. 많이 큰 것 같다.


2006.7.6

저녁시간에 산책하기, 영어비디오 보기, 한글공부하기, 색칠하기, 도장 찍기 등의 활동을 하면서 보낸다. 대부분 원하는 활동을 물어보고 그 활동을 한다. 오늘은 품앗이 모임에서 단어카드를 낚싯대로 낚는 놀이를 했다. 무척 즐거워했다.


2006.7.7

단어를 낚싯대로 낚으면서 몇몇 글자를 읽혔다. 조금씩 낱글자를 알려주는데 흥미 없어하면 즉시 중단한다. 조금 더 흥미를 느껴 한글을 읽었으면 하지만 우선은 문자 읽기를 즐기게 하고 싶어서 나의 욕심을 들키지 않으려 노력한다.


2006.7.10

주말에 [가루야가루야]라는 공연을 봤다. 무척 재미있게 공연도 보고 체험도 했다. 집에 와서도 밀가루를 달라고 해서 반죽해 주었더니 이것저것 만들면서 좋아했다. 하루 종일 공연내용을 말하고 다닌다.


2006.7.11

요즘 아빠가 더 바빠져서 00 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졌다. 아빠와 헤어져 울다가도 '비디오 보여줄까?' 하면 금방 그친다. 아빠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2006.7.12

엄마랑 가베놀이를 일주일에 한 번 하면서 부쩍 가베에 흥미를 보이는 것 같다. 선생님과 함께 한 가베놀이 복습도 하고 스스로 여러 조형물을 만들고 설명해 주었다. 조형물들을 다양하게 만들어 보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아이 3살 때 동네 인터넷 카페에 주말에 함께 품앗이할 또래친구들과 엄마를 모집했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주말에 체험학습을 했다. 그러다가 아이들 4세가 되었을 때는 성향이 잘 맞는 엄마와 이때부터 주중에 학습품앗이를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었다. 그때 유아교육 시장은 '우리 아이만 뒤처진다'라는 공포마케팅으로 여러 학습프로그램들이 있었다. 나는 충분히 엄마와 함께하는 활동으로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가베는 처음 보는 교구여서 인터넷으로 교구를 사고 거기서 제공하는 비디오와 교재로 공부를 해가면서 아이와 놀아주었다. 이 품앗이는 우리가 이사를 갈 때까지 3년 동안 이어졌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발달상황에 따라서 함께 공부하는 과목들을 바꾸었다. 지금은 아이친구엄마가 아닌 내 친구가 된 품앗이 멤버와는 아직도 만나고,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며 그때를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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