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함이 최고!
「둠칫이와 웃는 날들」은 아기와 함께한 하루를 기록한 짧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눈물로 지나가는 육아의 순간들.
찡찡 울다 웃고, 힘들다 하다 또 버티는 날들의 기록을 남깁니다.
작지만 소중한 날들이 모여, 언젠가 둠칫이와 함께 웃으며 다시 펼쳐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둠칫이랑 웃는날들 #1
9.19. 안전함이 최고!
오늘은 어린이집 하원 후 장난감도서관으로 향했다.
둠칫이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이다.(사실 둠칫이 마음은 모르겠고, 편안하고 안전해서 내가 좋아한다.)
그 곳에는 큰 나무 미끄럼틀이 있다. 아직 어린 둠칫이에겐 커다란 고난도 미끄럼틀이다.
계단을 기어 올라가던 아기가 이제는 벽을 잡거나 내 손을 잡고 걸어서 오른다.
아이의 성장은 놀이를 통해 가장 많이 느껴진다.
오늘도 물고기 잡는 놀이를 하고 미끄럼틀에 올랐다.
그런데 둠칫이가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이제까지는 슈퍼맨처럼 엎드려서 내려오거나, 반대로 뒤돌아 엎드려서 내려오던 아이가, 갑자기 앉아서 내려오겠다고 선언했다.
보통 ‘어떻게 내려올까?’하고 물으면 눞거나 엎드려서 내려오는데, 오늘은 당당하게 앉아서 내려가겠다고 미끄럼틀 아래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려올 수 있어?’ 몇 번을 물어도 대답은 ‘끄덕끄덕’
‘그래 그럼 내려와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몸을 밀어 내려오는데, 그 자세가 걸작이었다.
잘 내려갈 수 있도록 왼쪽 다리는 쭉 뻗고, 오른쪽 다리를 접어 브레이크를 잡았다.
왼손은 미끄럼틀을 꼭 붙들고. 그렇게 아기 드리프트는 미끄럼틀 끝까지 완주했고, 둠칫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대견해서 크게 웃으며 안아주었다.
신이 난 아기는 계단이 아닌 미끄럼틀을 거슬러 씩씩하게 걸어올라갔다.
(미끄럼틀을 거슬러 올라가는건 원칙적으로 안되지만, 아직 아기라 봐주셨다...^^)
그 모습마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오늘도 둠칫이의 작은 변화가 나의 하루를 웃게 했다.
그 웃음 하나면, 오늘은 충분하다.
오늘도 충분히 웃는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