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해의 기술-포전인옥
회식은 업무시간 52시간/주 외에 강제할 필요는 없다.
참. 이제 52시간도 글쎄…. 이제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 요구로 그렇게 뽑았다. 국민의 선택이니 논외.
그런데 회식은 내가 안 가는 게 좋은 데, 문제는 나한테 회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다.
회식일정을 알리지 않는다. 물론 '불참 원인'을 따로 윗분들에게 누군가는 보고한다.
집에 일정이 있어서 회식에 참가를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굉장히 "커버 쳐주고, 위해서 해주는 말" 같지만 이것도 음해다. 왜냐면 회식일정 자체를 알리지 않았으니까.
힘든 프로젝트를 끝내고 정말 뒤풀이를 할 때
누군가 떠나고 누군가 새로 왔을 때
거래처 사람이나 계약을 위해 협업 회사와 식사를 할 때
그냥 술 먹고 싶어서
기타 등등
그리고 요새 회사 분위기가 예전처럼 강요하거나 그러지도 않는 다. 예전엔 보통 4차 정도까지 가야 하는 데 그렇지도 않다. 옛날에는 야근 아니면 회식이니 지긋지긋하긴 했다.
예전에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에서 팀장님이 말씀하신 게 있다.
술 못 먹는 데 승진 가능성이 있냐고요?.. 글쎄.
하지만 출연하신 팀장님은 소주 회사니 당연.
물론 유퀴즈 MC 유재석도 술을 못 먹는 다. 그런데도 탑이 됐다. 술을 못 먹은 거지 회식에 빠진 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은 탑이니까 회식의 의무는 없다.
그런 거다.
이런 분위기는 해외도 그런가 보다.
미국드라마 ‘뉴스룸’에서 국장이 젊은 뉴스 pd에게 술 한잔 하자고 했다. 그러나 pd는 못 간다고 했다. 그러자 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에이 젊은것들은..”
그리고 다음 컷은 젊은 피디들이 자기 스태프와 술을 먹는 다.
나는 예전 ceo분이 술을 너무 좋아하셨다. 정말 너무 좋아하고 너무 많이 먹는 다.
그런데 두 가지가 있다.
1. 술을 많이 먹어야 하니 안주가 좋아야 한다. 안주를 든든히 먹어라. 그리고 맛있는 안주여야 한다.
2. 즐거워야 한다. 늘 웃는 다.
그런데 중요한 게 있다.
술자리에서 술만, 대화는 사무실에서.
나는 어릴 땐 몰랐는 데 지금 이 내용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회식은 쓸데없는 회사걱정, 옆에 본부나 부서 걱정한다. 그건 험담으로 연결된다.
남 이야기, 모략과 음해 같은 대화는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어차피 그런 정보는 올라오는 거니까 술자리에서 괜히 들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술자리가 즐겁고 음침하지 않다.
.
그렇다면 팀원들은 한번쯤 생각해 본다. 아래와 같다.
0. 승진 시즌 또는 평가 시즌이 다가오는 가?
1. 당신이 사원들의 급여나 승진에 관여할 정도로 파워가 있는 가?
2. 다음 조직개편 때도 직원들의 이동을 제한 또는 방출 등에 관여할 파워가 있는 가?
3. 부서원과 부서원을 평등하게 대하고, 때로는 경쟁을 붙이는 가?
4. 부서원들이 좋아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가?
5. 거래처 또는 상급 부서/지위 사람과 먹는 가
위의 여섯 가지에 따라 다르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으면 사원들은 회식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
예전에는 무조건 갔다. 지금의 부장은 젊은 시절 무조건 갔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젊은 친구들도 회식 좋아한다. 그리고 승진과 인사에 관여된 일이라면 간다. 그런데 꼭 그런건만 아니다.
젊은 친구들도 그 정도는 안다. 어리다고 개인주의가 있는 건 아니다. 조직과 전체를 아는 친구도 있기도 하고, 꼭 이기적인 이유로만 가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사원들은 자기 개인 시간을 쪼개서 회식에 참여하기도 하다. 그건 일종의 투자이다,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포전인옥(抛塼引玉) - 던질 포에 벽돌 전이다. 끌어당길 인, 구슬 옥이다.
벽돌을 던져서 옥을 얻는 것이 다. 작은 것은 주고 좋은 것을 획득하는 것이다. 모든 투자법이 그렇고 사냥법이 그런 거 아닌가?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 나의 것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젊은 꼰대, 대리선배(대리급인데 너무 선배질해서), 주임이 주인 되는 세상(대리 밑에 주임들이 너무 설쳐대고 사원들한테 꼰대짓하는 주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예전과 다른 게 있다.
한국 사람들은, 한국 젊은 세대들도 술을 좋아한다. 그런데 차이점이 조금 있다.
4-50대 보다 젊은 세대들은 담배도 들 피고, 헬스도 많이 다닌다. 바람직하다.
예전은 미친 회식이었다. 보통 4차까지 가니까. 1차 소주 2차 맥주 3차 노래방 4차 포장마차 소주
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1박 2일 워크숍을 주말 끼고 갔다. 어떻게 금-토로 갔을 가… 지금은 고용노동부에 고발할 사항이다.
노동의 유연성이 좋아지고 이직이 수월하다. 그래서 한 조직, 한 사람에게 충성할 필요를 못 느낀다.
대화보다는 시스템을 통한 뒷담화 까는 게 더 재미있을 수 있다.
나도 선배한테 들은 게 있다. “그래도 요새 조인트는 안 까이잖아…”
일반적인 회식은 어떻게 해야 하는 가? 이건 오래된 버전이라 필요 없을 수도 있다.
이건 그냥 참고로
1. 자리는 구석으로, 절대 중앙 자리, 상석자리 쪽에 ‘먼저’ 앉지 않는 다.
2. 술잔을 부딪힐 때는 아래로
3. 예전 무한상사에서 GD처럼 리액션은 과도하게
4. 높은 사람이 말을 많이 하게 할 것. 말 많이 하지 말 것
5. 술이나 다른 안주, 반찬이 필요하면 신속하게 움직일 것
6. 한탄하거나 남을 음해하는 발언은 피할 것
7. 불러줄 때 한 번은 가라
이건 지극히 개인적이다. 나는 술자리에서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사람이 좋다. 이런 오붓한 술자리가 좋다.
나는 별로.
회식은 내 돈 쓰지 않고 맛있는 것을 먹고,
계절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게다가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가끔 부탁해야 할 부서사람과 친근하게 되는 기회도 생긴다.
이런 좋은 기회를…
즐거운 점심인데 본부장이 나를 보더니 흥분한 거다. 그 본부장은 나를 평상시에 별로 안 좋아하고 별일 아닌 일에도 소리를 지른다.
그날도 그랬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그날 음식은 신선한 돼지고기로 만든 김치찌개집이었다. 정말 고기가 많이 들어간다.
나는 밥을 정말 맛있게 먹고 있었다. 밥을 씹으며 본부장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돼지고기가 있는 김치찌개를 퍼먹으며 본부장을 바라보았다.
맛있었다.
밥을 씹으며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한 공기 다 먹었다.
점심 식사 이후에 옆에 있던 과장이 내게 말했다.
멘털 갑!!! 어떻게 그 상황에서 밥이 먹혀요?
나는 대답했다.
난 맛있는 것만 생각해서 딴 소리는 안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