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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Apr 04. 2023

그곳에서 홍석천을 보았다-사장의 길

헤맴 - 원가 절감, 진실에 대한 자세, 그리고 돈을 위해 사는 가

예전 동탄이 생기기 전, 수원 옆 영통이 개발될 때는 정말 돈이 넘쳐나 보였다.


그때 아시아 최고의 나이트클럽이 영통에서 "개관"하였다.

고척돔 실내 야구장이 개장하기 전 시절이었다.

그 당시 눈에는 도쿄돔에 가면 이런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층고도 높고 어마어마했다. 규모가.


나이트에는 버라이어티 쇼를 진행하는 데, 그때 홍석천을 봤다.

전형적인 게이 차림의 옷을 입고 디제잉도 하고 춤도 추었다.


게이로 강제 커밍아웃 되면서 일자리가 끊겼다고 했을 때다.


먼발치에서 그를 보았다.


나는 물론 이 사람이 크게 될 것이고 성공할 것이라 믿었다.

커밍아웃으로 방송 일이 끊겨 두문불출할 때였다.

방송일이 끊기고 그 독하다는 노동자 담배 - 말보로 레드 담배를 5갑 이상 집에서 피우고 있을 때라 했다.

여성잡지 인터뷰 기사에는 그랬다.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를 했잖아요. 어린 친구들한테 거짓말하고 살지 말라고 했는 데, 저 역시 사람을 속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게이가 사실이라고 고백했어요.


나는 다시 말하자면 이 사람이 크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중에 방송에 출연해서 왜 나이트까지 일하는지 알았다.


재기해 보려고 식당사업을 이태원에서 시작했다. 그때는 우범지대 이태원이지 번화가 이태원이 아니다.

식당을 하면서 직원들 월급주기 위해 나이트 밤무대를 뛴다는 것을 짐작했다.

그렇게 밤무대 뛰고

다시 새벽시장 가서 식당 재료에 쓸 야채와 고기들을 사러 다녔다고 했다.


나는 그냥 야채하고 식재료는 아침마다 배달해 주는 아저씨가 있는 데... 생각했다.


그렇다. 사장이라면 모든 것에서 원가절감 하고, 경상비와 고정지출을 줄여야 한다.

이게 책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아는 것과 통장에 돈 빠져 보는 것하고 체감이 다르다.



돈을 위해 살아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한량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주는 돈은 왼손으로 받으며 에헴~ 하며 살아야 하는 줄 알았다.


스노우폭스 대표이신 "돈의 속성" 저자인 김승호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내 소득 수준의 1/4로 살아라."



그렇다. 정말 돈을 모으려면 단칸방으로 다시 이사 가고 이를 악물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초창기 사업은 인건비 싸움이고 소모성 경비를 아끼는 문제가 컸다. 그러니 어떤 가게를 차릴 때 직접 인테리어를 꾸미고, 소품을 길거리에서 주워오고 벼룩시장에서 사 오고, 직접 고치며 운영했다는 사장님들의 이야기가 많다.


차고에서 살면서 과외하고 번역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다.



그래서 <세이노의 가르침>에서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던 일 열심히 하고, 최고가 되고, 원가를 절감하려는 노력을 보이라고 적혀있었다. 책을 보는 내내 내게 호통 치는 소리만 들리는 것 같았다.



하루 한잔. 카푸치노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인생도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벅 한잔 안 마시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과 스벅 한잔 마셔도 인생의 전혀 변화 없고, 일상의 여유를 즐겨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 둘 다 맞기 때문에 그건 보는 사람이 판단하면 된다.




어제.


내가 하는 일 중에 사람을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냐?라고 질문을 받았다.


업무의 질적 변화를 위해서 그렇게 투입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별로이고 평가도 별로이다.

어디서 비효율적일까?

고정 지출이 늘어서?


그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스스로 내 몸과 신경을 투자 안 하니까 그렇게 되었다.


그러고 남에게 맞기 기만 하면 지출이 되고, 그러면 다른 곳에 긴급 투입해야 할 지출금액이 모자라게 된다. 그러면 일에 빛이 안 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제 나는 나를 다독거렸다.

번아웃 상태를 겨우 벗어나 일을 추진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번아웃 말기 상태라서 혼자 하는 것보다 주위에 도움을 청하고 같이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 판단이 옳다고 생각한다. 번아웃에서 어떻게 사업체 등록을 내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직 번아웃의 잔재는 남아 있기는 하지만....


다음에 잘하면 되지 뭐.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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