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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Jun 26. 2023

여행콘텐츠 만들기 수업을 하면서

마음다짐  - 각자 인생과 여행에 대해 철학이 있다.

올드했다.


책을 만드는 것 말이다.

여행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시간에 학급문고를 만든다는 것 말이다. 

종강시간은 학급문고로 쫑파티하기로 했다.


나는 학생들과 책을 만들기로 했다.

물론, 전자책도 발간할 거지만, 과정이 끝나면 종이책으로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주제는 여행이었다.


학생들은 좋아할까?


이번 과정에 나도 멋진 말을 하고 싶었다.  아니, 커리큘럼에 있다. 아니면 내가 배워오고 경험했던 것을 '많은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하게 준비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에 맞는 여행기, 여행정보 프로그램 기획하기도 있다.

 방송,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 카톡 등 미디어 속성에 맞는 스토리들의 변환들 말이다. 그러나 요새 누구나 다 알아서 한다.


사진 찍기도 마찬가지이다. 구도와 색 조정 같은 거 말이다. 

피사체를 어떻게 화면 분할해서 구성해야 할지 이런 거 말이다.  사진은 나의 심장과 같아서, 피사체나 대상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뭐 이런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요새 핸드폰으로 색보정 다 되고, 화면분할 다 되고 한다. 코닥필름 24장만 찍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지 않는 가. 무슨 심장이 어디 있는 가라는 생각이 든다.


V-log 제작도 커리큘럼에 있다. 

'나 때는'  하나의 커트도, 하나의 shot도 의미가 있다고 배웠다. 그래서 200분짜리 영화에서 하나의 컷도, 왜 그렇게 찍었는지 a4용지 3장 정도의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심오하고 심오하도다. 그러나 가끔, "사는 데 무슨 이유가 있어. 그냥 사는 거지" 하는 것처럼 "찍는 데 무슨 이유가 있어. 그냥 찍고 조회수 높으면 되는 거지"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이다. 다 아는 내용일까?

그러나 여전히 콘텐츠의 주체보다 소비에 머문다. 그래서 콘텐츠 생산자로 포지셔닝해주고 싶었다. 


대부분 요사이 트랜드를 보면,

얄팍한 SNS 문구와 선정적인 사진, 짧은 동영상으로 시간이 휘발되어 가는 것 같아 보였다. 

공부나 하려나? 아무 생각 없는 젊은이들과 무슨 말을 하는 게 의미 없나 할 것이다. 

그렇게 나 역시 선입관을 가졌던 것일까?


그런데, 한 번은 수업시간에 인생과 여행에 대한 비교를 해보자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시간을 학생들은 어떻게 대할 까? - 가식일까? 진실일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나 역시 이 시간에 많이 배웠다. 


학생들은 누구보다 인생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여행을 쉽게 즐기는 것만으로도 생각하지 않았다.

젊은이로서, 다가올 여행 기회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난과 역경, 갈등을 각자 예상하고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 느낄 희열이 있으리라.


그 어떤 누구도 다음 여행을 예상해 줄 수 없다. 물론 각자 다음 여행의 장소와 시간을 예상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를 만나게 될지, 거기서 눌러살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건 오직 신만이 아는 영역일까?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다음 여행지는 내가 결정한다는 것이고, 그 여행의 의미는 오직 가봐야 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수업에서 내 인생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아직 인쇄되지 않았지만, 이 책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올드하겠지.


하지만, 먼 훗날 나중에 이사 갈 때, 툭 떨어진 책을 보며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아.. 그땐 내가 여행과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했구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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