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요지경
건물가치와 함께 하면 그 정도 됐다고 했다.
여러분이 만약, 막 대학 졸업한 백수 상태였다면 그 선배를 찾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의 주변 친구들도 그 선배와 함께 일했었다.
그 선배에게 찾아가 자리 하나 얻었으면 됐지만,
나는 부탁하고 뭐 알아봐 달라고 하지 않았었다.
나는 취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고, 뭘 준비하는지도 모른 채 졸업을 했었으니까.
다만, 무엇 무엇을 사회에 나가면 안 하겠다는 것만 마음먹고 나갔었다.
그리고 꾸역꾸역 힘들게 힘들게 내 갈길을 찾아갔었다.
최근 난 시지프스처럼 언덕위로 돌을 꾸역꾸역 밀어올리 듯 일을 했다.
내 사업한다고 뛰어다니고,
제안하고 대부분이 아닌 거의 아니, 모두 거절당하고 마상 입어 마음의 과로로 최근 몸살이 났었다.
몸져누우면서, 내가 사표 쓴 이유는 행복하자고 했는 데, 또 까먹고 욕망에 눈이 어두웠구나 하며 반성했다. 하루하루 삶을 사랑해야 하는데, 내일 요거 되면 얼마 되고 모레 요거 되면 얼마 벌고 하면서....
마치 "계란이 병아리 되고 닭이 되고, 팔면 얼마 남나.. 하는 꿈을 꾸다 계란을 몽땅 깨버린 것 같았다.
선배는 투자금은 묶이고 건물도 묶였다. 10여 년간.
여차저차 고시원에서 잘 살고 있다. 나를 비롯한 나의 주변 사람들은 또 즐거운 인생 부류들이라 잘 지내고 있다. 멋 부리면서.
100억 번 선배는 잘 나갈 때 누구누구 밥도 잘 사고,, 억대로 후원까지 해주고 그랬다.
그때는 나는 안 만났다.
그때 만났으면 한우 특뿔 등심 먹었었을 텐데.. 고건 후회됐다.
하지만 선배는 내게 늘 잘 해주었고 조언도 잘 해주어서, 그만한 금액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내일 PD랑 편집 콘셉트회의하고,
다음 주에 내년 투자 사업계획 때문에 또 미팅하고,
내년 교육프로그램 때문에 교수들과 회의하고
연극 미팅도 하고
12월 초에 오피스멘털로 기업강의 준비해야 한다.
이 옷을 산다면
겨울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구나.
정규직일 때는 회사에서 롱패딩도 주고, 잠바 떼기도 주고 그랬지만..쩝.
10만 원대 캐시미어는 이태리는 아니어도 유니클로에서 사면되니까.
100만 원은 못 받은 것으로 하고.
인생은 그런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다크 브라운 색깔의 캐시미어 옷을 골랐다.
카드로 계산하고 매장 밖을 나왔다.
나중엔 이태리제로 캐시미어 스웨터를 사야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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