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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Jul 12. 2022

모든 게 엄마의 새벽기도 덕분이었어

뉴욕으로 16

침실이 수맥이 흐르나 봐.  이렇게 아프지 뉴욕까지 와서


어디서 주워들은 게 있어서 쿠킹호일 - 은박지를 깔아봤다. 침대 매트 위를…


이제 꿈자리가 좀 시끄럽지 않겠지.


그러나 매트 위에 깔아놓은 은박지가 지금 시끄럽다. 움직일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해봤다.


“어떤 기분이야 지금?”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가 된 기분이야. 밑에 정말 양철이 있는 거 같아.


“잠 잘 올 것 같아? 꿈자리 안 시끄럽겠지?”

이거 깐다고 되겠니? 꿈에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로봇이 나올 거 같아


움직일 때마다 바스락거려서 시끄럽다. 나도 참.. 혼자 웃었다. 그냥 혼자 장난스럽게 쿠킹호일( 맞는 말 아냐? 맞춤법은 쿠킹 포일인가봐) 깔아봤다.


새벽에 잠에서 깼다. 쿠킹 호일 덕분일까? 꿈은 꾸지 않았다.


엄마가 생각났다.


할머니도 그랬지만 엄마도 아침에 일어나 보면 늘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기도를 하고 있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고, 중년 여성들의 우울증에도 좋고 뭐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의 기도는 진심이었다. 나 같은 사람을 그래도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다치지 않고 잘 살아온 것은 모두 엄마의 기도 덕분이었다. 난 엄마의 기도로 자랐다. 내가 휘청거린 것은 엄마가 기도하는 법을 잊어먹을 때부터인지도 모른다.


어느  기도를  하는 엄마를 보고 치매가 왔다가 느꼈고 병원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나는 그제야 스스로 기도를 해야 하는 법을 배우고 남을 위해 기도하는 법을 너무 늦게 배웠다. 그래서 지금도 서툴지도 모른다. 아니 너무 서툴다.


갑자기 새벽에 일어나 엄마와 주위 사람 모두에게 기도를 했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를 했다. 여기 와서 너무 많은 기름기, 알코올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아픈 거라 생각이 들었다. 참회도 했다.


정신은 맑았다.


이게 쿠킹호일 덕분일까? 그럴지도…


은박지를 믿는 종교는 아니니 나를 너무 이단 취급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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