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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창훈 May 21. 2020

정답은 언제나 듣는 청중에게 있습니다.

내가 뭘 말할지에 앞서, 그들이 뭘 듣고 싶은지를 보세요.

발표를 준비할 때 제일 먼저 체크할 것은?


당장 내일 발표를 해야된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보통 어떤 행동을 먼저할까? 

현업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마도 PPT, 파워포인트를 연다. 인 경우가 상당히 많으리라 생각한다. 파워포인트를 연다는 것은 '내가 할 말'을 먼저 들여다 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발표를 하는데 있어서 첫번째 해야하는 두개의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1. 듣는 청중은 누구인가?
    2. 그들이 듣고자 (알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이 모든 것의 기준이다!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강의와 컨설팅을 하다보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강사님, 이런식으로 해도 될까요?"
    "진지하게 하는게 좋나요? 가벼운 유머를 섞어가며 하는게 좋나요?"
    "자세하게 말하는게 좋나요? 간결하게 말하는게 좋나요?"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 필자가 언제나 되묻는 것이 있다. 


"청중이 누구신가요?"

발표에서의 정답은 언제나 청중에게 있다. 연애를 꼭 하고 싶다면, 사랑하는 옳은 표현 방식은 상대방의 취향에 달려있다. (물론 부부싸움의 해결도 같은 이치로 접근해야 하지만, 필자 역시 기본적인 실수를 반복한다.)

사람이 이타적이기 이전에 이기적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무언가를 전달하는 방식을 '내 중심'으로 하게 마련이다. 인간의 본성에 맞는 당연한 접근 방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좋은 발표나 설득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잠시 우리의 본성을 확장해서 (그림) 상대방의 입장과 관심사까지 넓혀주어야 한다.


발표자 vs. 청중, 누구의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까?


만약 발표하는 사람이 실무자이고, 듣는 사람이 의사결정자라면 둘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 및 정보 전달 절차'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무자 (발표자)


업무가 진행된 시간 순서와 디테일을 중심으로 정보 전달. 미괄식이 중심.

실무자는 말 그대로 실무를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일이 진행된 흐름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실무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할 때는 어떤 일이 어떤 경로를 거쳐서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의 형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보니 결론은 뒤에 나오게 된다.


의사결정자 (청중)


업무의 결과와 중요사항을 중심으로한 정보가 필요. 두괄식을 선호.

상급자는 의사결정이나 방향성을 잡아야하는 업무가 많다. 따라서 올바른 의사결정과 방향성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간결하게 얻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로를 거쳐서 일이 진행되었는지보다는, 결과가 어떠한지, 본인의 입장에서 꼭 알아야 하는 중요정보는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듣고 싶어한다.

결과를 듣고 납득이 가면 그것으로 마무리, 납득이 안가면 해당되는 부분만 질문을 하여 듣고 마무리 하는 형식을 선호한다.


이런 경우 발표자는 자신의 입장과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적절할까?  옳고 그름는 별개로 대부분 효과성은 떨어지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실무적 미팅'에서는 디테일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중심 미팅'에서는 핵심 사항을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내용 구성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다뤄보자.) 


청중의 특성과 니즈에 대해 적어도 10분 이상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인간은 이기적이다.  그래서 상대의 입장을 고려한다고 해도 어느샌가 내 방식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듣는 청중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그리고 그에 맞는 내용과 전달 방식의 수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청중의 특성과 니즈를 말해달라고 하면 의외로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고백하자면 필자 역시 종종 그러하다.)  특히 정기적으로 만나고 보고하고 함께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막연히 내가 그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생각해보면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청중의 나이, 직위, 직책, 문화적 특성, 선호사항, 주제에 대한 이해 수준, 발표자인 나와의 관계, 나를 바라보는 관점 등, 발표자는 여전히 청중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더 많다.  그렇기에 그들의 반응, 행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면 그들의 입맛에 온전히 맞춰갈지, 나의 스타일대로 밀고 갈지, 더 좋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때로는 발표자가 청중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분위기와 맥락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이 만나는 청중의 특성과 니즈에 대해 말해보라.  10분이 꽤나 길다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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