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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Aug 24. 2016

캐나다스러움.. 좋은 아빠

life@batka lake

어린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즐기기에 그리 작지도 크지도 않은 호수엔 나와 내 아들, 그리고 스킨 다이빙을 하며 작살로 고기를 잡던 어떤 호쾌한 백인 아빠와 그의 딸과 아들만이 호젓한 호수의 풍광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호수의 오른편에서부터 날렵한 투어링 카약을 비롯한 여러대의 카약과 큼지막한 카누가 속속 내 눈앞에 등장하고 있었다.

엄마와 할머니인듯한 두 여인네들이 날씬한 카약을 저어오고

장난꾸러기인듯한 막내아들을 앞세우며 아빠는 딸과 의젓한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 카누를 저어오고 있었다.

인근 마니토바 주에서 온 이 가족은 세대의 카약과 한대의 카누로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즐거운 물놀이 행사를 가진듯 했다. 다들 힘들게 노젓기를 막 끝낸 상태라 내가 이들을 붙잡고 이야기까지 나눌 상황은 아니었는데, 아빠는 오늘도 아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흐믓함과 자부심을 숨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난 그저 엄마의 카약이 정말 멋진데요 하는 정도의 인사만 건넸다.

어휴 이 캐나다스러운 견공이라니.. 워낙 물놀이가 일상인듯 녀석은 당연하다는듯 카누의 가운데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털의 윤기나 자태의 의젓함으로 보아 이 멋진 개는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가족의 진정한 일원임이 분명했다.

가족들이 떠나가는 모습에 난 이들의 모습을 더 볼수 없음에 서운함이 느껴졌다. 가족의 가치를 아는 전형적인 캐나다 가족이었던 이들의 떠나는 뒷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는데, 그중 아빠의 듬직한 뒷모습에 감사한 마음까지 생기면서 부럽기까지 했다. 내 아이들이 어렸을적 난 저러한 아빠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가족의 가치를 매우 크게 두는 캐나다이지만 모든 가족들이 다 그런건 아니다. 그래서 행복한 가족, 그 중심에 아빠와 엄마가 굳건히 서있는 가족들을 보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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