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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Oct 08. 2016

어여쁜 녀석과 만나기

@assiniboine river.sk.canada

요즘은 호텔에 투숙객들이 많아 바쁘다. 근처에서 다리(bridge)를 신축하는 팀들이 묶고 있는데 인근 매니토바 주에서 온 이 네명의 친구들이 삼시세끼를 호텔에서 해결하다보니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 breakfast 를 준비하고, luncheon box 를 챙겨주고 저녁 식사까지 만들어 준다. 한달 이상 내 호텔에 투숙해야하는 이 친구들 뒷바라지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워낙 열심히 일하는 착한 친구들이라 몸은 피곤해도 즐겁다. 보통 열한시쯤 호텔 레스토랑과 바를 열곤 하던 게으른 생활에서 당분간 새벽 다섯시에 시작하는 일상으로 바꼈다.



투숙한 친구들의 식사를 마무리하고 난 후, 난 강가에서 해뜨는 모습이나 보자며 낚시대만 들고 강으로 나갔는데 세번째 캐스팅만에 녀석이 걸려 들었다. 하지만 난 낚싯대 외엔 아무것도 가지고 오질 않았는데.. 녀석의 톱니 같은 날카로운 이빨에 찔리지 않고 낚시 바늘을 빼낼  뻰찌도 없었고, 녀석의 사진을 찍은 다음 강으로 돌려 보내기 전 잠시 살려둘 넓적한 물통도 없었고, 퍼덕거리는 녀석을 미끌어어지지 않고 쥐어 잡을 가죽 장갑도 없었다. 에구 이를 어쩐다..



하는수 없이 난 물고기가 문 낚싯대를 강가 수풀 속에 던져 놓고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와 각종 도구들을 챙겨 다시 돌아왔고 녀석은 여전히 루어를 문채 강속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좀 덜 아프도록 녀석을 천천히 끌어냈다.


역시나 Northern Pike 였는데 지난번 같은 60cm 급이 아닌 40cm 정도의 어린, 혹은 사춘기에 들어선 녀석이었다. ㅎ

 곧 놔 줄테니 좀만 참아라..


녀석이 너무 이뻐서 녀석 얼굴을 한참이나 이리 저리 보며 머리와 몸통을 쓰다듬으며 사진을 찍고 나서, 잘가라 녀석아~~ 하며 강으로 돌려 보냈다.



무슨 고기든 잡고 나서 이렇게 투명 버킷에 넣어 놓고 이리저리 살펴 볼테가 가장 즐겁다. 녀석은 비늘 하나 상하지 않은 건강하고 씩씩한 물고기 였다.




don't come back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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