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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Oct 25. 2016

濯足情談

@harbour front.toronto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온타리오 호수에 발을 담근다. 얼마나 차가운지.. 워낙 넓은 호수는 여름 내내 오늘과 같은 따가운 햇살이 이어져도 절대 차가움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을 진정으로 쉬게 하 즐겁게 하고 치유하게 하는 도시는 그렇게 많지 않을 거다. 이 따뜻하고 친절한 도시에서도 겨울이 너무 길어요, 여름은 너무 더워요.. 불평을 해대는 사람들이 있지만 본인들 스스로도 그저 귀여운 칭얼거림 정도라는 걸 잘 안다. 토론토는 뭐 그리 번쩍거리는 마천루도 많지 않고, 유럽과 같은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그윽한 유적지는 더구나 없고, 쇼핑의 천국도 아니고, 화려한 밤 문화가 있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온갖 구석에 좋은 시설의 도서관들이 자리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공간이 된다 싶으면 많은 나무와 꽃들이 자라나는 공원이 있고, 육상트랙, 야구장, 축구장, 테니스장, 그리고 아이스 링크 역시 곳곳에 널려 있고, 푸른 하늘 아래 좋은 공기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 거대하고 청정한 온타리오 호수가 있는 것이다.
토론토는 이 도시의 주인공들인 우리 주민들을 위한 곳, 시민들을 위한 배려가 온 도시 곳곳에서 살아 숨 쉬는 그런 곳이다. 이 도시에는 소박함 속에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있다. 이곳 역시 사람들의 종류는 많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그리고 이상한 사람들.. 천사 같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동시에 그렇게 사악한 사람들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성적 성향에 따른 게이들이 유난히 많은데 그들은 스마트하며, 열심히 일하고 자기들 만의 분야가 확실한 프로페셔들이 많다. 그들은 법적으로 그들의 취향을 보호 받기 때문에 사회적 자리매김을 확실히 해가며 떳떳하고 유쾌하게 살아간다. 캐나다는 개인적 자유을 보장 받음에 있어 세계 최고의 수준을 구가하는 인문 중심적 나라이다. 큰 사건 사고도 별로 없어서 별것 아닌 교통사고만 나도 심심한 경찰들이 벌떼처럼 모여든다. 전 세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이민자들과 토박이 백인들이 섞여 그저 편하게 살아간다. 지하철에서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여기저기서 영어가 아닌 자신들의 모국어로 소통하는 이들이 많아도 별 신기한 눈길을 주기 않는 것도 편안하다. 이슬람 사원과 중국식 불교 사원 그리고 유대교 사원이 서로 옹기종기 인접해 모여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편안한 거다.


I love Toro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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