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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Jan 07. 2017

on the road.. 겨울의 라르고

@hw 402 east.from detroit to toronto

미시간주 로체스터의 옛 동료집에서 이틀간 즐거운 시간을 지낸 후 디트로이트를 거쳐 국경을 통과할때 까지만해도 하늘은 푸르고 흰 뭉개구름은 마치 여름의 그것 같았다. 하지만 온타리오 주에서도 눈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London 부근을 지날때 아니나 다를까.. 눈폭풍이 몰아쳤다. 정확히 수평으로 몰아치는 눈보라는 십여 미터 앞을 보기 힘들게 만들었고 급히 속도를 줄이고 사륜 구동으로 전환시킨 난 느리게 비발디의 겨울 라르고 속으로 빠져들수 밖에 없었다. 그토록 아름다운 선율이 이토록 광폭한 눈보라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ㅎ

눈 폭풍 속을 뚫고 愛馬를 달리며 이렇게 아무렇게나 담아 본 장면들을 통해 지구라는 혹성이 가진 주체하기 힘든 에너지를 본다.

지구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 중 열을 숭상하는 이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우주복 같은 방열복을 입고는 평생 활화산의 부글거리는 용암 근처에서 서성인다. 바람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은 모든 걸 하늘로 날려 버리는 토네이도의 발생지점을 추적해 가며 그 신비한 형태의 에너지 덩어리의 중심으로 들어 가보려 끊임없이 애쓴다. 몸이 따라주지는 않지만 충분히 스마트한 그룹들은 첨단 무인 비행체에 많은 계측장비를 탑재해 폭풍의 한 가운데로 또 화산의 검은 재 속으로 들여 보내 놓고는 커피를 마셔가며 그 방대한 데이타를 분석, 보다 신뢰도 높은 예측 모델을 만들려 힘쓴다. 우리가 등산을 하거나, 자동차를 몰거나, 아님 매체의 화면을 통해 가끔 만나볼 수 있는 어머니 자연의 극단적 모습은 그 비선적 광폭성으로 인해 비전문가인 많은 민간인들에게도 신비하고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얼마 가지 않아 하이웨이 폴리스들의 검은 cruiser 들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지나는 차량들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토론토 까지는 205 km 나 남았다. 이런 눈보라 속을 수백 킬로를 더 가야한다는 사실은 난감한건데 다행히 런던 을 지나는 야트막한 언덕 지대를 넘어가니 눈보라는 온데간데 없고 이내 푸른 하늘이 반겨 주었다.

지난 주 내가 미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온 이곳 402 고속도로 에서는 그날도 1 미터의 눈이 왔었는데, 뉴스 보도에 따르면 바로 어제 백여대가 넘는 차량이 폭설에 완전히 고립 되어 수십년 만에 캐나다 軍 까지 출동해 구조 작업에 나섰고, 헬기가 동원되어 파뭍힌 차량을 구난해 냈다. 다행히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자랑하는 자동차라는 알량한 도구는 쏟아지는 눈속에 대책없이 그리고 조신하게 파뭍혀 있을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던 거다.


bon voy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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