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정릉 숯불 갈비, 대치동 무슨 무슨 가든 등의 한국 식당에서 맛보던 소갈비 양념은 한때 내게 넘사벽의 신비의 영역이었으나 이젠 마치 라면 끓여 먹듯 뚝딱 해치운다. 물론 대부분의 한국 요리 방식이 슬로우 푸드를 지향하다보니 시간은 한참 더 걸리긴 한다.
새끼 돼지 갈비 한짝을 칼집을 넣어 소갈비 양념과 다진 양파와 슬라이스한 송이버섯과 함께 재운 후 두어 시간 푹 졸여 준 다음 직화 그릴에 갈비만 구워낸 후 소스는 그 갈비위에 얹으면 끝. 이번엔 파인애플을 썰어 굽고 할라피뇨와 바나나 페퍼 피클을 밥과 함께 했다. 보통 여기선 온갖 허브를 잔뜩 뿌린후 오븐에 구운 후 BBQ 소스를 발라 다시 구워 내는데 이렇게 간혹 한국식 갈비 양념으로 해먹으면 좋다.
내가 느닷없이 요리사가 된 이후론 내 아내는 전혀 요리를 하질 않는다. 뭘 먹고 싶다고 하지도 않는다. 뭐든 내가 해주는 것만 먹는다. 아내가 해주던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