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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16. 2018

一葉片舟@茫茫大湖

@madge lake.sask

The most self-righteous in life become the most fearful in death.. 'Origin' by Dan Brown

인생의 항해 도중 그 거친 풍랑의 바다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낙엽처럼 살랑이며 겨우 떠있기만 하는듯 했던 그 가족이라는 조각배가 주는 안온함과 희망감이 얼마나 컸던지를..

카약을 타다 보면 일엽편주 라는 말이 금방 와 닿는다. 겁없이 그리고 어쩔수 없이 뛰어들수 밖에 없었던 인생의 망망대해에서도 우린 그저 일엽편주일 뿐이었지만,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몇몇 참된 친구들은 오랜 항해를 무사히 마치게 해주는 북극성 이었고 항해를 이어 주는 생명수였다. 그리고 결국 오늘의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누릴수 있도록 했다.

생로병사의 막바지 phase로 치닫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Sadly scientists already proved the fact that the bio-clock of our cells runs faster as we get older..

근육이 줄어들고, 뼈의 구성이 성겨지고, 자연 치유 기능이 저하되며 온몸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가지만, 우리의 뇌는 여전히 그 온갖 것들을 기억하며 풍성해지고 성숙해 진다. 그 수많은 아프고 달콤했던 경험들과 추억들이 지금 우리의 자산이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줬던 우리 몸의 각종 sensory system과 motor system 들에 대해  큰 빚을 지며 살아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삐걱거리게 되는 이제서야 우리 몸의 극도의 정교함과 내구성에 새삼 놀라며 감사하게 된다. 워런티 거의 100년의 생물학적 제품이라니..

오늘은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가장 큰 호수에 나왔다. 우물안 개구리에게 우물이 우주이듯 내게 이 호수는 망망한 대해다.

늦은 오후의 길게 드리워지는 햇살은 미풍에 일렁이는 호수 물결에 보석의 반짝임을 선사한다.

한참의 패들링과 휴식을 겸한 낚시, 몬스터 드링크 두어 모금, 그리고 담배 한 까치를 피우며 호수의 많은 무인도 중 한곳 기슭에 다았다. 카약를 고정시킬 닻을 내렸지만 물결에 빙빙 도는 바람에 거칠고 미끈하게 물속에서 자라난 수초를 묶어 배를 겨우 고정 시켰다. improvised!! 뭐든 당시 상황에 맞게 보이스카웃적 응급조치를 취할수 있음은 인생의 작은 기쁨 중 하나다.

배를 고정시킨후 낚시를 멀리 던져 놓고 호수 바람에 세수를 하며 상념에 잠긴다. 물에 젖는 바람에 책을 가져오지 않아 생각에 잠길수 밖에 없다.

살랑이는 물결에 흔들리는 나의 조각배 카약은 조금만 더 바람이 심했으면 멀미를 하게 했을 것이다.

물고기가 낚이건 말건 낚시는 핑계일뿐 내 눈은 푸른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쫓고 마음은 그 느낌과 닮았던 추억을 떠올려볼 뿐이다.


a kind of paradise.. isn'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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