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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Sep 05. 2018

나만의 천국

Batka @ the lake

내가 소유하지 않았지만 이곳은 매일 매일 오롯이 전부 내꺼였다. 언젠가 이곳에서 만난 카누타던 동네 백인 할매가 내게 말했었다. 자긴 이곳이 자기 것인줄 알았다고.. 우린 서로 이곳이 자기 것이라 우기며 박장대소 했다. ㅎ

모두가 가질수 있는 세상. 가지지 않고서도 모두가 가질수 있는 세상. 그래서 내것 처럼 아끼고 가꾸며, 자랑하며 감사하는 세상.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한 느슨한 세상.

낚시줄에 걸려 나오는 수초를 보면 이 호수의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할지 짐작된다. 연초록의 향긋한 냄새의 수초들을 걷어내며 가슴이 뛸 정도로 상쾌했다.

물고기 대신 어여쁜 수초가 걸려 나올때면 녀석들을 어항에 넣어 키워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두개의 작은 잉증맞은 닻을 카약의 양 옆에 던져 배가 흘러가지 않게 하고서는 허리와 고개를 뒤로 젖혀 초가을 늦은 오후의 간지럽고  따스한 햇살에 얼굴 맛사지를 한다.

트와일라잇 twilight.. 낚시에 정신이 팔려 우당탕탕 거리다 보면 어느새 주변은 꼬냑 빛으로 물들어 간다. 호수도 하늘도, 그리고 우리 키다리 전나무들과 자작 나무들 까지도. 그럼 난 여지없이 내 인생을 다시 되돌아 보고, 오늘을 되돌아 보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일을 떠 올려보게 된다.

머리가 딱딱한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가 산사의 은은한 목탁 소리처럼 화하는 이 시간. 잠자리에 들기전 다시 한번 물위로 솟구쳐 보는 어린 물고기들이 장난치는 시간. 배곺은 비버가 첨벙 소리와 함께 낚시가 드리워진 내 앞을 서서히 유영해 가로질러 가는 시간. 나만의 천국이다.

햇빛 따뜻한 아침

숲속 길을 걸어가면

..

그리워라 우리의 지난 날들..

 

Take a look around you, you might have your own paradise a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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