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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Dec 20. 2018

on the ice

@ batka lake.sask

올 여름의 숱한 물고기들의  추억이 가득한 바트카 레이크로 아이스 피싱을 나왔다. 이제 벌써 얼음 두께가 two feet 정도로 형성 되었고 오늘은 영하 10도 정도의 푸근한(?) 기온이라 내 평생 처음인 아이스 피싱에 최적의 날씨였다.

부지런한 이들은 벌써 튼튼한 단열 오두막(shack) 을 설치해 놓고 겨울 시즌 내내 아이스 피싱을 즐길 채비를 끝내 놓았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shack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고 내 뒤쪽에 세명의 백인들이 나보다 일찍 나와 낚시줄을 드리워 놓고 있었다. Any luck? 내 물음에 이들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아직 한마리도 낚지 못했다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우린 잠시 호수의 이곳 저곳 각자의 낚시 포인트들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호수를 가득 덮은 눈위엔 이름 모를 동물들의 발자국 들이 이쁘게 나 있었다. 아마 사슴, 여우, 혹은 늑대이거나 큰 새들 일것이다.

해가 일찍 저무는 늦은 오후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훨씬 길었다.

자 이제 얼음을 뚫어야지. Glen에게 빌린 가솔린 엔진이 달린 오거(auger)는 혼자 들기도 버거울 정도로 무거운 놈이다. 초크를 서너번 눌러 연료 공급을 해주고선 엔진의 시동을 거는 끈을 서너차례 잡아 당겨 부릉~ 시동을 건 다음 핸들 악셀 레버를 당겨 블레이드 회전 속도를 충분히 높힌 다음 아래로 힘을 가한지 30여 초 만에 구멍으로 호수물이 쏟아져 나오며 홀 뚫기가 끝났다.

글렌에게 대형 gasoline powered 오거를 빌리기전 난 수작업으로 돌려 뚫는 무동력 오거를 구입했었는데 아무래도 수동으로 뚫을 경우 이 정도 두께의 얼음인 경우 수시간이 걸릴것 같았다. 구멍의 지름도 훨씬 작을 뿐더러.. ㅎ

좌간 뚝딱 두개의 구멍을 손쉽게 뚫은 후 송사리(minnows) 미끼를 달아 낚시대를 드리웠다.

그리곤 기다림의 시간에 빠져 들었다. 펩시에 위스키를 섞어 홀짝 거리며..

이곳 12월 말의 평균 기온은 영하 20~30도 인지라 오늘의 기온 영하 11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절대적으로 낮은 기온이라 얼음 구멍의 표면은 몇분 안에 살얼음으로 변했다. 그것도 재미 있었다.

한시간, 두시간 세월은 잘도 낚였지만 rod는 미동 조차 없었다. 역시 시즌 첫 출조엔 환영해 주질 않는군. Jigging이 잘 않되나.. 생미끼를 안먹나.. 책이라도 가져 올걸.. 저 친구들도 아직 한마리도 못 낚았군.. 어 해가 벌써 지는구나..

오늘 첫 아이스 피싱은 오거의 대단한 성능에 만족하는걸로 끝났다. 또 오랫만에 내가 좋아하는 호수의 눈위를 맘껏 걷기도 한거다. 다음 일요일엔 jack fish lake에 가 봐야지..


Stay wa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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