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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Mar 11. 2019

봄이 왔다

life@the Prairie

오늘 아침 푸르디 푸른 하늘의 강렬한 태양 아래 갑자기 새들이 돌아왔다. 마치 언제나 모여 재잘거리고 있었던듯이 새들은 도처로 날아 다니고 있었다. 지난주 까지만해도  영하 30도를 넘나들던 터였다. 봄은 언제나 슬며시 찾아왔었다. 아주 서서히 대지를 데웠고 띄엄띄엄 눈을 사라지게 했으며 마지못해 그 빙하 만큼 두터운 얼음을 녹여내며 강을 흐르게 하곤 했다. 하지만 올봄의 기세는 맹렬하다. 마치 여름으로 준비 운동도 없이 다이빙해 뛰어 드는듯 하다. 에피타이져가 없어도 좋다. 서곡은 생략되어도 좋다. 난 여름이 무자게 필요할 뿐이다. 여름 뒤의 지독히 짧은 가을과 또다시 찾아올 겨울은 까마득히 멀다 치자. 여름이 오면 그만이지 그 다음에 뭐가 올지 내가 무슨 상관인가.

봄과 함께 정말 오랫만에 소위 '말이 통하는' 친구를 사겼다. 치과병원에 새로 부임한 치과의사중 하나인 크리스. 오스트리안 폴란드계 캐나다 백성인 그는 나와 연배도 같고, 수많은 나라에서의 추억도 많고, 그래서 엄청 수다스러우며, 거의 프로 수준의 스쿠버 다이버이고, 경비행기 파일럿 이기도 하며, 지금은 450마력으로 튜닝한 괴물 카마로를 타지만 클래식 콜벳을 사랑하는 스피드광 이기도 하다. 멕시코에서의 의료관계자 세미나에서 만난 중미에서 온 스패니쉬 여인과 목하 사랑에 빠져 있기도 하다.  '삶의 구석 구석에 존재하는 risky한 요소들로 인해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의지가 위축된다는건 bullshit!!' 이런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낄낄거리며 좋아했다. 더군다나 요리도 자신 있다며 자신이 만든 음식으로 자신의 집에서 다음번 회합을 갖기로 했다. 이렇게 새로 만나기 시작한 우리 그룹의 다른 멤버는 이곳 성당의 신부님, 새로 부임한 타운 클리닉의 doctor, 그리고 내 비지니스의 경쟁 리쿼 스토어 오너이자 억만장자인 로버트.. 이렇게 5명의 소모임이 생긴건데, 동네 갑부 친구는 비지니스적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8기통 트럭 소리보다 크면서 내 비지니스의 직접적 경쟁자이자 이 마을 출신이다 보니 많이 불편하고, 신부님은 그저 조용히 속으로 기도만하는 스탈이고, 새로 온 젊은 의사는 병원밖 세상엔 무지한 애송이라 난 그저 크리스와 죽이 맞아 떨어진다. 여름부터 우린 카누를 타고 강 탐사에 나갈것이고, 찌는듯한 여름날 주말엔 간단한 스노클 장비만 착용하고 spear fishing을 하기로 했고, 크리스가 다시 총기허가증을 발급 받는데로 스포츠 사격과 겨울의 기러기 사냥도 같이 가기로 한거다.

Summer is coming back again and life is still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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