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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Jul 26. 2019

 비네뜨 델 솔레

@ vineyard of the sun

짐작하시다시피 난 그저 이름이 귀여워 이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기념일 와인은 아니고 그저 식사할 때 마시거나 영화 보면서 치즈나 포도와 함께 주전부리 와인으로 좋아 소개한다.

비싼 와인은 보통 맛이 좋지만 그 값에 비례해 두배, 세배, 열 배 맛이 좋지는 않다. 보통 들뜬 기분 탓이고, 상대의 기분을 고양시키기 위한 과장됨이 동반되면서 어떤 맛이 느껴지든 간에 값에 걸맞게 좋은 맛이어야 한다는 높은 기대치가 가지는 일종의 강박적 믿음, 혹은 자기 최면일 수도 있다. 비싼 와인들은 상대적으로 오랜 숙성 후 출하되고 오랜 세월 보관이 가능하며 그 시간으로 점점 더 드라이해진다. 좀 현학적 부류(잘난 체 좋아하는)들은 드라이 한 와인을 선호함으로써 더욱 그럴듯해 보이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약간 달콤하고, 상큼해 덜 드라이한 와인이 어때서? 전혀 숙성 없이 갓 담은 와인을 매년 내놓는 보졸레 누보 같은 와인이 어때서?심지어 Unreserved를 표방하며 그렇게 이름 지어진 와인도 있다. 빈티지 year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매년 화창한 햇살 아래 균일한 품질의 저렴한 와인을 선보이는 칠레산, 아르헨티나 산 와인이 어때서? 혹은 나처럼 그저  이블이 이쁘다거나, 이름이 맘에 들어 와인을 집어 들어도 너무 맛있기만 하고 재밌기만 한 거다. 달콤한 인생은 돈으로 사거나 정형화된 잣대를 들이밀어서 될 영역이 아닌 거다.

'태양의 와이너리'란 타이틀과 중세시대 이태리 장원의 모습을 스케치한 수채화 레이블이 너무 맘에 들었다. 내 샵의 고객들도 좋아한다. 이태리 와인은 주로 토스카니 쪽의 키안띠(Chianti) 시리즈들을 마셔 왔는데 레이블 디자인이 맘에 든 이 녀석을 보고 나서는 줄곳 베로나(Vetona) 녀석만 마신다. 키안띠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부담이 적다. Don't get me wrong. 그렇다고 너무 싼 와인은 풍미가 거의 없기 때문에 요리를 할때나 적당할수 있다. 와이너리 쥔장의 피땀어린 산물인 와인을 너무 저렴한 가격에 대할수는 없다. 생각보다 너무 싸다면 필경 와인 수입업자들이 이것 저것 섞어 그럴듯한 레이블을 붙여 출시한 것일거다.

치즈를 즐기지 않는 난 쌍-뽈랑만은 예외다. 수도원 아저씨들이 그들만의 비법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 치즈는 역한 맛이 전혀 없고 너무 부드럽다. 강추.


Stay calm and drink more wine guys, per la dolce v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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