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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Sep 12. 2019

짐의 왕국

offfroading@Jim's Farmland

짐의 왕국에 왔다. 짐에게는 무릇 많은 신하들이 있었는데, 꿩처럼 날아다니는 야생 닭, 제비, 까마귀, 거위, 오리, 그리고 무스와 사슴, 그리고 아마도 곰도 있을 것이다.

추수 시즌이라 무자게 바쁜 짐에서 왜 내가 느닷없이 찾아 왔을까? 그건 느닷없이 내 차의 밧데리가 다 방전되어 동네 카센터에 갔더니 뭐 밧데리나 밧데리 충전용 alternator 모두 이상이 없고 그냥 차를 오래 세워 놔서 방전된 것이니 동네 몇바퀴 돌거나 딴 동네 드라이브 다녀오면서 충전하면 될것이라 했다. 그래서 마침 비가 오고 있어 짐이 잠시 쉴것 같아 전화를 했고 direction을 받아 소위 '느닷없이' 오게 된거다. 그가 농장을 운영하는 farmer 인줄은 알았지만 그의 농장엔 처음으로 찾아오게 된거다.

그의 성으로 향하는 길의 이름은 John Deere Road. :p

날 마중나온 그의 트럭을 따라 그의 농장으로 들어섰다.

왼편엔 그가 올해 수확을 앞두고 있는 밀밭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의 밀밭은 백만평이나 되는 그의 드넓은 farmland 도처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농장 residential area는 곱게 자라난 나무들로 대문을 이루고 있었다.

노르웨이 사람이었던 그의 선조가 1910년 지은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아 식의 아담한 집에 그가 산다. 내가 사는 시내에도 그의 집이 있고 이곳 농장의 집은 그가 농사일을 할때의 거처다.

그의 집앞의 나무는 수평으로 굽어진 가지들 때문에 어렸을적 아이들이 나무에 올라 놀기가 너무 좋았다 했다.

사스카툰과 몬트리올의 대학에 다니는 짐의 아들과 딸이 어렸을적 그가 만들어줬다는 그네 앞에서 그는 잠시 추억에 젖었다. 사실 그의 딸 줄리아나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몬트리올의 맥길 대학에 입학하는 바람에 그나마 하나 있던 가족 마저 그의 곁을 모두 떠나게 되어 그의 상실감이 매우 컸었다.

역시 아이들이 어렸을적 만들어 놓았을것 같은 조그마한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짠했다..

어찌나 단순하면서도 깨끗한 집이 었던지..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헛간(barn)은 내가 사진에 담길 좋아하는 이곳 북미의 전형적 모양과 색상을 가지고 있다.

그의 든든한 친구이자 일꾼 수백명의 몫을 하는 거대한 존디어 컴바인 이다.

이제 그의 왕국엔 그 혼자 남았다. 거대한 트랙터들과 컴바인들이 그의 로봇 팔이자 다리다.

https://youtu.be/3ZnyK0Gird4

https://youtu.be/rWuRk6sMGBA

짐은 이 거대한 대지 위에서 혼자서 모든일을 한다. 식사를 가져다 주는 이도 없이 혼자서 씨뿌리고 비료를 주고, 수확을 한다. 완전 기계화된 캐나다 농업의 전형이다. 비행기로 비료를 뿌리고, 작황관리를 하며 거대한 컴바인으로 수확을 하고, 집채 만한 곡식 저장고인 Bin 들에 곡물을 저장한다. 그가 모는 컴바인에는 위성 수신 장치와 네비게이터가 장착되어 자동 모드로 운전이 되며, 트랙터 앞에 탈부착 가능한 온갖 종류의 기계 장치가 그에게 수많은 인부들과 함께 하는 것과 같은 생산성을 가져다 준다. 캐나다의 농부들은 정말 대단하다.

https://youtu.be/4brxKeinJ20

컴바인의 전면부에 부착된 수확장치의 일종인 Swather(스워써 aka Windrower)는 하부에 머리 깍는 기계 같은 손바닥 만한 Cutter 백여개가 설치되어 작물의 줄기를 잘라내며, 잘라진 작물들은 가운데로 모이게 되어있는 컨베이어 트레이들에 실려 들판에 열지어 쌓이게 된다.

농장을 둘러보던 내게 짐이 보여줄게 있다 했다.

그의 거대한 트랙터의 램프 틈바구니를 뚫고 잡초가 커다랗게 자라나오고 있었던것. ㅎ

내가 준비해 놓은 연어 스테이크 식사를 하기 위해 짐은 서둘러 컴바인 작업을 끝냈다. 그리곤 그 몬스터를 밭에서 몰고 왔다.


친구야 고생이 많다. 하지만 짐! 너무 멋지게 산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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