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another 18 holes@madge lake cc

by Peter Shin Toronto

오늘은 그저 여유 있게 18홀을 돌면서 가을을 만끽했는데 그건 fairway를 둘러싸고 있는 숲 속으로 몇 발짝만 걸어 들어가는 수고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른 새벽에 돌풍을 동반한 비가 세차게 내렸고 날씨가 흐려 오늘 필드엔 플레이어들이 거의 없었다. 사슴 가족도 보이지 않았고 새들도 별로 없었지만 숲 속엔 많은 야생화들과 버섯들, 그리고 꽃같이 어여쁜 수많은 가을 잎새들이 가득했다. 낮게 내려앉은 가득한 회색 구름은 장중하고 느린 클래식이었다. 미국에 머물며 작곡했다는 드보르작의 그 유명한 신세계 교향곡 2악장 라르고가 떠오르는 가을이랄까. 꿈속에 그리는 그리운 고향.. going home..

기온은 스웨터까지 입을 정도로 시원했는데, 난 공은 대충 쳐 가면서 홀마다 가을의 속살을 들여다보려 애썼다.

자작나무의 단풍은 저리도 소박하다. 헤르만 헤세의 수채화적 감성이랄까.

많은 습기에 멋지게 솟아난 버섯 줄기엔 문이라도 나있어 소인화된 내가 노크라도 해야 할 듯싶었다. 호빗들이 살던 마을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pine tree의 씨앗들이 떨어져 작은 강쥐들처럼 어미의 기둥 아래 올망졸망 자라 올라오고도 있었다.

거대한 파인 트리들이 들어선 필드의 정경은 장대하고 호쾌하다. 이 프라이빗 골프 클럽은 대를 이어 운영되어오고 있는데 아버지 시절엔 예약없이는 게임을 할수 없을 정도로 붐볐으나 지금은 이렇게 한산하기만 하다고 한다.

쌀 한 톨 만한 꽃등에의 정지 비행(hover flying)을 보면 그 정교함과 효율성에 현기증이 난다. 저 초고속 날갯짓과 네비게이팅 능력을 위한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야. 꽃분과 이슬?


Welcome to the shortest season in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