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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Apr 27. 2020

the Illusionist

@Cumberland Cinema.toronto

화면 가득히 그려지는 파스텔 톤의 서정적 풍광과 전후의 영국 도시의 역들과 거리 모습 등은 평화로움과 다소의 여유로움까지 느껴진다. 음악 역시 느긋하다. 유럽 혹은 영국적 삶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기분 좋은 향수에 젖게 할 영화다. 미야자끼 하야오 감독이 동경해 왔던 것 같은 유럽의 도시 분위기 역시 물씬 풍긴다. 성년이 되어가는 시골 소녀와  중년이 넘은 지긋한 마술사가  딸과 아버지와의 관계로 설정된 듯한 이 이야기는 원작자인 자끄 타띠가 젊은 시절 버렸던 자신의 친딸에 대한 회고적 스토리로 엮어 써진 것이라 한다. 세상에 가지고 싶은 어떤 것이든 마술사 아저씨가 다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으로 믿는 순진한 소녀. 소녀가 바라는 것들을 사다 주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험한 꼴을 마다 않는 마술사.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비주얼은 고사하고 그 흔한 스토리의 복선도 없으면서 영화는 담담하면서 좀 웃기기도 하고, 그저 따뜻하면서도 좀 서글프기도 하고, 뭐 좀 애틋한 것 같다가 싱겁게 끝난다 . 그래서 좋았다. 싱거워서.. 대단원의 막, 장렬한 죽음, 뼈저린 비통함, 모든 게 다 해결되는 호쾌한 결말, 후편에 대한 압박.. 이런 상투적임이 없이 그저 싱겁기만 해서 너무 상쾌했던 거다. 그냥 마음이 따뜻해 졌고 아름다운 파스텔 톤의 이미지들이 머릿 속에서 가볍게 살랑거렸다.
when life loses its wonder
all it takes is one person
who still believes in magic.
하지만 그는 소녀를 위해 마직막 말을 남기며 떠난다. 세상엔 진짜 마술사란 존재하지 않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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