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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shin May 09. 2020

슬기로운 격리 생활

la vie en poisson@the river

엊그제 5일 부터 드디어 fishing season 이 시작 되었다. 낚시와 골프, 그리고 사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웃도어 스포츠다. 카누 타기와 캠핑도 너무 좋아 하지만 번거롭다. 집 바로 앞에 강이 흐르고 골프 클럽이 있다. 걸어서 10분, 차로 45초! ㅎㅎ

시즌 시작 첫날인 화요일 부터 3일 내내 강으로 나왔으나 번번히 입질조차 못받다가 오늘 드디어 45센티 급의 월아이 (walleye 민물농어) 두 마리를 낚았다. 첫수를 낚고 나서 너무 신나 짐에게 전화를 했다. 빨리 강으로 나와! 나 잡았어!! 짐은 허둥지둥 그의 애마 메르세데스 AMG를 비포장 강가로 몰고 들이 닥쳤고 난 이내 두 마리째를 낚아냈다. 짐은 그런 내 모습을 비디오에 담았다.

난 오페라 아리아를 신나게 부르며 낚아 올렸다. 히히

하지만 지난 사흘간 난 꼼짝 않하는 낚시대 끝만 눈이 시리도록 쳐다보며 아무것도 못낚은 채 앉아 있었다. 나랑 안면을 튼 악어만한 비버가 날 놀리며 코 앞을 지나는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 보기만 하며.. ㅠㅠ

강의 언덕 쪽에서서, 강의 기슭 쪽에서, 그러다 강물에 장화를 담그며 까지 자리를 바꿔 낚싯대를 드리워 봤지만 물고기들로 부터의 관심은 전혀 받지 못했다..

푸른 하늘엔 기러기가 지나고 백조가 지나가고.. 그래도 역시 무 입질도 없었다.

흐르는 강, 푸르른 하늘, 희디 흰 구름, 마치 낚시엔 관심이 없는듯 주변 풍광을 쿨하게 즐겼지만,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이 멋진 강물 속 물고기들은 내게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았다.

다리를 이리 꼬고 저리도 꽈보고..

어두운 구름이 잔뜩 몰려오며 하늘에서 물 방울들이 흩날려 떨어져도 낚시대는 도무지 우당탕탕은 커녕 미동도 안했었다.

하지만 난.. 고도를 기다리듯 계속 물고기를 기달렸다. 

 멋지다.. 대 평원 들판의 광대무변함에 무심코 감탄까지 하며 기디리고 또 기달렸다.

그러다 해가 지는 장엄한 소리(짜라투스트랴는 이렇게.. ㅎ) 에 퍼뜩 정신이 들기도 했는데 물고기는 역시 없었다. 

하지만!! Nevertheless! 결국 오늘 난 멋진 두마리를 낚아 버렸다. 나흘째 되는 날!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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