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슬기로운 격리 생활에서 환골탈퇴하여 격리로운 슬기 생활을 도모하기로 했는데, 적중했다.
어제 늦은 오후 잠시 나가본 내 집앞 강가엔 자그마치 여덟팀이나 낚시로 우글거렸다. 한국에서야 사회적 거리를 무척 잘 유지하는 모범 사례적 낚시터 이겠지만 내가 사는 이곳에서의 이정도 머릿수의 사람들이라면 거의 5일장 수준으로 사람들이 붐빈다 해도 무방하다. 더구나 park ranger인 준 경찰 conservation officer까지 감독및 피싱 라이센스 점검차 들락거리는 통에 도저히 슬기로운 격리 생활을 구가하기 힘든 모냥새 였는데 더군다나 고기는 입질만 받았을뿐 영 제데로된 바이트(bite)가 없었던 것이었던 거이다.
해서 오늘은 나만의 비장의 spot을 공략키로 했는데.. 기찻길을 건너는 세번째 access로 내려가 들판를 가로질러 당도하게 되는 이 격리스러운 곳에서 슬기로운 낚시를 맘껏 즐기게 되얐다.
사륜구동이 아님 이곳에 들어오질 마시라.
강 절벽으로 거의 굴러 떨어질 정도로 바짝 주차시킨 다음 설레는 맘으로 도구를 챙겨 오늘의 spot으로 한달음으로 내려갔다.
이곳은 내가 2012년 여름 토론토에서 처음으로 이곳의 호텔을 인수하러 당도했을때 당시의 호텔 사장 글렌과 함께 낚시를 즐겼던 곳이다.
완벽하다!! 뻐꾸기 골프의 김구라가 자뻑의 탄성을 지르는 목소리를 나도 속으로 흉내냈다. 이보다 더 완벽한 spot은 없다! 그리고 역시 인간이라곤 아무도 없다. 최고의 격기로운 슬기생활을 영위하련다. 방역당국으로 부터의 격리 완벽 준수 표창장을 받아 내고야 말리라. 으허허허
이런 헛된 생각은 캐스팅 하자마자 걸려 나온 거대한 몬스터 walleye에 의해 산산히 깨지며 난 낚시에만 오롯이 몰입혔다.
섭씨 31도까지 치솟은 오늘 오후 난 온갖 방법으로 햇살로 부터 내 얼굴을 지키려 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거의 60cm 급의 첫 녀석은 정말 컸다.
월아이는 눈이 커서 Walleye라 이름 붙여졌지만 입도 배스만큼 크고 상어같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멋진 녀석이다. 맛이 좋아 미국과 캐나다 통틀어 가장 선호되는 낚시 대상 어종이다. Deep fried 피쉬 앤드 칩스를 해먹거나 생선전, 매운탕 뭐든 맛있는데 바다 물고기와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
셔츠를 벗고 웃통도 벗어제꼈으며 어부로서의 면모를 가다듬는가 싶더니..
또 바로 퍼덕 퍼덕 bite가 왕림했고!
엄청난 fight와 함께 녀석은 공중에서 트위스트를 하며 뭍으로 나왔는데, 예상대로 jack fish 였다.
수중의 맹수, 화석 물고기 잭 피쉬(Jack Fish) 혹은 노던 파이크(Northern Pike)는 끌려 나올때의 파이팅이 월아이에 비해 엄청 강력해서 어부들의 큰 각광을 받는다.
해서 벌써 몬스터 사이즈 월아이와 노던 파이크를 낚아 버렸다. 이 얼마나 격리로운 슬기 생활 이란 말인가. 사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혼자서만 I got it! Yeah!! 라는 신나는 외침이 그저 드라이 하기는 했다. 주변에 인간들에 많았다면 얼마나 신나게 호들갑을 떨었겠는가! 또 얼마나 많은 방문을 받았겠는가. 와우 빅원 이네!! More than a two foot!! 미끼는 뭘썼남?! etc, etc, etc..
그리고 잠시의 break time이 찾아 왔고.
난 주변의 풍광과 따가운 햇살을 즐겼다. 그러다 아까 잡은 파이크는 release 해 줬다. 난 파이크는 먹질 않고 민물 농어인 월아이만 요리해 먹는다.
역시 매우 격리스러웠다. ㅋ
그러다 연이어 두 마리를 더 낚아 올렸다. 짜잔!!
그래서 월아이 세마리와 놓아준 파이크 한마리 해서 네마리를 낚게된 것이었다.
이곳의 angling rule은 해마다 정해지는 물고기의 크기(올해는 29 cm 이상)와 마릿수(4마리)에 따라 낚시가 이루어 지는데 대상 어종에 대한 규정 마릿수를 채워 일어서 떠나는 것을 limited out이라고 표현한다. I got limited out today! 하면 아주 즐겁고 자랑스러운 표현이 되는 곳이다. 나 다 잡았으니 빠이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