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ast or shoo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Aug 10. 2020

올해 첫 사격 모임

@the firing range

우리 건 클럽의 올해 첫 행사가 Covid-19 의 여파로 8월도 중순으로 접어드는 오늘에야 이루어졌다. Social Distancing 규제가 완화되어 가면서 5인 이상, 10인 이상 등등으로 모임 허용 인원의 수가 늘어나면서 우리 클럽의 행사도 가능하게 된거다.

전날 밤 난 장비들을 손질하고 점검하며 하며 오랫만에 이것 저것 챙겼다. 사격은 낚시나 골프보다 챙겨야 할 것들이 훨씬 많고 무겁다. 주요 장비들의 구경에 맞는 탄약들을 충분히 구비해야 함은 물론, 귀마개, 쌍안경, 타깃, 장비 관리 도구, 오일 및 그리스 등등의 각종 악세서리들이 필요하다.

이제 벌써 들판은 추수 시기로 접어드는 곳도 있었고 늦여름의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은 이곳 대평원의 평화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클럽 회장 랜디를 비롯한 낯익은 멤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장비들을 살펴 본다.

오늘은 내 동네 친구 브라이언과 그를 방문 중인 스티브, 이렇게 우리 셋이 함께 왔다.

브라이언과 스티브는 각각 Remington 243mm 과 Winchester 308 구경 볼트 액션 라이플을 가져왔고

난 Mossberg Springfield 30-06 볼트액션과 20LR Chiappa 반자동 M1 카빈을 가져왔다. 사격은 100 yard 거리에서 클레이 타깃과 water jug 타깃을 놓고 벤치 사격 맟 standing 사격으로 각 5발씩 쏘는 방식으로 진행 되었다. 

왼쪽이 사격에 임하는 멤버, 오른쪽은 사격 진행을 관장하는 range officer. 사격장 안전 관리 사항은 레인지 오피서의 감독 아래 우리 각 멤버들 모두에 의해 철저히 지켜진다. 바이러스 방역 지침이 아닌 실사격 관련 안전 지침이다. 한국의 군대라면 PRI 라도 한참을 했을것이다 ㅋ. 마스크를 쓴이는 아무도 없지만 귀막 보호를 위한 귀막이는 한 사람도 뻐짐없이 착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rural canada 의 주민들은 아직도 코로나가 정치적 음모라고 믿는 이들이 많고 백신이 나오더라도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 이들이 거의 80%에 달한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곳이 캐나다 내에서도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계속 남아 있을수 있는 이유는 이들의 어처구니 없는 개인적 신념이나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 혹은 지독한 위생 관념에 기인한 것이 전혀 아니고 그저 인간들의 주거 밀집도가 다른 주나 여타 대도시에 비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운이 좋다고 할밖에는..

그나마 미국인들에 비해선 나라 법을 훨씬 잘 따르는 우리 순박한 캐나다인들은 연방 정부와 주정부의 방역 지침을 나름 잘 따르고 있다가 단계적 완화 조치에 따라 오늘 이렇게 처음으로 클럽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편, 클럽 행사의 즐거움 중 하나는 멤버들이 가져온 장비들에 대한 성능과 부착된 악세서리들을 구경하며 원하면 사격도 해볼수 있는 것인데 올해는 회원들이 가져온 장비들의 다양성이 다소 줄었다. 이유는 지난해 대서양 연안의 한 주에서 발생한 어느 미친 사이코 패스의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정부가 규제안을 발표했고 그 리스트에 포함된 장비들의 사용이나 유통이 전격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해서 그 목록에 포한된 장비를 소지하고 있던 일반 백성들은 졸지에 해당 장비를 소지하지 못함은 물론 이년내에 국가에 반납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문제를 일으키는 갱 단원들이나 사회 부적응자 들이 소지한 것들은 주로 밀수로 거래된 장비들로 우리같은 적정 라이센스를 득하고 정상적으로 구매햔 장비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총리는 정치적 제스쳐가 급히 필요했던 것이다.

어찌 되었던 초가을의 하늘은 높았고 바람은 더 이상 상쾌할수 없었다.

사람 품성의 거만함이나 교활함이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덜한 이곳에서의 내 삶도 거의 10년에 육박해 간다.

브라이언의 거대한 등짝을 덮고 있는 민소매 하와이 관광 기념 셔츠엔 새파란 청새치 새마리가 노닐고 있었다. 삼십년도 전에 가봤던 하와이의 바다와 하늘, 밀림과 절벽이 그리웠다. 지구상 가장 너른 대평원의 한 가운데에 사는 내가 태평양의 섬을 가끔 동경하는건 당연하지 않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격리로운 슬기 생활 ㅋ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