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Mar 31. 2021

갤러리 썰

色卽是空@Sandra Ainsley Gallery

물질은 빛이라는 형태의 에너지를 받게 되면 대부분 반사시켜 자신의 모습을 들어내게 되거나, 어느 정도 흡수해 데워지거나, 그 에너지가 강해 변형되거나, 너무 강해 그냥 통과되거나, 아님 광합성에 의한 화학적 작용이 촉발 되거나, 혹은 빛에 의해 밝아진 주변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게 되거나 ㅎ. 이러한 물리적 반사 과정, 열역학적 변이과정, 화학적 촉발 과정, 인지적 촉발과정, 생리적 변화과정, 혹은 양자 역학적 interaction,  high energy physical interaction 등등을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물, 무생물, 분자, 원자, 그리고 전자 개체들이 거치게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대하는 열, 따뜻함 역시 우리 눈에 보이진 않지만 파장이 긴 빛일 따름이다. 태초에 빛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없었다. 빅뱅 당시 태어난 빛의 원소들은 아직도 줄기차게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고 당시의 가공할 에너지에 의해 수천 수억, 수조의 은하계가 형성되고 그속에 티끌보다 많은 태양, 즉 별들이 생겨났고 그 주위를 돌며 기생하는 지구와 같은 혹성들이 끝없이 분포하게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의 별, 태양이 지금껏 모든 종류의 잡다한 빛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 혹성으로서의 지구도 일찌감치 끝장났다.

빛이 우주의 모든 사방으로 궁극의 속도로 공평하게 진행하다 우리의 눈으로도 돌아 오기에 우린 밤하늘의 별들을 본다.

btw 예술은 빛을 다루며 빛이 매질과 작용하여 표현해 내는 색을 배합하고 공간에 배치시키거나 캔버스에 집적 시킨다.

빛을 맞이 하여 자신의 색이 드러나주변의 다른 물체들과 구분 되면서 물체는 자신에게 아이덴터티를 부여하는 빛을 찬양한다.

빛의 마술사인 우리 시각 예술가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색즉시공/ 공즉시색. 그 그윽한 외침은 근대과학이 태동하기 훨씬 전 불교의 구도자들은 입버릇 처럼 되내어 왔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말하는 화두가 되었는데 극히 직관적인 과학적 원리이자 결론이었. 모든 기본 원소들의 주변에 분포하는 전자는 색이면서 동시에 공이었다. 알갱이로서의 전자, 즉 '색'으로서의 전자를 볼라치면 녀석은 즉시 파동이라는 빛으로 화해 아무것도 없는 '공'을 이룬다. and vice-versa. 잘 아시다시피 하이젠버그 할배가 멋지게 풀어낸 그 원리다. 불확정성, uncertainty! 얼마나 crazy 한 컨셉이며, 현실이자,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오묘한 황홀함인가.

모든 색, 모든 물체, 모든 생명은 아무것도 없었던, 그래서 공간 조차 없없던 '공' 에서 탄생되어 오만가지 '색'을 만들고 급기야 '생명체' 라는 지극히 복잡하고 정교한 '궁극의 색' 조차 만들어 만들어 냈다. '아무것도 없음' 은 모든 것을 잉태하고 있었던 모태였다.

암흑의 제왕 빅뱅 다스베이더가 말했다. I am your father.




Talk to you later.

매거진의 이전글 이름 모를 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