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나비야 날아라

monday morning@duck mountain golf resort

by Peter Shin Toronto

클럽하우스가 제데로 오픈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들이닥친 날 보고 이곳 주립공원 내의 프라이빗 골프 클럽을 운영하는 쥔장은 적잖이 당황했다.

좀만 기다려, 금방 카트 준비해 가져다 줄께 하며 그는 한동안 허둥지둥 했다.

I am not in a hurry, take your time..

아침 7시 이른 시간이었지만 찬란한 해는 이미 중천으로 치솟고 있었다. 서늘할줄 알고 스웨터를 준비해 왔지만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햇살은 이미 뜨거워 있었다. 계절은 이미 한여름으로 향해 가지만 밤엔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기에 필드엔 아침 이슬로 가득했다. 두 홀을 거치며 이슬로 깨끗히 씻겨진 내 슈즈는 마치 새것인양 반짝거렸다.

삼일 연속 나홀로 골프 행진이다. 프로들이 전지 훈련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 유월들어 일곱번째 나오는 필드다. 몇주전 까지만해도 이틀에 한번씩만 나와도 피곤함을 느끼곤 했는데 이젠 삼일을 계속해도 힘든줄 모른다. 환갑을 넘어 이제 바야흐로 회춘 모드로 돌입했나 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외침은 내게 바램이 아닌 현실인 거다. 으히히

참 오랫만에 보는 호랑나비였다. 녀석은 내가 티잉 그라운드로 들어설때 내 앞을 팔랑거리며 날다가 나뭇가지에 얌전히 앉아 내게 녀석의 멋진 날개를 보여줬다.

롱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위해 티잉 그라운드로 들어서 티를 꽂을때는 언제나 마음이 새롭다. 마치 골프를 처음 대하는 사람처럼 드라이버 스윙을 위한 온갖 금과옥조들을 마음속으로 다시 되내인다. 30년 넘게 골프를 즐겨오고 있지만 teeing ground 로 들어설때는 언제나 초심자의 심정으로 돌아가면서 경건함 조차 장착하게 된다. 하지만 그 초심, 경건함, 금과옥조, 다짐.. 등등이 먹혀 언제나 제데로 된 샷을 날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 모든 것은 그저 정신적 바램일 뿐 실제적 도움은 크지 않다. 바보야, 문제는 골프 스윙을 위한 네 몸의 근육이야! 끊임없이 연습을 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질 않는다구!! 이미지 트레이닝도 실제적 연습이 동반되어야만 효과가 있다구. ㅋ

어떤 숏홀에선 볼 세개를 놓고 어프로치 샷 연습을을 했다. early bird 의 특권이다.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에 즐기는 골프는 신나다 못해 행복한 경우도 많다.

필드 정리를 하는 크루들이 다가와 내게 물었다.

- 호텔 팔았다며!?

- 맞아, 난 한국으로 돌아가. 아버님을 모셔야 하걸랑.

- 이곳을 잊지 말아 주라.

- 여기서 거의 십년을 살았는데 내가 어떻게 잊겠어.

- Good luck!

- Thanks guys!


난 이곳에서 지난 10여년간 호텔과 바, 리쿼 스토어를 운영했기에 타운의 모든 이들이 날 안다. 내가 모르는 주민들은 있어도 날 모르는 이들은 없다.

클럽하우스가 바라보이는 10번 홀에서도 필드 정리중인 또다른 스탭과 조우했다. 할배인 그는 내가 드라이버 샷을 준비하자 장비의 엔진을 끄고 조용히 대기했다. 땅! 소리와 함께 드라이버가 잘맞아 주었고, 그가 탄성을 올렸다. Beautiful!! 휴.. 잘맞아서 다행이당.. 난 속으로 생각하며 흐믓해 했다.

경기 도우미인 캐디 시스템이 없는 캐나다에서는 내볼내찾(내가 친 볼은 내가 직접 확인하고 찾기) 이라 멀쩡히 페어웨이로 잘 떨어진 공도 못찾는 경우가 많다. 오늘같이 이슬이 잔뜩 내린 날은 사방이 반짝거려 흰공을 찾기가 힘들고 가을엔 낙엽들이 공 비슷하게 널려있어 찾기가 힘들다. 오늘도 공 두개를 못찾았다.

운동을 끝내고 나오니 클럽 주차장엔 이미 많은 차들이 들어서 있었다. 오후에 또 나와야쥐~~ ㅎ



Chao amigos.. listening to labamba.



어제의 이곳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