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철길이 놓인 컨트리 클럽에서는 홀을 돌면서 혹시 기차가 지나가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된다.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한 시간여 떨어져 위치한 Ajax(에이작스) 란 곳의 애넌데일 골프장. 어느 홀에선가 기나 긴 화물열차는 아름다운 잔영을 남기며 천천히 지나고 있었다. 엔진의 디자인이 특히 아름다운 CN(Canadian National) 철도 소속의 기차였다.
존과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천천히 홀을 돌고 있을 때였다. 음악 프로듀서 집안의 존은 삼십 대 초반의 똘똘한 젊은이인데, 내가 캐나다에 와서 사귄 친구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서로의 시간을 내서 라운딩을 즐기곤 하는데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서로가 걷기를 좋아하고, 라운딩 중간에 차가운 맥주 마시기도 좋아하고, 또 힙합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존의 이야기를 흥미 있게 들어주다 보니 둘은 아주 편안 사이가 되었다.
이곳은 그리 인상적인 곳은 아니었지만 나름 오르락내리락하는 입체감이 있어 좋았다.
구리로 주조된 Ping Eye2는 이미 20여 년 가까이 애용하고 있지만 아마도 평생을 쓸 것이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오래도록 가까이할수록 정이 들면서 돈독해지는 경우가 있겠는데 이 녀석들이 그렇다. 녀석들을 버킷에 콜라를 잔뜩 부어 하룻밤 새 담가 놓으면 구리 녹이 제거되어 붉은 황금색으로 번쩍이게 되는데 그 색 역시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골프 용품 메이커 Ping 사의 전통이 평생 에프터 서비스인데, 재작년 7번 아이언의 샤프트가 부러졌을 때 미국의 PING 본사로 부러진 샤프트와 헤드를 보냈고 일이주 후 깨끗한 샤프트로 수리된 채를 배달받았었다. 비용으로 따지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닐 수 있으나, 자신들의 제품을 애용하는 고객에 대한 정성과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무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흐뭇했었다. 아직도 이런 회사가 있다니 하는 심정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