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씩 졸기 - Starbucks @ home
요즘은 직장에서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가 아니고, 연일 쏟아져 나오는 축제에 쫓아다니느라 체력이 고갈되는 듯하다. 제대로 노는 건 항상 힘들다. attention이 full 가동되기 때문에 익숙한 일을 할 때에 비해 에너지가 훨씬 더 많이 소모된다. 아님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요새는 커피를 마시면서 동시에 졸고 있기도 한다. 특히 요즘처럼 나무 밑 벤치에서나, 지금처럼 빌딩 숲아래의 파라솔 아래서 시원한 산들바람이 온몸을 간지럽히는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졸다 깨어난다.
두다릴 모아 쭉 뻗고 깍지를 낀 두손으로 머리를 받치고선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번쩍 뜨니 사방은 빌딩..
이렇게 잠시 자는 잠은 너무 달콤하다.. that is my version of redbull.
내 단골 스벅에서 가끔 이렇게 졸기도 하는데, 자는 시간조차 아까웠던 비지니스 & IT 컨설턴트 시절 부터의 버릇이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였던 우리 금융 지주 Business Transformation 프로젝트 중간 보고를 위해 우리는 천여 페이지의 문건를 만들어 냈고, 광화문 국제 금융 센터의 26층 EDS 사무실에서 꼬박 일주일을 밤를 샜었다. 마지막 발표회날 아침, KINKOS 라는 printing and binding 전문 샵에서 Executive Summary 본과 전체본 각 30부씩을 제본해서 발표회에 참석하는 우리 금융의 중역들에게 배포한 후 내가 발표회를 가졌고, 참석자들이 컨설팅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었다. 이후 프로젝트 팀들은 당시의 내 단골 아지트였던 청담동 74 카페에 모여 와인 파티를 했었다. 무지막지하게 일하던 시절이었다. 하루를 이틀처럼 만들어 썼었는데, 결국 잠을 줄이는 방법 뿐이었다. Man in Black 의 주인공 들과 같은 감청색 양복에 희디흰 셔츠, 화려한 넥타이에 커프스와 넥타이 핀, 그리고 몽블랑 볼펜이 dress code 였던 시절이었다. 세상 무서울게 없던 시절이었다. 컨설턴트는 그들의 앞날을 디자인 하며, 조직 구조를 결정하는 선생들로 언제나 '갑'이었다. 필요하면, 즉 졸음이 오면 그곳이 회의실이건, 호텔 레스토랑이건, 재즈바 에서건, 어디서건 잠시 잠시 졸다 깨어나는 건 당시 부터 생겨난 버릇이었다.
졸려서 눈을 치떠보기도 하지만 절대적 수면량 부족은 이렇게라도 날 자게 만든다.
@ Hart House
오후 세시가 넘은 지금, 켄싱턴 마켓을 다녀오는 중간 지점인 토론토 대학 캠퍼스 벤치에서 나른한 심신을 달래며 요염하게 거의 누워 있다. ㅋ
@ St. Michael's
a daydream.. 마리아치와 함께하는? :p
난 이 도시가 너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