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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 Jul 14. 2020

설렘을 되찾는 (조금은 쉬운) 방법 #2

코로나 시대, 일상마저 무기력해진 우리들에게

(#1에 이어 계속)


2. 읽고, 쓰고, 말하며 나누기
_무료한 일상에 다양한 지적 자극이 필요하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의 가짓수가, 갈 수 있는 곳의 범위가 줄어들면서 일상은 무척이나 무료해졌다. 어디에 가지 않고,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도 일상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구상해봐야 한다.


모두들 다 알고 있을 법 한 독서가 그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래서일까 독서량이 조금 늘어났다는 소식도 들린다. 혼자 있을 때 책을 읽는 것만큼 시간을 꽤 괜찮게 채우는 방법이 있을까? 내가 해보지 못한 경험, 힘들 때 필요한 말, 뭔가가 어려울 때 적당한 해법 등을 책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일면식 한 번 없는 책을 쓴 저자가 겪어온 경험이, 혹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할 캐릭터가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에게 작은 위로와 값진 해답을 건네곤 한다.


올해 들어 30여 권 이상의 책을 읽은 듯 하다

요즘 나는 이 생을 견뎌내기 위해 글을 쓴다. 이 지루함을, 이 가혹함을 어떻게 견뎌내야 하나 하는 고민 끝에는 오직 '쓰기'만이 남는다. 쓰다 보면 안 좋은 감정들을 많이 털어낼 수 있고,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가 된다. 친구에게 한 시간 동안 통화를 하며 감정을 쏟아내는 것보다, 종이나 플랫폼에 글로 쏟아내는 게 여러모로 나은 방법일 수 있다. 1편에서 얘기했듯 나는 모닝페이지로 아무 말이나 쏟아내기를 꾸준히 하려고 하고(물론 매일은 못하고 있다 ㅠ), 브런치를 개설한 이후에는 이 곳에도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남겨두고픈 소소한 일상을 쓰곤 한다.


이렇게 읽고 쓴 것에 대해 누군가와 정기적으로 얘기를 나누면 좋다. 독서모임에 참여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코로나로 모임이 꺼려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몇몇 친구들과 단톡방을 만들어서 매일 기억에 남는 페이지를 사진 찍어 공유한다던지, 좋았던 문장을 남긴다던지,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sns에 뭔가를 기록하고 친구들과 댓글로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3. 작은 성취 맛보기
_무기력한 나에게 삶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우리는 큰 성공을 하기 위해 현재의 행복을 담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큰 성공에 대한 성취감도 그리 길지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본 것 같다. 그렇다면 작은 성공을 여러 번 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작은 성공도 마냥 쉽진 않다 ㅎㅎ) 무언가를 성공하고 성취한다는 것은, 우리 삶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을 내가 설계하고 이뤄나갈 수 있다는 실체적인 희망을 준다.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이후, 달고나 라떼 만들기가 무척 유행했다. '집에서 남아도는 시간을 때우는 방법'으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카페에 가지 않고도 꽤 근사하고 맛있는 라떼를 만들 수 있다는 성취감을 맛보게 해 줬다. 작은 성공은 또 다른 작은 성공을 부른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걸 해보자고 마음먹어보자.


간단한 요리, 베이킹도 좋고


집안 인테리어를 바꿔보거나 (가구를 옮기지 않아도 포스터나 그림을 구입해서 적당한 위치에 놓아본다거나, 제철인 꽃을 사서 꽃병이 꽂아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정리할 것이 태산일 옷방, 책장, 냉장고 등을 정리해본다거나 (게다가 판매까지 하면 수입도 생긴다! 얼마 전에 몇 년 만에 옷장 정리를 끝내고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간헐적 단식이나 일기 쓰기 등 새로운 생활 습관을 만들어 본다거나 (얼마 전 나도 두 달여간 간헐적 단식을 진행했고, 덕분인지 조금이지만 체중 감량도 이루었다. 이 얘기도 나중에 기록해둬야지)


이처럼 작은 일을 기획하고 작은 성공을 이뤄내면 삶을 살아가는 재미가 생긴다. 이 삶을 살아갈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실패한다면? 다시 또 해보면 되지 뭐. 그러다 나중에 의미 없다 싶어 지면 안 해도 된다.



4. 자연을 가까이 두기
_무감한 나에게 촉촉한 정서가 필요하다면


올봄엔 마음껏 꽃구경도 못해서인지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크게 느꼈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잠깐 보는 꽃도,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으로만 보는 꽃과 하늘도 너무 예쁘고, 사람들 붐비지 않는 시간을 골라 안 하던 등산과 산책도 했다. 걸으며 마주하는 나무와 들꽃들은 존재만으로도 우리들의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줬다.


꽃을 좋아하고 꽃 사진으로 카톡 프사를 바꾸면 중년이라던데... 어느새 그런 나를 보며 중년이라 그런가? 싶었지만, 확실히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며 자연의 소중함을 많이들 느끼게 된 것 같다. 요즘 들어서 "나 꽃이 너무 좋아"라는 고백을 자주 듣는다.


여의도에 벚꽃구경을 가던 일은 이제 옛날 옛적 얘기가 된 것 같다. 꽃구경을 가지 않아도 꽃이나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위에도 언급했듯이 많다. 집 근처 산책이나, 사람들이 많이 밀집되지 않을 시기와 산으로 등산, 또는 집에서 식물을 키워보거나 주기적으로 꽃을 구입해 오는 것, 길을 걷다 하늘 나무 꽃 사진을 찍어놓고 사진첩을 보는 것,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다른 이들이 찍은 자연 사진을 보는 것 등등.



코로나로 우리 모두 조금 기분이(기분뿐만이 아니지만) 처지는 날들이지만,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내일은 또는 다음 주에는 혹은 다음 달에는 조금 더 설레게 하는 일(job)을 그리고 일(episode)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면서.





첫 번째 방법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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