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을 찾아서
소규모 옥수수, 유제품, 돼지 농장은 기계화된 미국 농업에 전멸했다...(중략)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음료수와 정크푸드가 멕시코로 쏟아져 들어와 영양실조와 비만이 함께 증가했다...(중략) 동시에 멕시코 옥수수와 설탕, 아프리카 야자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비율로 바이오 연료 생산에 쓰이면서 지역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었던 토지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중략) 경쟁력을 잃은 NAFTA 난민 대다수는 멕시코 시티로 향했고 마약 거래에 빠지는 등 비공식적 경제에 의지해 근근이 생계를 꾸렸다... (중략) 겨우 살아남은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은 1990년대에 채광, 대규모 바이오 연료 생산, 다국적 농업 기업에 경제를 개방하라는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았다. 현재 온 나라가 굶주리고 있다. 과테말라 아동의 절반 이상 이 만성적인 영양실조 환자라고 한다.-p. 361-362
그사이 미국은 극단주의를 바깥으로 돌릴 능력을 잃었고 미국이 페르시아만에 쏟아 냈던 혼란은 점점 국내에도 반영되어 지하디스트의 테러, 학교 내 총기 난사, 백인 우월주의자와 남성 우월주의자의 난동이 소용돌이치듯 증가했다. -p. 388
팽창이 보호한다고 했던 모든 것은 파괴되었고,
팽창이 파괴한다고 했던 모든 것은 보존되었다.
평화 대신 끝없는 전쟁이 이어졌다.
-<신화의 종말>, 그렉 그랜딘
멕시코와 맞닿은 국경 남쪽에서 미국 정부가 펼친 정책은 훗날 더 넓은 중동에서 일으킬 참사를 예고했다. 그곳에서도 무수한 난민이 쏟아지고 지역 정치가 격화되었다. 난민들은 대부분 교도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범죄자 취급을 받은 이들은 범죄자가 되었고 갱단을 조직했으며 추방당한 후에도 조직 활동을 계속했다. 오늘날 미국의 이주자들은 날이 갈수록 자신을 증오 대상으로 정의하는 나라로 들어오고 있다.-p.368
물리학은 개별적 원인과 명확한 결과의 관점에서 세계를 설명하지만, 사회적으로 구축된 영역에서는 단 하나의 원인이 단 하나의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략)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초래했다고 말할 수 없다. 두 가지 현상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일어났고, 분명히 상승 작용을 일으켰을 것이다. 역사를 다룰 때는 인과관계를 논하기보다 파급효과를 염두에 두는 편이 낫다.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 타밈 안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