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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Jan 07. 2020

기업의 운명을 결정할 질문, 누구를 뽑을 것인가?

실패율 '0'을 기록한 기업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1990년대 중반, 사람들은 기업 초창기에 어떤 직원을 채용하느냐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궁금했다. 이 답을 찾기 위해 예일대 교수 제임스 베런James Baron과 스탠퍼드 교수 마이클 한난Michael Hannan은 일명 "스탠퍼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스탠퍼드 프로젝트에서 얻은 교훈..


이 프로젝트는 7년 동안 실리콘 밸리에 있는 200여 개에 달하는 첨단기술 기업의 창업자들을 면담하면서 진행되었다. 질문은 '초기에 채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기업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창업자 인터뷰를 통해 채용에 대한 다섯 가지 청사진을 구별해낼 수 있다.


1) 주역형 (Star model) : 현재 전문성은 못 미치지만, 미래에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는 두뇌를 갖춘 인재들을 채용 (or 다른 회사에서 빼내 옴)
2) 전문가형 (Engineering/ Professional model) : 특정 기술이나 지식을 보유한 직원을 채용
3) 헌신형 (Commitment model) : 회사가 표방하는 가치, 규범과 어울리는 사람들을 최우선으로 고용
4) 관료형 (Bureaucracy) : 구체적인 규칙과 절차가 동반되는 난해한 업무에 초점
5) 독재형 (Aurocracy) :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금전적인 보상과 직접적인 감독에 초첨


어느 청사진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을까?


독재형과 관료형이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았고 시가 총액에서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헌신형 청사진을 가진 실패율이 '0'이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청사진을 선택한 기업들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냈다. 전문가형과 주역형 기업들이 덧없이 사라질 때 헌신형 기업들은 존속했다. 헌신형 기업들은 단 한 기업도 파산하지 않았다.


<오리지널스>, p. 306


무엇이 그들을 살아남게 했을까?

(특정 기술이나 회사의 주역이 될 자질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애덤 그랜트는 <오리지널스>에서 헌신형(Commitment) 청사진에 주목하며 초창기 폴라로이드의 사례를 소개한다. 폴라로이드의 창립자 애드윈 랜드Edwin Land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겠다는 가치에 동의하고 그 가치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초점을 두고 채용 했다. 그렇게 뽑힌 폴라로이드의 직원들은 강한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메로에 모스Meroe Morse는 폴라로이드사에서 사진이 바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고 하워드 로저Howard Rogers는 컬러 사진을 발명했는데, 메로에는 대학에서 물리학이나 화학 강의도 받아본 적 없었고 하워드 로저스는 사진을 정식으로 교육받은 적이 없던 자동차 정비사였다. 메로에 모스는 24시간 연구실을 가동하고 기술자들을 3교대로 일하게 할 만큼 헌신적이었으며 하워드 로저스는 컬러코드를 풀기 위해 15년 동안 밤낮으로 일했다. 그들이 이렇게 스스로 (즐겁게) 일하고 성과를 냈던 것은 그들이 적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폴라로이드 창립자 애드윈 랜드 Edwin Land(좌)/ 하워드 로저스 Howard Rogers (우)


'적합한 사람'이란?


적합한 사람은 특별한 교육적 배경이나 유용한 기술,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력이 아닌 품성을 바탕으로 평가된다. 짐 콜린스의 명저 <Good to Great>에서는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이 단순한 진리를 이해했다고 설명하는데, 그것이 헌신형 청사진과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앞에 나열된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대신 비교적 쉽게 가르치거나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보다 성격이나 노동 윤리, 책임감과 가치관 같은 차원의 것들이 더 중요했다고 믿은 것이다. 그들은 인터뷰에서 그들이 살면서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물어보고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낸다. 그런 물음에 대한 답을 통해 그들은 사람들의 핵심가치를 파악해낸다. 그 결정은 결과적으로도 옳았다.


한 번은 2차 세계대전 중에 두 번 포로로 잡혔다가
두 번 다 도망쳐 나온 경험이 있는 사람을 관리자로 채용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면
비즈니스에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p.94


헌신형 모델은 우리 회사와 가장 비슷하다. 그리고 헌신형 청사진을 가진 기업 들의 사례를 보면서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나를 왜 뽑았는지 알 수 있었다. 체인지그라운드는 내가 돌이 안 된 아기를 안고 사업자등록을 하러 가던 나의 일 하고 싶던 절박함을 읽었고, 세 아이를 데리고 일을 해내던 끈질김과 열정을 알아주었다. 채용 당시 나는 회사가 필요로 하던 카드 뉴스 디자인 능력도 부족했고 sns에도 무지했지만, 나는 1년 만에 팀장이 되었고 연봉이 4배가 되었다. 채용 당시 나는 파트타임이었고, 회사는 나의 월급을 걱정했을 정도로 빠듯한 재정상태였는데 우리는 함께 엄청난 성장을 했고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운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운명 같았던 이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회사가 헌신형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헌신형 조직문화는 성장통이 있다. 에덤그랜트도 이 부분에 대해 '양날의 칼'로 비유하며 뒤에서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데, 한편으로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집단인 만큼 더 집단사고를 경계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앞으로 있을 채용 과정에 있어서 '적합한 사람'을 판단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결국 나이나 경력이나 학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관이다.


#오리지널스 #씽큐베이션 #1주1서평 #goodtogreat #애덤그랜트 #짐콜린스 #실력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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