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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사 Jan 21. 2020

조직 운영과 달리기에
공통점이 있다고?

핵심은 피드백!

요즘 나의 최대 고민이자 미션은 달리기와 회사의 팀 관리다. 3월에 10키로 마라톤을 달리겠다고 (정확히는 42.195km를 4명이 나눠서 달리는 릴레이 마라톤) 여기저기에 공표해놨고, 회사에서는 팀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점점 가중되어 간다. 둘의 공통점은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것, 그래서 무조건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기대에 부흥해서 아주 멋지게 "잘" 해내고 싶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잘 하고 싶더라도, 열심히만 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마침 읽고 있던 책에서 이런 부분을 발견했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트는 그것이 경영과 달리기 모두에서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적잖이 매료되었다. -<1만 시간의 재발견>, p.194


위에 언급된 사람은 아트 터록Art Turock이다. 아트 터록은 <포춘> 선정 500대 기업부터 지방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회사들을 대상으로 훈련 및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트가 사람들에게 전하는 첫번째 메시지는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통념을 인식하고 거부하는 것이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 잘못된 통념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의 능력이 유전적으로 규정된 특성에 의해 제한된다는 오랜 믿음 
=>No. 우리는 자신의 잠재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2. 어떤 것을 충분히 열심히 하면 반드시 실력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
=>No.  특별히 고안된 연습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같은 일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고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즉, 달리기에 비유한다면 내가 운동을 좋아하지 않으며 달리기에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거부하고, 올바른 연습을 한다면 잘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 믿음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컴포트 존을 벗어나 쉽지 않은 일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냥 열심히 기계적으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받으며 특별히 고안된 연습 방법을 통해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막 5km를 30분에 달리게 되었다. 목표의 딱 절반의 지점에서 10km가 아직도 까마득해 보이지만, 그래도 200m도 한번에 달리지 못하던 내가 이만큼을 한번에 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만, 나는 내가 원한다면 앞으로도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더 잘 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피드백을 의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느리게 => 빠르게' 페이스 조절해서 뛰어보기

 

하지만 달리기와 경영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달리기는 비복잡계로 내가 열심히 하면 결과가 당연히 따라오는 영역이라고 한다면 경영은 복잡계다. 사람들이 다 내 맘같지 않고, 항상 예상치 못한 상황은 생기기 마련이다. 두 영역의 차이는 또 있다. 전문 피아노 연주자나 운동 선수는 매일 연습에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할 수 있지만, 회사원들은 너무 바빠서 기술을 연습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아트 터록은 이런 상황의 차이를 인정하고 일상 업무가 바로 의식적인 연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했다. 그가 제안한 방법은 '실제 업무를 하면서 배우기'다.


'실제 업무를 하면서 배우기'는 이런 것이다. 회의 시간에 한 사람이 나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시간에 발표자가 자신이 향상시키고 싶은 특정 기술(슬라이드에 너무 의지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말하기 등)에 집중하여 노력한다면, 청중은 프레젠테이션 진행에 대해 메모를 한 다음 끝난 뒤에 피드백을 주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회사가 이를 규칙으로 만들어 반복적으로 연습하도록 한다면 결국 프레젠테이션 연습은 자연스럽게 업무의 일부가 된다. 담당자가 고객 앞에서 더 향상되고 다듬어진 발표를 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아트 터록이 말하는 경영과 달리기에 똑같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두가지다.

1) 사고방식의 전환 (=> 컴포트 존을 벗어나기)

2) 피드백을 통한 올바른 연습


'의식적인 연습'에 입각한 사고방식은 전혀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누구든 발전할 수 있지만, 올바른 접근이 필요하다. 연습을 하는 데 발전이 없다면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연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이것을 이해하면 이제 실력 향상과 발전은 무엇이 올바른 방법인지를 알아내는 문제가 된다. -<1만 시간의 재발견>, p.196


<1만 시간의 재발견>의 저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이것을 '의식적인 연습'이라고 부른다. 안데르스 에릭슨은 최고의 실력자들이 '정확히 무엇을 해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뛰어난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파악하는데 30년 이상을 바쳤는데, 그가 알아낸 특별한 사람들의 의식적인 연습 안에는 반드시 "피드백"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의 또 다른 고민의 답을 피드백에서 찾았다. 


직원은 경력 초반에 업무량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다가 언젠가 관리자로 승진한다. 하지만 관리자는 업무량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의사 결정을 내렸는지에 따라 평가 받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관리자에게 이제 당신이 평가받는 기준이 바뀌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관리자가 한계에 부딪힐 때, 그들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OKR>, p.280-281


위 존도어의 <OKR>에서 내가 부딪힌 벽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이 있다. "어느 누구도 관리자에게 당신이 평가받는 기준이 바뀌었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내 상황은 다르다. 나의 상사이자 멘토인 고작가님과 신박사님은 수시로 나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신다. 때론 뼈가 시리지만, 내가 할 일은 현실을 바라보고 개선할 점을 찾는 것이다. 좀 더 현명하게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나는 내가 했던 결정들을 복기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여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대일 회의가 정책적으로 자리 잡을 때,
관리자는 감독관이 아니라
교사와 코치, 혹은 스승이 된다.

-<OKR>, p. 259


한편으로는 나도 직원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줘야 한다는데 절감한다. 피터 드러커도 관리자와 부하 직원 사이의 정기적인 일대일 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앤디 그로브는 관리자가 90분을 투자함으로써 2주일 동안 부하 직원의 업무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특히 우리 회사는 100% 재택근무이다 보니 대화가 아무래도 부족한 편이라,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매주 직원들과 각 30분의 1:1 회의를 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회사 내에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구체적인 성과에 대한 피드백 뿐 아니라 직원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까지 해 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올바른 연습을 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이 선택하고 집중하는 어떤 영역에서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자신의 잠재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1만 시간의 재발견>, 안데르스 에릭슨


앞에 고민 두가지를 말했지만, 나는 해결 방법을 안다. 안데르스 에릭슨이 '일단 이것을 이해하면 이제 실력 향상과 발전은 무엇이 올바른 방법인지를 알아내는 문제가 된다'고 했는데, 거꾸로 문장을 바꿔보고 싶다. 나는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이제 실력 향상과 발전만 남았다. 올해가 아주 기대된다.


#1만시간의재발견 #OKR #체인지그라운드 #씽큐베이션 #1주1서평 #실력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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