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 극복하기, 세번째
반려동물 사별 이후의 펫로스 증후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마음을 치유하는 임상심리전문가 아론아빠입니다.
지난 시간까지 사별의 현실을 수용하고 애도의 감정을 충분히 경험함으로써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별 상황에 적응해 나가고자 노력함으로써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 사별 상황에 적응 하기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사별 상황에 적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러한 사별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애도의 과업을 완성하기 힘들 것이며, 결국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매우 힘든 일이겠지만, 사별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첫 번째, 반려동물과 이별한 보호자는 사별 상황에 대한 '외적인' 적응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외적인 적응이란 현실에 대한 자각과 비슷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는 반려동물이 맞아주지 않는 빈집에 홀로 들어서게 될 수 있으며, 매 끼니를 챙겨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여전히 느낄 것이며, 이제는 필요하지 않지만 꽤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반려동물의 물건들을 정리해야 될 시간도 가져야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짧게는 2~3년간, 길게는 10여년간 몸에 익숙해진 습관들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며, 그동안 나를 괴롭혀온 비염과 같은 알러지 증상들과도 작별을 고하게 될 것입니다.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이러한 외적인 적응에 대한 경험들을 회피하지 않고 하나씩 수행해나간다면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데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우리는 외적인 적응뿐만 아니라 내적인 적응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내적인 적응이란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써, 사별 상황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 결과로 남은 것은 무엇인지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답을 찾아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반려동물과 사별하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으며, 반려동물과 사별한 이후의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일 것입니다. 내면의 질문을 반복함으로써 우리는 어떤 내적인 변화를 겪었으며, 앞으로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갈망하고 있는지 깨닫게 될 수 있을 겁니다. 사별 초기에는 부정적인 자기상(self-image)과 관련된 대답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질문을 반복해 나가면서 스스로, 혹은 주변인들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점차적으로 긍정적인 자기상을 형성해 나가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번째 적응은 바로 '영적인 적응' 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선하게 살아가는 자들에게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신념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해왔을 것입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이러한 신념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 될 수 있지요. 그들은 사랑스럽고, 충성스러웠으며, 죄악이란 것을 모르는 존재였을 것입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죽음은 너무도 일찍 찾아온다고 느껴지며, 때로는 너무도 갑작스럽게, 때로는 너무도 고통스럽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들을 그렇게 데려간 세상이 너무도 야속하고, 비열하며, 잔혹하기까지 한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야할 마지막 인생의 과업이며, 세상의 만물은 죽음과 탄생의 순환을 통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고통스러운 세상의 이치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반려동물의 죽음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하며, 이를 통해 영적인 적응을 이루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상심리전문가 조 지 훈
서울 펫로스 심리상담센터 안녕 원장
카카오 페이지 '어서오세요, 펫로스 상담실 입니다' 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미국 BECK INSTITUTE 'CBT for Depression & Suicide' 해외 연수
Pet Bereavement Counselor Diploma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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