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과 일반적인 사별은 무엇이 다른가
안녕하세요, 마음을 치유하는 임상심리전문가 아론아빠 입니다.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동물'이라는 인식을 넘어 '가족'이라는 인식이 더 많아지고 있지요. 하지만, 이러한 반려동물과의 이별, 펫로스는 때로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람'과의 이별보다 더 가슴이 아프고 오래 힘들어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과연 반려동물 사별이 일반 사별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이 두가지 사별이 다른 조금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안정감과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존재입니다. 바깥 일로 지쳐 집에 돌아왔을 때, 이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주며, 우리가 힘들어 눈물을 흘릴 때면 곁에 다가와 위로를 건네주고, 좋은 일로 즐거워 할 때면 함께 신나하며 기뻐해줍니다. 물론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도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와 교류하며 지내고 있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몇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반려동물이 보호자들에게 주는 '사랑'의 특징입니다.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도 사랑과 애정이 오고 갑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주는 사랑은 무엇이 다를까요? 예를 들어 봅시다. A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쉽게 하며,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거나 가져가 버리기도 하고, 화가 나면 주변 물건을 부수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이 사람을 사랑해주고 긍정적인 면들만을 바라보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A라는 사람이 키우는 반려동물과 이 사람의 관계는 어떨까요? 아마도 반려동물은 A라는 사람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풀 수 있을 것입니다. 반려동물은 이렇듯 비판단적이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호자에게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100% 긍정만이 있는 사랑은 부모와 자녀관계에서도 어려운 일이지만, 반려동물은 너무도 쉽게 이것을 해냅니다. 어쩌면 그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사랑하도록 태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군요.
다음으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로 설명하자면, 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관계가 반려동물-보호자의 관계와 가장 유사할까요? 친구-친구 관계일까요? 아니면 형제, 자매와 같은 관계일까요? 우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보호자의 일상생활을 들여다 봄으로써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집에서 나갈 때,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들의 반려동물을 쓰다듬어 주고 식사를 챙겨주는 일입니다. 보호자는 그들의 배설물을 치워주어야 하며, 그들이 끼니를 거르거나 기운이 없어 보인다면 병원에 그들을 데려가게 되지요. 식사와 건강만을 챙겨주는 것은 아니지요. 반려견들은 밖에서 산책을 시켜주어야 하고, 반려묘들은 장난감으로 열심히 놀아주어야 합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맞습니다. 반려동물-보호자의 관계는 자녀-부모 관계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지요.
이러한 차이점은 반려동물과의 사별, 펫로스를 일반적인 사람과의 사별과 조금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즉, 반려동물과 사별 할 때, 우리는 비판단적이며, 공감적인 존재이자,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대상과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이며, 우리의 자식과 같은 존재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특별한 존재와의 이별은 우리에게 큰 상실감과 외로움, 슬픔을 주게 되고, 때로는 펫로스 증후군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겪기도 하는 것이지요.이별 이후에도 그들의 무한한 사랑은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보호자들은 반려동물들이 수호천사처럼 자신을 끝까지 지켜주고 있다고 믿기도 하고, 하늘나라에서 보호자와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어쩌면, 반려동물은 자신들만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방식으로, 보호자들이 사별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임상심리전문가 조 지 훈
서울 펫로스 심리상담센터 안녕 원장
카카오 페이지 '어서오세요, 펫로스 상담실 입니다' 저자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심리전문가 수련
미국 BECK INSTITUTE 'CBT for Depression & Suicide' 해외 연수
Pet Bereavement Counselor Diploma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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